여러분들은 잘 자고 계시나요? 잠을 잘 잔다는 것은 많은 시간을 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상대적인 시간이 작을지라도 충분히 질좋은 잠을 통해 낮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여드름 치료하러 오시는 환자 분들 중에 수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치료가 유독 더딘 사람들이나 좋아졌다가도 쉽게 불안해지는 분들은 대체로 수면 패턴에 문제가 있습니다.
잠을 푹 자는 사람인지, 그렇지 않는 사람인지는 피부치료를 해야 하는 저한테도 무척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잠이 피부 재생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잠자는 동안 피부에서 일어나는 일, 재생
잠을 제대로 못 잔 다음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 피부는 푸석하고, 칙칙한 피부톤에 다크서클도 심하게 올라와 있고, 종종 뾰루지도 올라옵니다.
여드름 피부라면 염증이 더 심해져 있는 경험도 많이 있을 거예요.
왜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는 걸까요?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피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잠이 부족하면 피부의 수분 보유력이 떨어지고, 유분이 늘어나며, 탄력이 떨어지고, 염증이 심해지는 현상이 일어납니다.진피에서 영양분을 공급하면, 표피에서는 각질 탈락이 일어나고, 수분 보유량을 늘려 피부를 보호하려 합니다.
잠을 못자게 되면,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말초 혈류 흐름이 느려지고, 피부 바깥층까지 영양분을 이동시키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잠을 못 자면, 다음날 피부가 푸석하고 피부 톤도 칙칙해지는 것이지요.
표피의 최외곽을 구성하는 각질층은 케라틴(58%), 각질세포간 지질(11%), 천연보습인자(NMF: 30%) 등에 의해 유지됩니다.
천연 보습인자는 각질층 세포에서만 발견되고, 각질층의 수분결합을 가능하게 하지요. 수면에 문제가 생기면 천연 보습인자의 양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수분 보유 수치도 줄어드는 거구요.
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분비량이 늘어나면서, 피지량을 늘리는데요. 이런 이유로 피부 유분도가 올라갑니다.
또한, 각종 호르몬 특히 성장호르몬이 잠을 자는 동안 분비됩니다. 특히 밤 11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분비되는데요.
성장호르몬은 세포의 단백질 합성속도를 증가시켜 각 조직 안의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지요.
새로운 단백질 (콜라겐, 엘라스틴 등)이 합성되면서 세포의 회복 반응이 일어나고 낮 동안 손상된 피부를 복구해줍니다. 이러한 현상을 피부 재생이라고 하는데요.
콜라겐 재생 속도가 더뎌지면서, 피부에는 몇 가지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탄력이 떨어져 나이 들어 보일 수도 있고, 여드름을 비롯한 각종 염증의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습니다. 콜라겐 재생 과정이 원활하게 일어나는 것은 각종 염증 치료에 매우 중요합니다.
▷잠을 잊게 만드는 익숙한 것들
지구상의 모든 동물은 일주기를 갖고 있습니다.
박쥐나 너구리와 같은 야행성 동물도 있고, 해가 떠야 일어나서 활동을 하는 주행성 동물도 있습니다.
사람은 물론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일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특히 우리나라는 밤에도 대낮처럼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는 불야성인 곳이 정말 많습니다. 또한 굳이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잠을 잊게 할만한 재미있는 일들이 넘쳐납니다.
밤에 환하게 켜져 있는 조명은 그 자체만으로 생명체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빛에 의한 생태계 교란 문제로 미국 등 몇몇 국가는 1990년대부터 도시 조명을 일정 수준 이하로 규제하는 빛공해 규제법안을 제정해 시행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앞서 제 경험을 잠깐 말씀드렸는데요. 실제로 좋지 않은 수면패턴을 가진 분들이 여드름이 쉽게 악화되고 회복이 더딘 문제는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한 연구만 보더라도 같은 수면 시간이라도 주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사람과 주간근무만 고정적으로 하는 사람이 여드름이 악화되는 정도는 크게 차이가 납니다.
* 불규칙한 수면 패턴이 여드름에 주는 영향 *
목적: 20~30대 64명의 간호사, 순환교대 근무군과 주간고정 근무군을 나눠 면포성 여드름을 중심으로 피부질환의 양상을 연구
결과: 수면시간은 7.0시간, 6.9시간으로 두 집단에서 차이가 없었는데, 주야간 교대근무자들은 근무후 여드름 악화를 경험한 비율이 무려 96.2%나 됨
간단한 역학 조사 연구였지만 여드름과 수면과의 상관관계는 절대 무시하면 안 되는 부분인 것은 틀림없어 보이죠?
▷ 수면의 질을 올리는 TIP 4
밤에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자는 총 시간보다 언제 자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낮에 8시간을 자는 거보다 밤에 6시간을 자는 것이 건강에 훨씬 좋습니다.
인체의 생리 일주기상 성장호르몬이 활발하게 분비되는 11시~2시까지가 피부 재생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시간입니다.
한의학에서는 11시~1시 사이인 자시(子時)에 인체의 기운이 씨앗과 같이 축적되어 다음날의 에너지 발생을 준비한다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TV를 멀리하라
침대 위에서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거나 TV를 틀어놓고 잠을 자면, 그 빛이 뇌를 계속 자극해 흥분상태를 만들고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꿀 피부를 원하신다면 잠자리 전에 스마트폰을 멀리 치워놓도록 하세요.
낮에 자야 된다면,암막 커튼을 써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완벽히 빛을 차단하고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암막 커튼이나 안대를 차고 자는 부분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약간의 빛이라도 뇌를 자극하고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깨트리고, 신체대사를 교란시킬 수 있습니다.
카페인을 줄이자
카페인 섭취량 자체를 줄이거나, 늦은 시간은 카페인 음료 섭취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카페인은 각성상태, 흥분상태를 만들어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방해합니다. 밤늦게 커피를 드시거나 습관적으로 카페인 음료를 드시는 것을 줄여주세요.
다이어트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도 잠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잠을 자는 동안 손상된 세포를 회복시키고 체지방 분해를 도와주는 여러 가지 호르몬, 그렐린 (식욕조절 호르몬), 인슐린 성장인자(IGF-1), 성장호르몬 등이 다량 분비가 되거든요.
꿀잠은 건강한 피부, 날씬한 몸매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 칼럼제공: 참진한의원, 신정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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