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루에 커피를 몇 잔이나 드시나요? 한국인은 1년간 평균 500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며, 밥이나 김치를 먹는 양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올해 5월 농림축산 식품부와 한국 농수산 식품 유통공사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6조 4014억 원으로 14년 4조 9022억원 이었던 것에 비해 30% 이상 성장했다고 합니다.
1인당 마시는 커피 양이 어마어마하게 늘면서 마음 한편으로는 ‘끊어야 하는데’, ‘줄여야 하는데’ 라는 죄책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각종 매체에서는 ‘커피가 건강에 해롭다’, ‘아니다, 건강에 이롭다’라며 상반되는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가중시킵니다.대체 커피를 마시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지 헷갈리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오늘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커피는 왜 건강에 해롭다고 하는 걸까?
1. 주 범인으로 지목되는 카페인
커피를 마시면 생길 수 있는 위장장애, 골다공증, 심장 두근거림, 환청, 환각 등의 부작용들은 대부분 카페인 때문에 생깁니다.
커피 100g에는 약 1.3%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으며,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 혈장 속에 존재하는 카페인 농도는 섭취 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에 최고에 달했다가 점점 감소하여 24시간 이내에 소실됩니다.
카페인은 위장의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위염이나 염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고, 장에서의 칼슘 흡수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소변이나 대변으로 더 많은 칼슘이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에 뼈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염 혹은 만성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경우, 골다공증이 있으신 분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에도 커피 섭취에 주의를 요합니다.
2. 커피에 곰팡이가 있다?
커피에 곰팡이 독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커피나무나 원두 유통과정,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도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요.
브라질산 생 커피콩을 검사한 한 연구에서는 90% 이상의 가공처리 전 원두가 곰팡이 독소에 오염된 것을 입증했다고 합니다.생원두 말고도 유통, 가공, 커피를 내리는 커피메이커 내에서도 곰팡이 독소에 오염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두통, 복통, 빈혈 등을 일으키거나 식욕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커피를 마시고 느꼈던 증상들이 커피 때문이 아니라 커피 속 곰팡이 독소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곰팡이 독소에 관한 규제는 유럽에서 조금 더 까다로운 편입니다. 되도록 원두의 가공법이나 산지를 따져가며 마시거나 구입한 커피는 빨리 소진하는 것이 곰팡이 독소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특히 인스턴트 커피, 디카페인 커피에 곰팡이 독소가 많을 확률이 높다고 하니, 커피 메이커도 자주 청소하고 소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3. 세계보건기구가 선정한 3단계 발암물질(?)
커피는 방광암, 난소암, 췌장암, 신장세포암,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세계 보건 기구에서는 커피를 발암물질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가 건강에 이롭다고 하는 이유는?
1. 두 얼굴의 카페인
커피를 과량섭취하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반면에, 적당히 섭취하면 이로운 역할들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의 두뇌 염증 활성화를 막아 뇌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며, 인지 능력 저하를 완화해줍니다.
또한, 카페인은 살이 찌지 않게 되거나 빼는 데 도움이 되는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피로감과 두통을 없애는 치료제, 항알레르기제로도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2. 강력한 항산화 식품이자 항암 식품!
염증을 줄이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폴리페놀은 레드 와인, 홍차, 초콜릿 등에 들어있습니다.커피에는 폴리페놀이 와인의 3배에 달하는 양이 들어있어 커피 자체가 강력한 항산화 식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2016년에 세계보건기구는 커피를 발암물질 군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커피 자체가 암을 일으킨다는 근거가 미약했기 때문이죠.
오히려, 뇌종양이나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물론 여전히 곰팡이 독소나 과하게 볶거나 잘못 볶은 커피콩은 암을 유발할 수는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카페에 존재하는 카와웰과 카페스톨 등의 커피 오일은 항염증 효과가 있어서 간경변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커피오일의 효과를 더 많이 보려면 종이필터보다 금속필터로 내리는 게 오일이 걸러지지 않고 커피에 남기 때문에 더 좋다고 합니다.
3.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카페인의 식욕억제 효과 이외에도 커피는 발열성이 높아서 체지방 분해를 촉진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엠토(Mtor)라는 효소를 억제시켜 근육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커피가 어떤 점에서 건강에 해로운지, 어떤 점에서 건강에 유익한지에 대해 짚어드렸는데요. 다음 칼럼에서는 커피를 어떻게 마시는 게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나눠보겠습니다.
※칼럼제공: 신수림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