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기본은 '건강하게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입니다. 먹는 칼로리보다 소비하는 칼로리가 많아야 한다는 것은 다이어트의 진리죠. 다이어터라면 누구나 충분히 알고 있고, 노력하는 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그런데 건강하게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데도 체중이 잘 빠지지 않고, 잘 참다가도 일주일에 1~2번씩 폭식을 하게 되고, 점점 운동하기가 싫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요인들도 많지만 우선 다이어트를 위한 마지막 퍼즐인 ‘나는 잘 자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잠을 못 자면, 살이 찝니다.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7~9시간입니다. 그런데 야근을 하고, 늦게까지 과제를 하고, 혹은 술자리를 가지다 보면 적정 수면시간을 못 지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참 억울하게도 잠도 못 잤는데 살도 찝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몸이 피곤합니다. 우리는 피곤하면 자꾸 단음식이 먹고 싶어집니다. 그 이유는 수면부족이 식욕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은 '렙틴'이라는 호르몬이고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은 '그렐린'이라고 하는 호르몬입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우리 뇌에서 렙틴분비는 방해 받고, 그렐린의 혈중농도는 높아집니다.
그래서 뭔가가 자꾸 먹고 싶고, 마시고 싶게 됩니다. 그것도 피곤함을 일시적으로 줄여주고 힘이 나게 하는 고열량의 음식을 자꾸 먹으라고 뇌가 신호를 보내게 되면, 결국 우리의 다이어트 의지는 무릎을 꿇게 됩니다.
탄산수나 무첨가 두유가 아니라 프라프치노와 초코 가득한 케이크를 고르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잠을 못 자면 살만 찌느냐? 안타깝게도 아닙니다.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하루 4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도록 한 실험에서 실험자들은 혈당이 올라가고, 인슐린 저항성이 40% 증가했다고 합니다.
인슐린저항성이란 포도당을 글리코겐의 형태로 몸에 저장하게 하는 인슐린에 대한 receptor의 저항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혈중의 혈당은 계속 높은 상태가 유지되고, 인슐린은 과다 분비되지만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인슐린저항성이 증가하면 당뇨같은 각종 대사성 질환과 다낭성 난소증후군, 난임 등의 부인과적 질환의 발생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질환들은 비만과 동반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즉, 잠을 못 자면 살도 찌고, 각종 성인병과 임신관련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수면의 질도 중요합니다.
10시간을 자더라도 밤 늦게 먹고 잠에 들게 된다면, 자는 동안 몸은 계속 고혈당 상태가 됩니다.
위장은 소화를 위해 쉬지 못하고, 소화된 음식물을 분해, 흡수, 배출하기 위해 간도, 소장, 대장도 쉬지 못합니다. 결국 10시간을 자도 일어나면 피곤할 수 밖에 없죠.
몸이 피곤하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에너지가 필요하니 혈당이 높아지고,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농도가 높아져서 단 것이 끌리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죠.
그리고 보통 늦게 자면 밤에 야식을 먹게 됩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더부룩하기 때문에 아침을 거르게 되죠. 야식으로 방울 토마토와 저지방우유 드셔본 적 있으신가요?
아침으로 매일 치킨과 탕수육 드시는 분 보신 적 있나요? 똑같이 3끼를 먹더라도 야식을 먹는 사람이 아침을 먹는 사람에 비해 더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기다 아침을 거르니 점심이면 배가 고파 과식을 하게 되고, 저녁에는 또 습관적으로 많이 먹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이면 여지없이 몸이 피곤하죠. 수면이 부족하면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되게 됩니다.
똑같이 먹고 운동을 하더라도 수면이 부족하면 장기적으로 체중감량이 더디게 됩니다.
물론 초반에는 힘들어서 살이 잘 빠집니다. 깨어있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지는 것이죠. 그러나 수면이 부족한 상태가 장기간이 될수록 몸은 살아남기 위해 에너지대사량을 줄입니다.
안 먹어도 살이 안 빠지고, 운동을 해도 근육이 붙지 않습니다. 거기다 만성피로와 체중증가로 우울감도 심해집니다. 우울하면, 더 많이 먹게 되죠.
다이어트를 꾸준히 잘 하기 위해서는 잘 먹는 것도 열심히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쉬고 푹 자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일만하면 결국 뻗어버리는 것처럼, 다이어트도 휴식시간을 꼭 가져야 즐겁게 롱런 할 수 있답니다!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전문의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