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것 같아, 나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데.
그냥 타고난 것 아닐까?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것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이런 물음에 상당수 해답은 나와 있다.
비만을 일으키는 수많은 유전자 변이들, 그리고 그 유전자 변이가 식욕을 늘리고 체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많은 정보가 이미 다 알려져 있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을 시작으로 유전자 검사를 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한국에서는 비만 유전자만 관련해서 검사하는 서비스도 존재한다.
이 많은 유전자 변이가 비만과 연관이 있으며 그 중에도 연구가 많이 되어있고, 가장 비만과 연관도가 높은 것은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수용체 유전자인데, 이 유전자는 변이가 드물다.
하지만 의외로 유전자 변이가 많고, 비만에 연관도도 높은 유전자인 MC 4R 유전자 같은 경우, 수많은 종류의 변이에서, 식욕증가, 과식, 복부비만을 동반한 전신 비만의 경향성을 보였다.
인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고도비만의 5~15 %정도에서 MC 4R 변이가 보이며, MC 4R 유전자 변이가 있는 인구의 50%에서 과체중인 경향성을 보인다.
우리 개개인은 완벽하지 않으며, 확률적으로 이 무수한 유전자 중 하나둘 정도는 변이가 있어 기능이 없거나, 기능이 줄어있다.
물론 모두 완벽한 기능을 갖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식욕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망가진 경우에는 주홍글씨처럼 비만이라는 딱지를 같이 붙이고 살아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
각각의 유전자가 기능을 못 하는 변이를 했다 해도, 그 비만 인구의 체중도 역시 표준분포를 가지며, 정상체중인 인구도 많이 존재한다.
피할 수 없이 고도비만을 유발하는 극단적 유전자 변이는 드물며, 보통의 비만 유전자는 개인의 노력과 생활환경의 차이에 따라 충분히 조절할 정도로 식욕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이다.
가령 FTO 유전자 (지방과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의 변이는 탄산음료, 단 음식에 대한 선호를 특징적으로 많이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의식적으로 그런 음식만 피하고, 다른 음식들로 탄수화물을 섭취해 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아쉽게도 현시점에 비만유전자와 그것을 막아 줄 방법에 대해 집대성한 임상 연구들은 없다.
하지만 많은 유전자 변이에도 불구하고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결국엔 음식량을 조절하기보단,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다이어트에 유리한 음식들로 종류를 바꿔 (저지방, 저혈당 지수 등) 건강을 지키려 노력해보자.
그렇다면, 본인이 가진 유전자에서 최대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가꿀 수 있을 것이다.
※ 칼럼제공: 365mc 병원, 닥터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