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야 이 증상이 단순히 다이어트로 인한 조절 실패로 알기 때문에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자기 비하와 부정적인 바디 이미지에 대한 얘기들을 듣게 되지만, 점점 내담자들의 내면세계를 가로막는 보호자들과 저는 마주하게 됩니다.
모든 심리치료가 그렇겠지만, 식이장애 역시도 증상 이면에 있는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의 결핍들, 오랜 시간 묻어두었던 상처들을 바라봐주고 보듬어주는 내면치료를 통해 그동안 다른 외부의 목소리로 가려져 있던 진짜 나 자신과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진짜 나, 진정한 자기 자신의 의미는 어떠한 비판적인 목소리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상태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분명 도움을 받기 위해 클리닉에 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그동안 나 자신의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기 때문에, 또 다른 한 부분에서는 어떻게든 내면의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보호하고 필사적으로 막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족 관계를 비롯한 내적 경험에 따라 사람마다 보호하고 있는 취약한 감정들이 있는데, 어떤 사람은 그것이 외로움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소외감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이것을 일반적인 심리학 용어로는 흔히 ‘방어’라고 부르고, 내면 가족치료에서는 ‘보호자’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나에게는 어떤 보호자들이 있을까요?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기 이해서는 나의 보호자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보호자가 보호하고 있는 나의 고통스러운 감정들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가 그토록 마주하고 싶어하지 않은 감정들을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삶의 균형은 점점 깨지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보호자들의 대표적인 모습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나는 어디에 해당되는지, 그 보호자가 나의 어떤 취약한 감정을 보호하고 있는지 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질문을 해보세요.
이 외에도 사람마다 더 다양한 형태로 보호자의 모습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1.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비판자
자주 하는 말: 더 해야 해, 더 성공해야 해, 너는 아직도 한참 부족해
2. 내 행동이 다 못마땅한 비난자
자주 하는 말: 네가 그렇지 뭐, 너는 정말 쓸모 없는 인간이야. 그렇게 밖에 못해?
3. 다른 사람들만 돌보는 양육자
자주 하는 말: 나는 괜찮아.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네가 편한 게 제일 중요해
4. 모두에게 인정받는 게 중요한 스마일 천사
자주 하는 말: 나는 힘든 거 없어. 내가 하면 되지 뭐
5. 극심한 다이어트, 폭식, 구토
자주 하는 말: 더 말라야 해, 배부른 느낌이 싫어
6. 지적인 이성주의자
자주 하는 말: 감정을 드러내는 건 연약한 사람이 하는 행동이야
※ 칼럼제공: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클리닉,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www.eatingdisor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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