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자세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자세가 집중력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구요.
저도 체형교정에 관한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환자분들께서 ‘자세 교정’에 관하여 몇 가지 오해하고 계시는 부분들이 있어, 그중 가장 많이 하고 계시는 오해 3가지를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1. 버티면 되지 않을까?
“바른 자세로 앉으세요” 라고 누군가 말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등을 꼿꼿이 세우고 어깨를 펴고 정면을 응시합니다. 그렇지만, 이 상태로 몇 분이나 유지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의지가 강할수록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수록 시간은 길어질 겁니다. 그런데 그 자세로 ‘버티는 것’ 이 힘들다면, 그것이 ‘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바른 자세는 절대로 버티는 것이 아닙니다.편하게 취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른 자세의 의미 자체가 우리 몸의 골격과 근육이 긴장과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받으면서 취할 수 있는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자세를 바르게 하려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만일 몸을 꼿꼿하게 일자로 세운 상태로 유지하려고 억지로 노력을 하면, 오히려 근육에 과도한 긴장이 유발되고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몸이 쉽게 피로해집니다.그리하여 금방 자세가 무너지고 말죠.
더 심한 경우에는 자세를 바로 잡으려 했다가 없던 통증을 얻기도 합니다.
바른 자세를 취하기 위해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힘을 빼는 것입니다. 최대한 긴장을 풀고 몸을 이완시켜야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으로 움직여서 자세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움직여서 자세를
취하는 것이죠.
허리를 펴겠다고 해서 배를 앞으로 지나치게 내밀어서 허리를 과도하게 꺾지 말고, 어깨를 펴겠다고 해서 양견갑골이 등에서 서로 만날 정도로 힘을 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힘들게 그 자세로 버티고 있다고 해서 내 몸이 생각하는 그 이상적인 자세로 굳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몸이 굳을 수는 있습니다.무리하게 힘을 준 근육이 긴장으로 인해 딱딱하게 돌처럼 굳어질 수는 있겠죠.
그렇지만 우리 몸의 근골격계는 딱딱하게 굳어있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고 부드럽게 정상적인 운동범위 안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가장 이상적입니다.
또한, 자세가 많이 틀어져 있는 사람일수록 이미 단축되어 있거나 약해져 있는 근육이 있을 수 있고, 관절의 운동성이 떨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정을 위해서는 자가적 교정에 대한 노력에앞서 수기치료나 교정장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자세로 만들겠다고 힘을 줬다가는 오히려 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근육을 사용하는 습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내가 원했던 그 자세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요.힘들다면 억제로 버티지 마세요. 힘을 빼고 가볍게 움직여서 자세에 변화를 주세요.
2. 반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만약 한쪽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있다면, 그 반대로 하려는 것이 교정에 도움이 될까요?자가적으로 교정을 하려는 의도에서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몸은 주인을 닮아서인지 청개구리 같은 면이 있답니다. 분명 ‘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자세를 취했는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반대로 하고 있거든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거북목을 교정하고 싶어서 턱을 몸쪽으로 당기려고, ‘턱을 당기고 있어야지’라고 한다면, 처음 1~2분 정도는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의식하지 못한 어느 순간, 턱은 평소보다 훨씬 더 앞으로 나와있게 된답니다.
그런데 턱을 억지로 당기려고 하지 않고, 시선을 약간 아래로 향하도록 하면, 내가 원했던 대로 턱이 몸 쪽으로 당겨진 상태로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평소의 습관이 이미 내 몸에는 ‘정상’인 것으로 인지 되어 있는데, 내가 억지로 반대로 하려고 하면 몸에서는 ‘비정상’인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리하여 몸 나름대로는 ‘정상’인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 더 습관대로 하려는 것이지요.
좀 어려운가요? 그러한 이유로 자세 교정 방법 중 하나인 알렉산더 테크닉을 만든 프레드릭 마티아스 알렉산더는 자세를 교정할 때 “그렇게 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방식이 전혀 효과 없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점진적으로 바른 자세가 ‘정상’인 것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이 꼭 필요하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요즘 안면비대칭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한쪽으로 씹는 습관이 있어서 턱이 한쪽으로 틀어진 것 같다고 하여, 반대쪽으로 씹는 습관을 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이미 틀어져 있는 턱관절과 상대적으로 약해져 있는 자작근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또 다시 편중되게 힘을 줘서 관절에 더욱 무리가 되거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반대로 하기 보다는 ‘바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한쪽으로 씹는 습관을 다시 들이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똑같이 씹으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물론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요.
3. 세게 할수록 좋지 않을까?
교정을 위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입니다. 무조건 세게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교정을 목적으로 운동하실 때에는 마치 발레리나나 기계체조 선수들이 다리를 벌려 일자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억지로 몸을 잡아당겨 스트레칭하거나 무조건 반복 횟수를 많이 하려고 하시면 안 됩니다.
교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이 생겨서 더 틀어지기도 한답니다.
교정을 위한 운동과 스트레칭은 편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만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한 번에 고강도로 하는 것보다 편하게 할 수 있는 강도로 자주하는 것이 효과가 높습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칭으로 체형교정 효과를 보려면 매번 최소 10~15분간 일주일에 3~4일 정도로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정운동은 엄밀히 말하자면, 근육의 기능적인 변화 즉, 근육의 길이와 근력, 근육 사용 패턴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가장 좋고, 그게 아니라면 지침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할 때는 나를 감독해줄 수 있는 지도자를 동반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운동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자세를 바로 잡는 운동이나 스트레칭의 경우에는 정확한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답니다.
혼자서 잘 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우리의 감각은 절대로 믿을만한 것이 되지 못합니다.
내가 양팔을 들고 있을 때도 한쪽 팔이 더 높을 때도 많고, 동영상이나 그림을 보고 똑같이 따라하고 있는 것 같지만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지도자나 코치를 두기 어렵다면 적어도 거울이 있는 곳에서 운동을 하시거나, 운동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칼럼제공: 신수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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