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까지는 음식 섭취에 있어서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동물성지방인 포화지방산을 지목하며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줄이라고 줄곧 말해왔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가 되면서 더욱 이슈가 된 것이 '트랜스지방산' 입니다.
저번 칼럼에서는 지방산의 분류를 크게 '포화지방산', '불포화지방산'으로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트랜스지방산이 어느 분류에 속하는지 알려드릴게요.
트랜스지방산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물성 기름에 열을 가했을 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즉, 식물성지방을 가공하여 만든 인공지방으로 마가린, 쇼트닝도 여기에 속합니다.
트랜스지방산이 대두되던 2000년대 초반에 저도 많이 놀랐던 것은 ‘마가린이 버터보다 안 좋다’ 라는 사실을 알면서부터입니다.
예전엔 저도 버터는 동물성지방이라 몸에 좋지 않고, 마가린은 식물성 지방이라 버터보다 몸에 좋다고 생각해 빵에 버터보다는 마가린을 바르는 것이 건강으로나 칼로리로나 더 좋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마가린이 더 안 좋다니. 그 동안 몸을 생각하면서 일부러 신경 써서 먹던 마가린이 생각나면서 ‘마가린 쇼크’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가린이 식물성 기름으로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액상인 식물성 기름을 가공하여 고체로 만들면서 트랜스지방으로 변성되며 이것이 몸에 매우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가린은 고체 형태라 보관과 이동이 편리하며 오랜 기간 실온에 두어도 변질되지 않고 쥐나 바퀴벌레조차 접근하지 않아 대량생산과 보관에 획기적인 식품으로 각광받았습니다. 그런데 트랜스지방의 유해성이 밝혀지면서 식품업계도 큰 타격을 받게 되었죠.
트랜스지방산, 왜 안 좋은가?
트랜스지방은 동맥경화의 주범인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며, 포화지방산보다 그 정도가 2배가 넘는다고 합니다. 반면 동맥경화 예방효과가 있는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떨어뜨립니다.
또한 세포막 변성을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오히려 멀쩡한 영양분을 흘려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각종 호르몬의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비만이나 당뇨병에 걸리기 쉽게 됩니다.
트랜스지방산, 얼마나 먹어야 하나?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트랜스 지방산의 일일 허용한도를 하루 섭취 에너지의 1% 이내로 정했습니다. 성인 하루 섭취 에너지를 2000kcal정도로 봤을 때, 트랜스지방산 하루 제한량은 2.2g이 됩니다.
트랜스지방산의 무시무시함을 몰랐을 때에는 극장에 가서 영화 볼 때 팝콘이 없으면, 뭔가 서운해서 영화 보다가도 사러 나가기도 했는데요, 이 즉석 팝콘의 경우 전체 지방의 절반 가까이가 트랜스지방산이라고 합니다. 팝콘 한 봉지(200g)를 먹을 경우 트랜스지방산을 22g이나 먹게 됩니다. 이는 하루 제한량의 10배에 해당하죠!
하루 제한량 2.2g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 이에 해당하는 식품을 소개해 드리면, 도넛 1개, 크로아상 1/2개, 피자1/7조각, 감자튀김 2/3봉지, 과자 1봉지 이내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다릅니다. 모를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던 도넛, 감자튀김이겠지만, 오늘 이 글을 읽으셨다면 앞으로 과자 한 봉지도 좀 줄여 드시겠죠?
트랜스지방산 줄여 먹는 4가지 방법!
1. 군것질은 감자 칩이나 과자대신 견과류로 대신하세요.
2. 튀김 대신 찜이나 구이를, 굳이 기름을 써야 한다면 올리브유, 포도 씨유, 참기름, 들기름 등 저온 압착한 기름을 쓰세요.
3. 식물성 기름이라도 상온에 오래 두거나 뚜껑을 열어두면 트랜스 지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개봉한 기름은 냉장보관하고 밀봉을 잘 해주세요.
4. 빵이나 과자를 먹고 싶을 때에는 소트닝이나 버터를 사용해 맛이 고소하고 촉촉한 질감을 내는 머핀이나 케이크는 피하고, 호밀빵, 통밀빵, 바게트처럼 트랜스지방이 없는 담백한 빵이나 과자가 좋습니다.
※ 칼럼 제공 : 닥터스키니, 의사 최보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