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하고 시간을 보면 20분도 채 지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상사분들이 식사를 워낙 빨리하셔서 저도 급하게 허겁지겁 먹게 됩니다‘
‘일이 바쁘다보니 식사를 거르게 되고, 퇴근하고는 배가 고프다보니 너무 빠르게 섭취하게 됩니다’
‘면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다보니 빨리 먹습니다’
영양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식사패턴들이 나타나는데, 현대 사회 사는 많은 분들이 겪는 부분 중 하나가 ‘빠른 식사 속도’입니다.
어떤 메뉴를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고 있는가’도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예전에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재미있는 실험이 생각납니다.
식사속도가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에 대한 실험이었습니다.
실험의 내용은 인체에 해가 없을 정도의 방사능 물질을 음식물에 주입합니다.
그리고 그 음식을 참가자에게 빨리 먹을 경우 2분, 천천히 먹을 경우 10분 동안 음식물을 먹게 합니다.
그 다음, 소화 되는 과정 중에 방사선에 빛을 내는 입자가 위나 소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30분 간격으로 2시간에 걸쳐 관찰합니다.
그래서, 방사능 물질의 배출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음식물이 소장으로 반쯤 넘어간 시간을 분석한 결과 빨리 먹었을 경우 109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먹었을 경우 53분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천천히 먹었을 때 소화가 더 잘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할 때 최소 20분 이상 식사 해야한다!” 라는 지침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20분 이상을 식사해야 할까요?
우리가 입에서 음식을 잘게 쪼개 씹으면 음식물은 식도를 지나 위로 들어갑니다.
위로 들어간 음식물은 소장으로 이동하면서 영양소들이 흡수되고 혈중으로 배출됩니다.
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영양소들이 뇌의 중추신경계에 포만감의 신호를 보냅니다.
그럼, 우리는 그때서야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20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중추신경계가 작용하기 전에 빠르게 섭취하게 되면, 포만감이 느껴지기 전이므로 더 많이 먹게 됩니다.
그리고, 식후에는 “과식했다!”, ”배부르다!” 의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천천히 먹기 위해서 우리가 실천해 볼만 한 것들을 살펴볼까요?
1. 원재료가 살아있는 음식 먹기.
빵이나 초콜렛, 면 등은 잘 씹지 않고도 삼키기 쉬워 섭취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러나, 야채나 과일, 현미밥 등은 우리가 꼭꼭 씹지 않으면 그냥 삼키기가 어렵습니다.
2. 한 입에 넣는 음식을 적게!
한 입에 넣는 음식이 많으면 미처 제대로 다 씹지도 못한 음식들이 그냥 삼켜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적은 양을 입에 넣고 제대로 꼭꼭 씹어 섭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3. 대화 나누며 식사하기.
예전 우리 어른들은 식사 중 말 하는 것을 금기시 됐었죠.
하지만, 요즘 시대에는 식사 시간이 좋은 소통의 시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만큼 즐겁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식사의 속도가 늦춰집니다.
4. 회식 자리에서 고기는 내가 굽는다!
대한민국 회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고기집!
여기에서 집게를 선점하고 고기를 굽게 되면 확실히 음식 섭취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리고, 그 사이 20분이 훌쩍 지나면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5. 식사 속도가 빨라진다고 느낄 땐 숟가락 잠시 내려놓기.
의식의 전환 타임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순간, 허겁지겁 섭취하고 있는 스스로를 인지했다면, 잠깐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을 주어도 천천히 섭취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처음부터 메뉴를 제한하고, 식사량을 확 줄이는 다이어트보다는 천천히 식사하는 연습부터 시작하길 권장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여가면서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칼럼제공: 남진아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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