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슬픈 영화를 못 보는데요, 좋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보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닌데 언제쯤부터인지 보면, 영화 ‘마더’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마더’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로 어떤 장면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떤 부분이 저의 기억을 파고들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어 영화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그 이후로 슬픈 영화나 연극은 보지 못합니다.
아마도 그 영화가 건드렸던 제 기억 속 약점은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겪었던 조부모님들의 죽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할머니께서 중풍으로 돌아가신 후 현실적인 슬픔을 느꼈고, 외할머니께서도 갑자기 쓰러지셔서 매우 놀랐었습니다.
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도 그렇고, 한의대에 다니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속상했죠.
그리고, 외할아버지도 외할머니가 떠나신 지 얼마 되지 않아 뇌졸중으로 돌아가셨고, 이렇게 3번의 장례를 경험하게 됐습니다.
그때 보았던 부모님의 슬픈 모습이나 부모님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부모님 소재의 슬픈 영화는 보지 못합니다.
이렇듯, 서론에서 언급했다시피 저는 가족력으로 뇌졸중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국민의 3대 사망 원인 중 하나기도 합니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뉘는데, 뇌출혈은 사망률이 높고, 후유증은 뇌경색이 더 심각한 편입니다.
그래서, 뇌졸중 관리도 중요한데요,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성인병을 갖고 있으면 뇌졸중의 위험이 커집니다.
또, 체지방률이 25~30%의 과체중이나 비만인 분들도 뇌졸중의 발병 위험도가 높습니다.
특히, 비만이라면 혈관 벽에 염증이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꼭 체중 관리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내원하는 다이어터 환자분들 마다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검사를 합니다.
C-반응성 단백질은 동맥경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리, 혈관 질환에 걸린 적이 없어도 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높은 사람을 찾을 수 있고, 이미 발병한 사람은 예후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와 미국 심장협회에서는 C-반응성 단백질을 혈관질환의 위험도와 예후를 평가하는 데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다이어트를 위해 내원하는 분 중 상당수는 다이어트를 미용 목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위해 체성분 검사나 혈액 검사를 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2018년 한국 성인 남녀 1,0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건강을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13.8%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는 외향적인 이유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미용을 목적으로 다이어트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다이어트 시장이 커지면서 비만율도 증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2013년에 7조 원에 달했던 다이어트 산업 시장이 2018년에는 10조 원까지 성장했습니다.
함께 비만율도 2015년엔 5.3였던 것이 2030년에는 9%에 이를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또, 한 연구 결과에서는 다이어트를 시도한 7명 중 단 1명 만이 실제 감량에 성공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100명 중에는 1명 만이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 10kg 이상 감량하리라 예측했습니다.
분명, 다이어트 보조식품이나 운동용품들은 날로 발전하는데 왜 비만율은 줄어들지 않는 것일까요?
이에 관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