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까지는 기초대사량과 활동대사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짧게 요약해보면 '기초 대사량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생존하기 위해 쓰는 에너지이고, 주로 체온조절, 손상 회복, 면역, 두뇌활동에 쓰이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오늘은 '기초대사량이 줄어드는 현상과 세트포인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남성: 293 - (3.8 X 나이) + 456.4 x 키(m) + 10.12 x 체중 (kg)
- 여성: 247 - (2.67 x 나이) + 401.5 x 키(m) + 8.60 x 체중 (kg)
지난 시간에도 알려드렸던 기초대사량을 구하는 공식입니다.
보통의 평균적인 삶을 사는 보통의 체질을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만든 것입니다. 유심히 살펴보면, 나이, 키, 체중, 성별이 같은 사람은 누구나 기초대사량이 같게 나온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기초대사량은 내 몸이 처한 상황에 따라 큰 폭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운동해서 근육손상을 일으키거나 세균에 감염되는 등 에너지를 꼭 써야만 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기초대사량도 늘어날 것이고, 먹는 음식을 줄이고 가만히 있으면 우리 몸은 살기 위해 기초대사량이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기초대사량이 줄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우리 몸은 에너지 자린고비입니다.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쓰기는 커녕 먹는 것이 모자란다면 필요한 곳에도 에너지를 안 보냅니다. 지방을 산처럼 쌓아놔도 말입니다.
그럼 단순히 똑같이 먹어도 살이 좀 더 찐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더 심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운동을 하면 근육과 관절을 회복시켜줘야 하는데 영양 공급이 느려져 회복이 천천히 진행됩니다. 그럼 온 몸이 고장나기 시작하고 몸이 무거워지며 운동할 때마다 부상이 늘고 결국 운동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면역체계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에너지 자린고비는 면역계로 보내는 영양도 마구 줄이기 시작하면서 우리를 온갖 잔병에 시달리게 할 것입니다. 잦은 감기, 평소에 보기 드문 감염성 질환, 심하면 암과 같은 질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 밖에 두뇌활동이 조금 떨어지거나 체온 조절이 잘 안되서 생기는 문제들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초대사량을 변화시키는 요인은?
기초대사량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건강에 해롭지 않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사실상 운동 밖에 없습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까지는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문제는 기초대사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우리 몸은 내가 뭘 어떻게 해도 기초대사량을 줄인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줄여야만 하니 대부분의 다이어터는 기초대사량이 많이 줄어들어 있습니다.
이렇게 줄어든 기초대사량은 다시 음식을 늘린다고 해서 쉽게 따라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많이 먹어도, 몸이 자꾸 병들고 여기저기 아파도 적당히 무시하며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만 힘쓰는 것이죠.
단순히 굶기만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굶으면 살은 잘빠집니다. 기초대사량이 줄어들면, 먹는 것을 더 줄이고 가끔 운동하면서 견디면 비교적 할만하다고 느끼면서 체중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결과는 반드시 요요가 나타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기초 대사량이 1400kcal인 사람이 하루 500kcal만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합니다. 평소에는 하루에 1500kcal쯤 먹어왔죠. 이렇게 음식을 줄일 의지가 있는 분이니 운동도 열심히 해서 매일 500kcal씩 추가로 소모할 수 있겠죠. 그러면 매일 0.15kg 정도 감량할 수 있겠네요.
한달 유지하면, 4.5kg 감량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기초대사량의 변수가 생기게 되죠. 먹는 것이 줄어드니 기초대사량은 900 kcal로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수치는 예시일 뿐입니다. 그래도 하루 0.1kg씩 줄어들어 두 달만에 6kg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광고는 여기까지 보여줍니다.
이제 슬슬 줄어든 기초대사량 덕에 팔다리가 고장나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운동은 거의 못하게 되었죠. 면역력 저하로 자꾸 잔병을 앓기 시작하니 본능적으로 음식을 찾기 시작하고 살도 적당히 빠졌겠다 스스로 합리화해가며 다이어트를 종결하거나, 음식 섭취를 늘리기 시작합니다.
기초대사량은 900으로 줄어들었고, 운동을 못하니 하루 900kcal 소모가 전부이겠죠. 여기서 다이어트 이전처럼 1500kcal씩 먹는다면, 매일 600kcal씩 남아돌겠죠.
전에는 그렇게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았는데 지금은 살이 찝니다.
더 큰 문제는 기초대사량이 줄어들 땐 빠르게 줄어들지만 다시 회복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죠.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면, 6kg 보다 더 많은 무게가 늘고 나서야 이전처럼 1400kcal의 기초대사량을 갖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가장 표준적인 요요현상입니다.
난 안 그럴 것 같다고요? 위의 예시는 정말 정말 의지가 강한 분을 예로 든 것입니다. 보통은 다이어트 종결하면 이전에 먹던 것만큼만 먹지 않습니다. 한참 더 많이 먹게 되지요. 기초대사량이 줄어들어 몸이 아픈데도 두 달이나 운동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초대사량이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살을 빼세요. 한 달에 0.5~1kg 정도면 충분합니다. 음식을 줄인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많이 먹지 않는다'고만 생각하세요. 먹는 양은 본전을 유지하되, 추가로 운동한만큼만 뺀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결혼식이 있거나 중요한 일이 있어 날짜맞춰 급히 살을 빼야한다면, 빠르게 굶어서 빼세요. 대신 후폭풍으로 이전보다 더 몸무게가 늘어나는 것은 감수하셔야 합니다.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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