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 지방을 아시나요?
보통은 지방을 빼려고 애를 쓰지만, 오히려 지방을 늘리면 지방을 더 뺄 수 있는 그런 지방도 있답니다.
혼란스러우신가요? 몸 속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비만을 비롯한 고혈압, 당뇨 등의 각종 대사질환과 혈관질환을 유발합니다.
그런데 이런 지방은 단순히 지방의 저장 장소로만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실제로 지방 조직은 지방을 만들어내고, 지방을 분해하고, 또 지방산을 산화하는 대사 기능도 합니다.
그런데, 비만 상태가 되면 이런 대사 기능을 잃게 되며, 이는 곧 호르몬계의 이상을 불러, 면역 체계를 비정상적으로 만든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몸에서 빼기 위해 노력하는 지방은 '흰색지방'입니다. 백색지방이라고도 부르죠.
이 흰색지방은 다들 아시다시피 체내의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된 것으로, 지방을 저장하는 것이 주된 기능입니다.
반면에, 지방을 태우는 것을 주로 하는 지방도 있습니다. 갈색을 띠어 '갈색지방'이라고 부르는데요.
갈색지방은 포도당을 대사하고 열을 생성하여 지방을 연소하고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예전에는 신생아와 소동물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성인에게도 갈색지방이 발견되고 또 그 양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밝혀지면서, 어쩌면 갈색지방이 비만치료의 혁신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연구되고 있답니다.
뱃살에 붙어있는 지방을 보면, 마치 지방은 수가 늘어나기만 하고 정체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지방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지방세포의 크기를 늘리거나 줄이기도 하고, 지방세포의 수도 변화 시킨답니다.
이렇게 지방을 변화 시키는 조건에는 식단과 운동, 그리고 갈색지방에 있어서는 기온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 외부 환경 뿐만 아니라 나이나 성별에 따라서도 변화가 생깁니다.
그래서, 나이가 어린 여성일수록, 체질량 지수가 낮고 추위에 노출될수록 갈색지방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백색지방은 주로 복부나 옆구리, 허벅지 둘레에 잘 생깁니다.
갈색지방은 신생아는 견갑골 사이와 소골 위, 부신, 심장막, 대동맥, 신장 등 기관 주변에 주로 생기고, 성인의 쇄골 위와 양 폐를 구분하는 종격동, 척추뼈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백색지방이 갈색지방으로 바뀌기도 하는 데요.
백색지방과 갈색지방의 중간 정도의 형태인 베이지색 지방도 존재하며, 특히 몸이 낮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이 백색지방이 갈색지방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이와 관련된 여러 연구들이 진행 중이랍니다.
오늘 제가 소개드릴 연구도 그 중 하나로,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인데, 인체가 추위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었을 때 갈색지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답니다.
건강한 성인들을 대상으로 4개월간 낮 동안에는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게 하고, 밤에는 일정한 온도로 맞춰서 방에서 잠을 자게 했습니다.
한 달마다 방 온도를 19 °C, 24 °C, 27 °C로 다르게 설정하고, 음식은 연구기관측에서 제공하여, 영상검사와 혈액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면서, 에너지 대사 변화와 갈색 지방의 양과 활성도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방 온도를 19 °C에 맞추고, 잠을 자게한 한 달간은 갈색지방의 양과 활동이 약 30~40%나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반면에, 방 온도를 27 °C에 맞추고, 잠을 자게 한 달에는 갈색지방의 양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 몸은 기온이 24 °C 정도일 때에 체온조절을 위해 에너지를 특별히 쓸 필요가 없어집니다.
외부 온도가 26 °C 이상이 되면, 체온을 내리기 위해서 그리고 19 °C가 되면 체온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를 씁니다.
체온 조절을 위해 온도가 높든 낮든 에너지를 썼지만, 19 °C로 서늘한 방에서 잠을 잘 때에만 갈색 지방의 양이 증가했죠.
이 실험 결과를 토대로 잠을 자면서 살을 빼는 수면 다이어트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실내온도를 19 °C까지 떨어뜨리기 힘들 수 있으나 늦가을부터 겨울, 봄까지는 어려운 일이 아니죠.
또한, 사람이 가장 쾌적하게 잘 수 있는 온도가 15.6°C~20°C 입니다.
그러니, 잠을 잘 때 방의 온도를 19°C 정도로 맞추면, 숙면에도 도움이 되면서 난방비도 아끼고, 살도 빠지는 아주 손쉬운 수면 다이어트가 됩니다.
반면에,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고 하더라도 잠을 잘 때 방 안의 온도가 26°C 이상이 되면 인체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 순환을 빠르게 하여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집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낮 동안에 가짜 식욕이 늘어나거나 식사를 할 때 포만감을 느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죠. 피로감도 당연히 커지고요.
게다가 백색지방을 태워주는 갈색지방의 양도 줄어드니 체온조절에도 취약해지고, 살이 찌기 쉬운 몸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빠진다고 하죠?
이렇게 간단하게 실내온도를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지기 쉬운 몸으로 만들 수 있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하루에 2시간씩, 몸을 17도씨에 노출시키는 것을 6주간 해도 살이 빠졌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수면 다이어트 방법보다 하루 동안 추위에 노출시키는 강도가 짧고 굵은 방법이죠.
얼마 남지 않은 이번 겨울에는 갈색지방도 늘리고, 난방비도 아끼는 현명하고 실속있는 다이어트에 도전해보세요!
※ 칼럼제공: 신수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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