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내게 수업을 받은 회원 분께서 체중감량에 대해 질문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살 빼려면 언제 운동을 해야 하나요?” 그래서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답을 드렸다.
“새벽 운동을 하시면 어떨까요?” “아침 공복 운동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후로 그 회원은 한 달간 꾸준히 새벽 공복 상태에서 러닝머신 위를 30분간 윗옷이 흥건히 적실 정도로 달리셨다고 한다. 그 기간의 식사 조절량은 알 수 없으나 한 달 만에 체중이 약 5kg이 감량되었다고.
실제 이 부분( 이 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호불호(好不好)’가 첨예하게 나뉜다.
먼저 도움이 안 된다(효과적이라 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이렇다.
'아침 공복에는 몸 속의 탄수화물이 가장 적은 상태이므로, 이때 운동을 하면 지방을 더 효과적으로 태울 수 있으므로 아침 운동을 하는 것이 더 낫다' 라고 하지만.
공복에 운동을 하게 되면,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글리코겐)이 부족하므로 단백질을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단백질이 근육을 끌어다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의 손실을 초래한다. 또한, 근육의 손실로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게 되므로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그 다음은 도움이 된다(효과적이다)는 주장은 이렇다.
‘아침식사를 하기 직전인 이상태는 공복 상태이기 때문에 혈액 내 포도당(탄수화물이 에너지로 사용될 수 있도록 분해된 상태) 수치가 가장 낮고 지방산(지방이 완전히 분해되어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 상태) 수치가 가장 높을 때이다.
즉 간에 저장되었던 탄수화물이 분해되어 혈액으로 동원된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공복시 탄수화물은 대부분 뇌로 이동된다. 뇌는 편식이 심해서 탄수화물만 먹고 살기 때문이다. 근육은 하는 수없이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주로 사용한다.
이 때, 운동을 하게 되면 지방세포에서는 지방을 계속 혈액을 통해 근육으로 이동시킨다. 그렇게 되면 근육은 탄수화물의 차선책으로 지방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소위 '지방 분해 모드'가 지속되는 것이다.
실제로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부족하여 단백질을 사용하는 단계는 아침 공복 상태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침, 점심, 저녁을 다 거르게 되면 간에 비축된 탄수화물은 거의 다 고갈된다. 그때에 비로소 단백질이 원료로 사용되어 탄수화물을 새롭게 만들어 뇌에 공급하게 된다.
이렇게 단식이 지속되면 체내에서는 근육 속의 단백질이 빠르게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차선을 택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케톤체이다.케톤체는 지방의 부산물로써 질 낮은 짝퉁 탄수화물이라 할 수 있겠다. 뇌가 살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는데, 그것은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탄수화물과 지방, 그리고 단백질을 적절히 조율하는 호르몬이다.
인슐린은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호르몬이지만 에너지 대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인슐린은 동화작용(합성)을 하는 호르몬이다.
식사를 하고 혈당이 상승하게 되면, 인슐린이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의 베타 세포에서 분비된다.
인슐린은 혈액 내 포도당(탄수화물이 완전히 분해된 상태)을 간이나 근육세포로 끌어들여 다시 글리코겐(포도당이 두 개 이상 결합한 덩어리)의 형태로 저장하는 일을 한다. 또한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단백질을 합성한다. 지방도 동시에 중성지방 형태로 지방세포로 비축하게 된다.
그와 반대로 식사를 하기 전에는 인슐린의 작용은 최소한으로 줄게 되고, 글루카곤이 활성화 된다. 글루카곤도 췌장의 랑게르한스 섬에서 분비되는데 알파 세포에서 나온다.
운동 시에는 글루카곤이 더욱 활성화된다. 인슐린은 상대적으로 적게 분비된다.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을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근육세포에서는 탄수화물과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인슐린의 분비가 최소한으로 작용하는 시점인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지방을 감량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침 공복 운동 후 식욕을 참지 못하고 평상시에 먹던 식사량 이상으로 섭취할 수 있어서 칼로리를 더 많이 높일 수 있다.
또한, 하루 내내 피로감과 무기력증으로 인해 신체 활동이 줄어들어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다소 무리를 줄 수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몸의 항상성 기전이 발동된 보상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공복 상태의 운동은 당뇨병 환자에게 저혈당 상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이 높은 사람은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해야만 하는 목적이 있다면, 한시적으로 아침 공복 운동을 시도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24시간 동안 고유의 신체 리듬에 따라 운동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한 달간 아침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한 회원분도 며칠 동안은 많이 힘들어하셨다, 얼굴도 피곤함이 묻어났었다. 그러나 체중의 변화가 일어나면서(체지방 5kg 감량, 근육량 0.5kg 소실) 참고 꾸준히 아침 공복 운동을 한 결과 보상작용의 부정적 효과들을 이겨낼 수 있었다.
* 참고문헌: <피트니스가 내몸을 망친다> 위즈덤하우스,<신인류 다이어트> 김영사
※칼럼제공: 피트니스 큐레이터, 김성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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