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탄수화물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지갑 속 현금이고, 지방과 단백질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은행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분류한 것은 에너지의 저장량과 에너지 동원 순서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근육에 200g~300g, 간에 50g~100g이 저장되어 있다. 또한, 근육으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속도도 가장 빠르다.
지방은 피하지방과 장기 표면에 저장되어 있는데, 그 양을 산출해 낼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사체를 해부하려면 우선 지방을 걷어내야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들었다. 또한, 에너지 동원 순서는 단백질보다 빠르다.
단백질은 머리카락이나 손톱, 피부에 탄력을 주는 엘라스틴 등 우리 몸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물질이자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단백질은 체중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근육에 저장되어 있다. 에너지 저장 상태는 탄수화물보다 많다. 하지만 에너지로 사용되려면, 탄수화물과 지방에 있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 동원된 이후부터다.
왜냐하면, 단백질의 존재 목적은 먼저 몸의 고유한 생물학적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몸의 에너지원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이번에는 이 에너지원을 통해 효과적으로 지방을 태워버리는 운동 강도에 대해서 알아보자.
먼저 저강도 운동인 걷기다.
걷기(경보는 제외)는 에너지 동원시스템에서는 지방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에너지 총량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안톤 체호프의 책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처럼 공원을 2시간 동안 산책을 하더라도 지방으로 사용되는 연소율은 낮다.
즉 지방은 낮은 강도에서 더 많은 ‘비율’로 연소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낮은 강도에서 더 많은 양이 에너지로 사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걷기는 신경을 개선해주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을 왕성하게 분비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분전환을 위해서는 필요한 강도의 운동이다. 철학자들은 걷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다.
두 번째로는 중등도 강도의 운동인 조깅이다.지방이 많이 연소하는 구간이 있다. 운동 중 심박수가 120~160 beat 정도에 속한다.
이것을 몸이 느끼는 ‘피로도’로 말하자면, ‘약간 힘들다 에서 힘들다’ 정도이다. 조깅이 가장 근접한 강도에 속한다.
이 강도에서는 탄수화물이 지방보다는 비율적인 면에서는 더 많이 사용되지만, 지방을 연소하는 에너지양은 저 강도 운동인 걷기보다는 많이 동원된다.
마지막으로 고강도의 운동이다.
고강도 운동은 인터벌 운동에서처럼 숨이 헐떡거릴 정도의 강도를 말한다.
고강도의 운동에서는 저강도, 중등도에서보다도 더욱 훨씬 많은 양의 지방 에너지가 소모된다. 그러므로 고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시간을 하더라도 지방은 충분히 날려버릴 수 있다.
문제는 그만큼 지속할 수 있는 체력이 관건이다.
정리하자면, 지방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는 강도(에너지 소모량)는 중등도 강도인 조깅이다. 그러나 체력이 받쳐준다면, 고강도 운동을 해도 무방하다.
더 좋은 방법은 조깅 30분,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 1시간 정도이다. 그리고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주말에 한 번쯤은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칼럼제공: 피트니스 큐레이터, 김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