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대학동기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졸업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살이 찐 친구도 있고 마른 친구도 있더군요.
그런데 약간의 체중변화는 있어도 원래 말랐던 친구들은 여전히 마르고, 원래 체중이 나갔던 친구들은 더 살이 찐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이야기한 세살 체중 여든까지 법칙 때문일까요?
똑같이 한의원과 육아를 하는 비슷한 생활을 할텐데 '도대체 왜 그럴까' 궁금해서 유심히 마른 친구들의 식사 과정을 관찰해보았습니다.
1. 마른 사람들은 천천히 꼭꼭 오래 씹어 먹는다.
살을 빼기 위한 노력 중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면, ‘천천히 먹기’라도 하시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2~3 테이블의 동기들의 식사 모습을 보니 결혼식 동영상을 보면서 가장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사람이 제일 마른 친구였습니다. 살이 찐 남자동기들은 빨리 식사를 끝내고 다음 메뉴를 기다리고 있었죠.
씹는 행위에 집중을 하다 보면 음식 맛을 잘 느낄 수 있고, 소화도 잘 됩니다.
천천히 먹게 되니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 시간인 약 15분까지 섭취한 양이 적게 됩니다. 결국 적게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2. 밥을 남긴다.
마른 사람은 밥을 남기거나 조금씩 덜어서 먹습니다. 내 앞에 있는 음식을 다 비워 버릇하면 배가 불러도 계속 먹게 됩니다.
테이블에서 똑같이 할당된 빵과 스프와 스테이크를 남기는 사람은 역시나 마른 친구였습니다.
음식을 남기는 것은 자연환경을 파괴할 수 있으니 미리 욕심보다 한 숟갈 정도만 적게 덜어서 먹는 것이 좋겠죠?
눈 앞의 음식은 배가 불러도 대부분 먹게 되니 욕심이 나지 않도록 미리 덜어서 드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3. 후식 및 간식을 자주 먹지 않는다.
이것은 보통 여자에게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남성의 경우는 살이 쪄도 단 후식을 즐기지 않는 경향이 있죠. 대신 술을 먹지만요. 단 음식을 좋아하는 여성들은 디저트를 꼭 먹습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밥을 적게 먹더라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보통 간식이나 후식을 챙겨 먹는 습관에 있습니다.
단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달달한 디저트와 간식을 끊기만 해도 살이 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역시나 마른 여자동기들은 한 조각씩 나오는 케이크와 웨딩 떡도 반 이상 남기더군요.
4. 야식을 즐기지 않는다.
결혼식에서 여자동기들은 살이 빠져있고 남자동기들은 대부분 살이 쪄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똑같이 일을 하고 육아를 하는데도 그랬던 이유는 아마 야식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실에서 여자들이 아무래도 저녁에 집안일을 더 하게 되고, 회식 및 모임, 야식이 남자에 비해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살 안 찌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요?)
하지만 남자들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야식을 더 즐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식은 다이어트의 적입니다.
후식, 간식, 밥 양 그 무엇도 야식을 즐기는 습관만큼 체중증가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야식은 꼭 줄여주세요.
5. 잠이 많다.
제가 아는 마른 동기들은 모두 시험기간에도 잠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평소 밤을 새거나, 불규칙적으로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증가합니다.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감소합니다.
결국 잠을 잘 못 자면 식욕이 특히 단 것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피곤해서 살이 빠지는 것 같지만 결국 비만이 되는 것이죠. 하루 7-9시간 정도의 수면시간은 지키는 것이 다이어트에 중요합니다.
6. 운동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많이 움직인다.
정말 마른 사람들은 보통 운동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늘씬하게 몸매가 좋은 사람은 운동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둘 타입 모두 공통적으로 부지런하고 빠릿빠릿한 경향이 있습니다. 잘 걷고, 많이 움직이고, 생활 속에서의 활동량이 많은 편입니다. 엉덩이가 가볍다고들 하죠.
운동을 할 시간이 없거나 싫어하더라도 생활 속에서 많이 움직이는 것이 마른 사람들의 생활습관입니다.
7. 다이어트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이어트에 집착하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살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음식을 하나하나 먹을 때마다 신경 쓰지 않아도 살이 찌지 않는 생활습관에 익숙하다면 살은 찌지 않습니다.
습관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이후에는 숨쉬듯 자연스럽고, 몸에 배어있는 것이므로 다이어트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이죠.
살이 찌지 않는 사람들의 습관을 알고 싶으면, 주변의 마른 친구들을 잘 관찰해보세요. 그리고 자극을 받아보세요.
행동을 변화시키는 첫번째 심리는 자극 받기, 질투심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해보세요.
다이어트는 꾸준함입니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몸무게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에 집중해주세요. 반드시 몸은 변할 거예요.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 전문의, 박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