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보면, 예전의 내 모습과는 달라 슬프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운동도 하고 살도 빼고 싶지만 독박육아와 집안일에 계속 미루기만 한다.'
'아기를 다 재우고 밤 10시가 되면 갑자기 허기가 밀려오고 뭔가를 막 먹고 싶어진다.'
저도 아이를 낳기 전에는 출산 후 살을 빼기가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았습니다.
출산을 해 보니 몸무게가 임신 전 상태가 되어도 예전과는 다르게 탄력없이 툭 튀어나온 배에 망가진 옆구리 라인 때문에 거울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
이렇게 둘째를 가지면 내 몸은 또 얼마나 망가질지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이렇게 내 몸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아이도 사랑하지만 나도 참 사랑하기에 오늘도 최대한 운동하고, 음식조절을 해보고자 노력합니다.
이번 칼럼은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엄마들을 위해서 써봤습니다.
1. 출산 후 다이어트는 언제부터 해야 하나요?
지난 칼럼에도 설명 드렸지만, 다이어트(diet)는 건강한 식단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임신 중서부터 출산 후에도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기 위한 다이어트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음식 양을 많이 줄이는 다이어트라면, 적어도 출산 후 6주는 지나고 나서 시작해야 합니다.모유수유 중이라면 더욱 천천히 진행해야 하고요.
하지만 출산 후 6개월 이내에는 원래 체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출산 후에는 체중이 잘 움직이게 되는데 그 기간이 6개월 정도까지이기 때문입니다.
2. 모유 양을 늘려야 해서 더 많이 먹어야 해요.
수유 중이라면 평소보다 500kcal 정도의 열량이 더 필요합니다.
보통 출산 후 3~4kg 정도가 지방으로 남게 되는데, 200kcal정도는 저장된 지방에서 연소시킬 수 있으므로 300kcal 즉 하루 우유나 두유 1~2잔 정도를 마시는 것으로 수유시 필요한 열량은 충분합니다.
수유 양을 늘리는 데는 밥을 많이 먹는 것 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과 자주 수유하는 것, 야간수유를 지속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많이 먹어야 모유 양이 는다는 편견을 버리세요. 특히 빵이나 과자 등으로 식사를 때우는 것은 모유를 끈적하게 만들어 유선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안됩니다.
필요하면 수유 양을 늘리는 한약도 있으며, 산후회복 및 부종완화에도 도움이 되므로 한의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모유수유를 하면 수유만 해도 하루 500kcal가 소모되는 것이므로 너무 먹지 않는다면,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운동은 언제부터 할 수 있나요?
운동은 산후 6주가 지나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골반 스트레칭은 출산 후 2~3일 뒤에도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만 누운 상태에서 골반을 좌우로 천천히 움직이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여기서 설명 드리는 것 보다는 ‘야마다 미츠토시’의 <산후 골반 다이어트>라는 책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욕심내지 않고 평소의 1/5 수준의 시간과 강도로 운동을 시작하여, 서서히 적응해 나가면 2~3개월 안에 원래 운동 강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4. 독박육아와 집안일에 다이어트는 엄두도 못 내요.
적극 공감합니다. 특히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삼시세끼 아이 밥에 1~2차례 간식준비까지 다 해야 하고 잠도 재워야 하고 놀아줘야 하고 책도 읽어줘야 하고 목욕도 시켜야 합니다.
그 사이사이 아이 빨래에 설거지, 남편과 먹을 반찬도 만들어야 하니 정말 하루 24시간이 모자릅니다. 아이 한명인 저도 이런 스케줄인데 아이가 둘 이상인 엄마들 정말 존경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굴복하면 안됩니다. 처음에는 시간내기가 어렵지만 점점 쉬워집니다.
처음에 하지 않으면 끝까지 하지 않습니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겁니다. 육아를 하면서 하루 1시간 풀로 운동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5분씩 10분씩 쪼개서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럼 육아를 하면서 꼭 지켜야 할 다이어트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게요.
1. 삼시세끼 아이 밥 먹일 때 꼭 같이 드세요.
엄마가 준비하는 아이반찬과 밥은 간도 거의 없고 건강한 식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이 한 숟가락 먹이고, 나도 한 숟가락 먹으세요. 엄마가 맛있게 꼭꼭 씹는 모습을 보여주세요.가능하면 아이 스스로 먹을 수 있는 기회도 주세요. 그리고 그걸 기다려주면서 엄마도 한 숟가락 드세요!
아이랑 같이 식사를 하면 식사교육에 도움이 되고 식사를 천천히 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2. 아이가 남긴 음식을 먹지 마세요.
아이를 먹이다 보면 밥과 반찬, 국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깝다고 그것을 먹어 버릇하지 마세요. 그렇게 먹은 음식은 밥이 되지 않습니다.
어중간하게 배가 불러서 식사를 하지 않게 되고 결국 1-2시간 뒤 밥이 아닌 다른 것을 더 먹게 되죠. 우선, 아이가 최대한 남기지 않게 도와주고, 남기게 되면 그냥 버리세요.
엄마도 우아하게 식사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3. 아이와 함께 운동하세요.
아이가 누워있는 시기에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푸시업이나 플랭크를 했고, 아이가 앉는 시기에는 안고 스쿼트랑 런지를 했습니다.
지금은 마구 뛰어다니면서 놀고, 음악을 틀어놓고 같이 춤을 추기도 하며, 배 위에 올려놓고 복부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아령을 보면 자기가 들어보겠다고 하는 수준에 이르렀죠. 몸을 움직이는 것은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운동하는 것은, 엄마의 다이어트에도, 아이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세요.
4. 평소에 복부에 힘을 주고 있으세요.
아무래도 집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움직이다 보니 활동량이 많은 듯 많지 않은 것이 엄마의 생활입니다.
평소 생활에서도 복부에 힘주고 허리 꼿꼿이 세우기, 허벅지에 힘주고 바로 앉기 등을 실천하세요. 아기들을 보면 그 작은 체구에서도 허리 굽히고 앉아있는 아기들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을 보고 배웁시다.
5. 출산 전의 몸매를 바라는 마음을 버리세요.
늘어진 뱃살은 아이를 얻은 엄마의 훈장입니다. 복근 운동을 정말 죽어라 하고 관리를 잘해야 출산 전의 몸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정말 어려운 길입니다.
우리가 연예인도 아니고, 전문 트레이너와 영양사가 24시간 붙어있지도 않으며, 애기를 봐주고 집안일을 해주는 분들이 내내 붙어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해야 합니다.
산후라는 특수한 시기에 마음이 너무 급해서 밥을 자꾸 굶거나, 운동을 너무 심하게 하거나 하면 살과 함께 머리도 같이 빠집니다. 천천히 가세요. 꼭이요.
오늘도 아이를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는 모든 엄마들을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전문의,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