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할 때도, 완벽주의 사고방식을 버려라!
많은 순간,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나에게 독이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지 못할 거라면 생각되면 아예 시작도 하지 않았다.
‘다음에 제대로’ 해내자는 생각으로 해야 할 일을 미루다 보니 어느새 내가 만든 작은 우물 안에 갇혀 있었고, 그 세상이 전부라고 믿게 되었다.
그 작은 우물에서 안전하게 뛰어다니며,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물 안에서의 안전한 점프도 점프였기에, 나는 완벽주의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대학교에서 만난 가장 친한 친구는 나와 정반대였다.
그녀는 스스로를 검열하느라, 해야 할 일을 못하는 법이 없었다.
어떤 복잡한 일도 그녀 앞에 가면 가벼워졌고, 별거 아닌 게 되었다. 나는 그게 참 신기했다.
그때까지 내 세상에선 모든 일이 쉽게 흐르는 법이 없었다. 작은 일도 심각하게 걱정하며, 여러 각도에서 그 걱정을 조각조각 들여다보았다.
스스로가 너무 피곤했지만, 그렇게 살지 않는 법을 알지 못했다.
원래 반대가 끌린다고 했던가.
내가 첫눈에 그녀를 알아본 이후 나와 그녀는 10년 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조금씩 닮아갔다.
같이 살고, 함께 수많은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며, 나는 그녀에게 삶의 태도를 배웠다.
1g의 불안은 1g으로만 대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나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전하는 코치가 되었다.
‘건강’이라는 말에는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내가 만난 이들은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가고 싶어하는, 건강하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어디에서 발휘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누구나 완벽주의자가 되는 지점이 있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초기에 완벽주의자가 되곤 한다.
식단은 이래야 하고, 운동은 몇 시간을 해야 하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의 목록들을 마음 속에 줄 세워 놓는다.
부지런한 성격의 한 수강생이 기억에 남는다.
그의 하루는 매일 아침 일어나 to do list를 작성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꼼꼼히 하루를 계획하고, 이 시간표를 빈틈없이 따라가는 것이 그에게는 아주 중요했다.
문제는 그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그는 많은 유튜브 영상과 블로그 글들을 정독하여 식단 계획과 운동 루틴을 짰고, 이 모든 것을 기록할 다이어트 노트도 마련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늘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
그의 저녁이 샐러드로 계획되어 있는 오늘, 갑작스러운 약속이 생겼다.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음식과 한 두잔 술이 들어가다 보니 어느 순간 그의 마음에는 ‘에라 모르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미 충분히 배가 불렀지만, 맛있는 음식과 안주 앞에서 내려놓기란 사실 힘든 일이었다.
배부른 채로 돌아와 당연히 그날의 운동도 거르고,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다시 시작하지 못했다.
하나라도 계획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지는 것이 완벽주의자의 다이어트다.
그들은 노트에 빈칸이 생기는 경우를 감당하지 못한다. 이런 스트레스는 또 다른 일탈을 만들고, 어느새 단단히 쌓아 올렸던 다이어트는 모래성이 되고 만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잘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브레이크가 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을까?
내가 아는 답은 하나다, just do it. 그냥 하는 것이다.
운동을 못하게 된 날은 자기 전 10분 스트레칭이라도 하면 된다.과식한 날은 그 다음 끼니를 조금 더 가볍게 챙기면 된다.
여러분도,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그런 날들이 쌓여가는 것이 완벽주의자에게는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 칼럼제공: 최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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