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칼럼들에서 먹는 칼로리와 쓰는 칼로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초반부 칼럼에서는 쓰는 칼로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지난 시간까지는 먹는 칼로리 중 식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어서 오늘은 먹는 칼로리 중 소화와 흡수율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누구는 많이 먹는데 날씬하고, 누구는 물만 먹어도 뚱뚱하다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대부분은 식욕을 주체하지 못해 나도 모르게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보기에는 조금 먹지만, 무의식적으로 야금야금 집어먹는 음식들의 칼로리가 높아 살이 찌는 경우입니다.
그 다음은 기초대사량의 차이입니다. 근육이 많고, 평소 활동성이 큰 사람은 운동량이 같더라도 하루 500칼로리 이상 더 소비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죠.
대부분은 이 두 가지 원인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드물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소화흡수율의 차이죠.
누구나 똑같이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고 배변활동을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똑같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지구력이나 근력이 다르듯이 소화시키는 능력도 큰 차이가 납니다. 하루에 1kg의 음식도 소화시키지 못할 정도로 소화 기능이 떨어져있는 사람도 있고 5kg도 소화시키는 위대한 분들도 있죠.
그리고 더 중요한 차이는 먹은 음식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가의 차이입니다.
똑같이 하루 2000칼로리의 음식을 먹어도, 어떤 사람은 1900칼로리를 몸에서 흡수하고 다른 사람은 1500칼로리만 흡수했다면, 두 사람은 똑같은 체형을 가질 수가 없겠죠. 그럼 이런 차이는 어디서 발생할까요?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그냥 위나 장의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염증성 장질환, 위 절제, 담낭 절제 등으로 소화기가 제대로 일을 못 해 먹은 음식을 일부만 흡수하고 내보내는 경우죠.
이런 분들은 거의 만성적인 설사와 저체중에 시달립니다. 많이 먹어봐야 몸에서 받아들이는 것이 별로 없으니 먹는 양과 체중이 비례하지도 않고요.
이런 경우는 심각한 질환의 일종으로 봐야 하고 살을 빼고 싶어하는 사람들과는 관련이 적은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차이가 중요한데요. 바로 먹는 음식의 종류에 관한 것입니다.
사람은 잡식 동물입니다. 그러면 초식동물에 가까울까요 아니면 육식 동물에 가까울까요? 소화기관의 생김새나 기능을 보면 초식동물에 가깝다고 합니다.
정확히는 인간으로 진화하기 전에는 초식동물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육식을 시작한 형태라고 하는군요. 그래서 초식 동물의 틀을 갖춘 고기도 소화시킬 수 있는 구조의 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소화기관의 구조로 인해 사람은 초식을 하면 다 소화 흡수시키고, 육식을 하면 덜 소화시켜서 살이 안 찔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죠.
사람의 소화기관이 음식을 좀 가리기 때문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섬유질은 몸에서 분해되거나 흡수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0칼로리죠.
대부분이 섬유질로 구성된 음식은 이걸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칼로리만큼도 빼먹을 것이 없어서 결과적으로 먹을수록 손해 보는 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이 되기도 하죠.
반대로, 전분 성질을 가진 식품 (주로 탄수화물 식품으로 기억하는 곡식류) 은 사람이 가장 잘 소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종류의 영장류보다도 완벽하게 소화, 흡수한다고 하네요.
육류는 그럼 어떨까요?
일정량은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지만 보통의 경우 곡식처럼 효율적으로 소화, 흡수시키지는 못합니다.
특히 지방의 경우 꾸준히 먹는 양을 늘려가며 일부러 많이 먹게끔 몸을 적응시키지 않는 이상은 일정량을 초과 섭취하면 그냥 소화 안 된 그대로 내보내버리기도 하죠.
재미난 일이죠. LCHF 다이어트가 유행하기 전에는 기름진 고기가 비만의 원인으로 꼽혔는데 말입니다. 뭐, 초과 섭취량 자체가 하루 필요 칼로리를 넘어가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긴 하죠.
우린 여기서 다이어트에 대한 힌트를 하나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이 가장 잘 소화, 흡수시킬 수 있는 전분을 적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죠.
쌀, 감자, 밀과 같은 탄수화물 가득한 음식들이 여기 속하죠.전분보다 더 쉽게 소화, 흡수할 수 있는 과일류는 당연히 조심하셔야 하고요.
이런 음식들은 적은 양으로도 빠르게 살이 찔 수 있으니 다이어트 식단을 구성하신다면 특히 주의하셔야 합니다. 같은 칼로리라면 가급적 배제하는 방향으로!
하지만, 다른 영양소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 최소량은 넣는 방식이 가장 좋겠죠. 극단적으로 치우치자면, LCHF 다이어트가 될 것이고요.
물론, 다이어트는 결국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적게' 먹을 것인가의 싸움입니다.
흡수가 조금 덜되는 음식을 먹어도 많이 먹으면 하나 소용없겠죠. 먹어서 살 안 찌는 음식은 없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다양한 식품으로 건강한 식단을 구성해서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해주세요.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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