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일생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단기간에 체중이 가장 급증하는 시기는 바로 임신 시기입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평균 12kg 정도가 증가하며, 요즘은 시험관 시술로 인해 증가하는 쌍둥이의 경우 16~20kg 증가하는 것이 평균입니다.
하지만 임신 중 임신중독증이 오거나, 생활 관리가 잘 안 돼 20kg 이상 증가하는 경우도 흔하며, 입덧이 막달까지 심해 임신전보다 3~4kg 밖에 증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임신 중 체중증가 양상은 다양한 편입니다.
임신 초반 입덧 기간 동안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잘 못 먹고 힘들기 때문에, 임신 16주가 넘어가고 입덧이 완화되면 보상심리가 발동하여 과식을 자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임신 중에는 식전 저혈당이 발생하여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죠. '임신했으니까 괜찮아.' '아기 낳고 빼면 되지 뭐.' 라는 심리적 변명거리도 생기고요.
하지만, 커진 태아가 위장을 압박하여 오히려 잘 못 먹게 되는 임신 막달에는 과식하지 않아도 1주에 1~2kg씩 증가합니다.
그리고 임신 중 평균보다 많이 찐 살들은 대부분 (태아 무게나 양수가 아니라) 체지방이기 때문에 출산 후에도 잘 빠지지 않습니다.
임신 중 과다한 체중증가는 아기의 과체중을 유발합니다. 아기가 크게 되면 출산 시 난산이 될 확률이 높아지고, 제왕절개의 확률도 높아집니다.
거기다 태아 당뇨병이 발생하거나, 임신 중독증으로 인해 조산이나 조기 양막 파수의 확률도 높아집니다.
즉, 임신 중에도 체중관리는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임신 중 이상적인 체중 증가량은 어느 정도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래 체중이 많이 나갔다면, 적게 찌워야 하고, 적게 나갔다면 많이 찌워도 된다' 입니다.
평소 BMI 수치에 따른 임신 중 체중증가 권장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본인의 임신 전 BMI를 고려하면 임신 중에 어느 정도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태반을 통해 아이에게 가는 영양입니다.
자궁과 모체혈액에 있어서 단백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단백 음식을 잘 챙겨야 하며, 임신 중에는 인슐린농도가 증가하며 공복시 저혈당, 식후 고혈당이 발생하여 임신성 당뇨 확률이 높아지므로, 당 조절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임신 중 당뇨는 태아 체중을 증가시키거나, 태아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제왕절개확률의 증가시키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혈장량도 많아지고, 그에 따른 철 요구량이 많아지므로 보건소에서 주는 철분제를 복용하고 음식에서도 철분섭취에 신경 써야 합니다.
이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임신 중의 식단은 당연히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임신성 당뇨를 고려해야 하므로, 빵, 떡, 과자, 아이스크림 등 단 가공식품을 줄여야 하며, 백미보다는 현미 위주의 밥을 권장하고, 고단백 음식 위주로 자연식품의 섭취를 늘려야 합니다.
실제 임신 중에 권장되는 추가 칼로리 섭취는 초기 100kcal 중기 300kcal 후기 450kcal 정도 많지 않기 때문에 중기 이후에도 우유 1~2잔이면 충분한 정도입니다.
즉 임신 중이니까 괜찮다며 한밤중 야식을 먹고, 후식으로 케이크에 임신 중이라 덥다며 프라푸치노를 먹는 것은 다이어트 중이 아니라도 태아를 위해서 좋지 않다는 것이죠.
임신 중 다이어트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때의 다이어트는 매우 정석적인 다이어트여야 합니다.
굶거나, 고구마, 바나나, 닭 가슴살 등 몇 가지 다이어트의 대표 음식만 먹거나 하는 형태는 절대 안 됩니다. 태아에게 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자연 음식 위주의 식단에 엽산, 철분 및 단백질 섭취에 좀 더 신경을 쓰는 식단을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며, 그렇게 평균 체중인 경우 12kg, 좀 더 신경을 쓰자면 10kg 정도의 체중증가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체중인 경우에는 조금 더 증가해도 되며, 과체중 이상이면 그보다 적게 증가하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 정도의 체중은 출산 후 부기가 빠지고 모유 수유를 하면서 출산 후 1달 안에 대부분 빠지게 됩니다. 모유 수유를 하면서 체지방이 빠지기 때문입니다.
운동의 경우에는 임신 20주가 넘어가면서 걷기 위주로 서서히 늘려가면 좋고, 임산부 요가나 필라테스 등의 무리 되지 않는 근력 운동을 해주는 것은 좋습니다.
특히 출산 후 아이를 돌보는 과정에서 팔힘이 매우 중요해지기 때문에 상체위주의 근력은 미리 키워두는 것도 좋습니다.
저의 경우 임신 중 10kg이 증가하였고 출산 후 10일 만에 그 몸무게는 다 빠졌습니다.
물론 저는 체중에 관심이 아주 많은 한의사이기 때문에 임신 12주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꾸준히 했고, 출산 후 3일째부터 약간의 스트레칭 위주로 간단한 운동도 하고 출산 후 바로 복용한 한약에 좀 더 신경을 쓰기는 했었지만요.
그리고 수유 중에는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기도 했습니다(원래 체중이 거의 고정인 사람이라 약 2kg 정도 더 빠진 것이긴 했지만요.)
임신 중에 과도하게 체중을 증가시키지 않으면 출산 후 수유를 하면서 충분히 뺄 수 있습니다.
살이 찔까 봐 너무 먹지 않는 다이어트를 하거나, 나중에 빼면 된다는 생각에 마구 먹어도 되는 습관은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 꼭 건강한 임신 중에도 건강한 식단 다이어트 하세요.
<임신 중 다이어트의 tip>
1. 충분한 영양과 적절한 운동으로 조합된 정석적인 다이어트를 한다.
2. 자신의 임신 전 체중에 따라 적절한 체중증가는 반드시 이루도록 한다.
3. 입덧이 끝난 후 식욕이 급증하는 시기를 조심한다.
4. 운동은 보통 입덧이 끝나는 시기부터 시작해도 되나 걷기나 스트레칭 위주의 간단한 운동부터 힘들지 않게 몸상태를 점검하면서 시작한다.
5. 식사량을 과도하게 줄이는 것 보다는 건강하고 담백한 음식을 소화가 잘될 정도로 먹고, 간식을 먹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6. 임신 초반에는 한 달 500g 정도, 중기 이후에는 1kg 이상 찌지 않도록 노력한다. 막달이 되면 1주에도 1kg씩 증가할 수 있다.
7. 임신 초기 부정출혈, 복통, 조산 기가 있는 경우, 자궁경부가 무력한 경우에는 무조건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다이어트보다는 태아가 우선이다.
※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전문의,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