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면 한 번쯤 '밥 배 따로, 디저트 배 따로!'를 외치며, 슈크림 라떼와 치즈 케이크를 먹어본 적 있으실 거예요. 남자들은 보통 '밥 먹고, 그게 들어가? 그 배가 있으면 술이나 먹지'라고 기겁하지만 말이죠.
밥 먹고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습관은 다이어트의 적이지만 참 끊기가 힘듭니다.
우리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인류의 역사는 700만 년이라고 합니다. 상상도 잘 안 되는 기간이죠. 그 중 농경사회가 시작된 건 1만년전 이라고 하고요.
699만년에 걸쳐 인간은 사자와 하이에나가 먹고 남긴 짐승의 골수나 뼈, 채집 활동으로 얻은 채소, 씨앗류, 정말 가끔 운좋게 먹을 수 있었던 과일류를 먹으면서 살았습니다.
지금처럼 쌀이나 밀, 사시사철 나오는 과일은 정말 구하기 힘든 음식이었죠.
골수나 뼈, 야채, 씨앗류와 쌀, 밀, 과일의 차이는 바로 탄수화물, 그 중 당류의 함량에서 차이가 납니다.
골수나 뼈, 남은 고깃 덩어리, 채소 등에는 단백질, 지방, 그리고 탄수화물 중에서도 식이섬유 함량이 훨씬 더 많습니다.
우리의 선조는 당류보다는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먹고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구석기 다이어트,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출발합니다.
탄수화물, 특히 포도당은 중요합니다. 우리 뇌와 적혈구 등의 특수하고 중요한 세포들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습니다.하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포도당을 충분히 공급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몸에서는 포도당을 증가시키는 것, 즉 혈당을 높이는 기전은 여러 가지(글루카곤, 아드레날린, 당질코르티코이드)이지만, 포도당을 감소시키는 것, 즉 혈당을 낮추는 기전은 인슐린 회로 한 가지 뿐입니다.
즉, 혈당이 높은 상황에 대해서 우리 몸은 충분히 준비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당이 넘치는 현대사회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나날이 높아져 가는 이유입니다.
아주 가끔 운좋게 과일을 먹어 당분이 높아진 상황이면, 우리 몸은 그 남은 포도당을 지방으로 저장하여 미래를 대비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포도당과 과당은 근육이 사용하고 남으면 모두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단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이 총 섭취 열량이 적어 체중이 적게 나가더라도 체지방률이 높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여자는 남자보다 체지방률이 높습니다. 여자가 치킨을 많이 먹어서가 아닙니다. 바로 임신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이를 10달간 뱃속에서 키워내고, 수유하기 위해서는 지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여성 호르몬은 모두 지방의 축적을 유도합니다. 특히 엉덩이, 허벅지 부위로 지방이 쌓입니다. 적당하면 S라인이지만, 과도하면 하체비만이 되죠.
여성이 단맛을 남성보다 좋아하는 이유도 지방의 축적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성호르몬은 주기를 가지고 요동칩니다.월경 전이 되면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고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상황은 세로토닌이 줄어드는 상황을 만듭니다.
세로토닌은 행복하게 만드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죠. 세로토닌이 줄어들면, 우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단 음식은 세로토닌을 증가시킵니다.
그래서 월경 전 여성들이 짜증이 많아지고 단 음식을 먹고 싶어지는 것이죠.
한의원에서 진료할 때 과도한 월경 전 증후군, 평소의 예민함, 까칠함, 불면,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한약에는 그래서 단맛을 내는 약재들이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간단한 예로 대추가 많이 들어가죠. 케이크 대신 말린 대추를 드세요.)
이렇듯 단맛에 여성들이 끌리는 이유는 생존과 생식이라는 면에서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예전에는 단맛을 섭취할 기회가 일년에 몇 번이었지만, 요즘은 하루에도 몇 번씩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그래서 살을 빼려면, 단맛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평소에 너무 단 음식을 덜 먹는 수밖에요. 단맛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먹으면 계속 먹게 되거든요.
생활 속에서 당을 줄이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하루 3끼 중 1끼 정도는 쌀밥을 먹지 않거나 적게 드세요. 대신 두부, 달걀 등의 단백질 음식과 채소, 해조류, 버섯류 등의 당류가 적은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쌀밥을 먹으려면 백미 대신 현미, 정제되지 않은 곡물을 이용하세요.
2. 단백질 음식과 좋은 지방의 섭취를 더 늘리세요. 밥을 먹지 않으면 헛헛할 수 있어 식사 후 먹는 간식 양이 늘 수 있습니다. 최대한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좋은 음식들을 더 드세요.
3. 단 음식을 먹었다면 바로 30분 정도는 걷거나 운동을 하세요. 혈당이 높아졌을 때, 바로 근육으로 소모해주면 몸에 저장되는 양이 줄어듭니다.
4. 물, 차 이외의 음료는 반드시 줄이세요. 가공되어 있는 주스, 탄산음료, 커피 전문점의 시럽이 들어간 음료, 생과일 주스 등에도 당분은 매우 많습니다.
5. 시럽과 소스를 조심하세요. 무심코 먹는 케첩, 마요네즈, 샐러드 소스에도 당분은 매우 많습니다.
단 음식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건강식으로 한 식밥을 먹더라도 당분의 섭취는 많거든요.
예전보다 쌀 섭취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다른 음식을 통한 당섭취는 매우 늘어났고 운동량이나 활동양도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에 단 음식은 반드시 신경써서 관리해주셔야 다이어트에 성공하실 거예요.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전문의,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