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희망자의 95% 이상이 다이어트에 실패한다.
스스로 세운 초강력 원칙들을 파기했으므로 좌절감을 맛본 다이어터는 자신에게 성공할 힘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다이어트는 단 한 번의 시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다이어터들은 몇 번의 좌절을 경험한다.
이것은 살이 쪘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체중 순환과 요요현상으로 연결되며, 이런 현상은 일정하게 비만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건강에 더 해롭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비장한 각오가 결국 다이어트를 망친다.
저울의 눈금을 정하고 살을 빼는 쪽으로 우리의 기대가 기울게 되면 실패확률 백 퍼센트다.
예를 들어 현재 70kg인 여성이 2개월간 10kg 감량목표를 세웠다 치자.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런 식의 계획을 잡는다.
(일단 2개월간 고통을 인내하여 목표 체중에 도달한 후 그 후에 유지하기 위한 관리에 들어갈 것이다.)
다이어트는 순풍을 만난 돛단배의 항해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방학과 동시에 빡빡한 일과표를 작성한 초등학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지킬 수 없단 얘기다.
저열량 식사를 하며 해병대 캠프에서 뒹굴면 살이야 빠지겠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몸을 관리,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근육을 줄여 살을 빼놓았으므로 현저하게 낮아진 기초대사량 탓에 음식의 양을 더욱 줄여야 한다는 거다.
그 공복감을 평생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허무한 얘기지만 스스로 하는 다이어트는 상도, 벌도 없으니 목표를 정할 필요도 없다.
상으로 실컷 먹을 수도, 벌로 굶을 수도 없지 않은가?
근육량이 늘고 체지방이 줄어 관절의 부담이 줄고 활동력이 증진되면 그게 보상이다.
자신의 몸과 내기를 걸어 절대적 순종에 따른 대가를 주거나 실패에 대한 벌을 내리는 게 아니란 거다.
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실수에서 교훈을 얻거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더 큰 위험을 줄인다.
유독 다이어트에 대해서만큼은 엄중한 잣대를 들이댄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로 금지 음식의 목록을 작성하고, 너무 완벽한 계획을 세우므로 기존 계획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모든 상황은 종료된다.
본인이 정한 금지 음식인 치킨 한 조각을 먹었다 치자.
다이어트가 완전히 끝장났다고 지나치게 확대 해석을 한다.
그러나 체중을 줄이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없애고 나를 살찌우는 것은 서, 너 번째와 그 이후의 치킨 조각이지 첫 번째, 두 번째 치킨은 분명 아니다.
결국, 우리가 실패한 것은 살찌는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닭튀김 한 조각 먹은 행위를 다이어트를 망치는 1급 행위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조기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 저울의 눈금은 우리를 멀리 밀어내 버리고 만다.
무리한 결심이 유발한 조바심이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로 실수를 용인하며 작은 변화를 조금씩 추구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다.
약간의 실수를 허용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지고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이어트 전문가로서 필자는 우리가 했던 결심 중 유지, 관리라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두 달간의 시험대에 우리를 올려놓는 일이 없이 식습관, 운동 등 우리의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일상으로 바로 들어가야 한다.
급격히 살을 빼겠다고 결심한 그 기간이 우리의 몸을 망치고 의지를 꺾었다.
나의 실수를 유발해 자신의 결심을 원점으로 돌아가게 할 계획을 세운 이는 바로 나이니, 실패 가능성이 높은 무리한 계획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라.
더불어 나의 실수를 용인하는 작은 변화에 성공했다면 모든 준비가 완료된 것이다.
체중감량 목표는 의미가 없고, 목표가 없으니 실망도 없다.
오늘의 몸무게(허리둘레)보다 내일의 몸무게(허리둘레)가 덜 나가게만 관리하자.
나의 몸을 위하여 오늘을 값지게 살았는지는 내일 아침 저울과 줄자가 말해줄 것이다.
※칼럼제공: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hankookjo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