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이라는 단어는 왠지 부정적인 느낌을 들게 합니다. 하지만, 거절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회사, 사회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부탁을 해올 때 유연하게 거절을 잘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어려운 상사의 부탁, 친한 친구의 부탁, 사랑스러운 애인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음식섭취에 대한 부탁, 제안에 대해서만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같이 음식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무실에서 생일파티를 하면 케이크를 나눠 먹을 수도 있고, 늦은 오후 간식을 주문해서 함께 먹기도 하고, 상사와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갑자기 술을 한 잔 권하시면 거절하기가 참 힘이 듭니다.
저 역시도 거절을 잘 못 하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옆자리 앉은 동료가 ‘이 간식 하나 먹을래요?’라고 하면, 상대방이 무안할까 봐 ‘네 감사합니다’ 하고 일단 받습니다.책상 위에 올려둔 간식이 계속 신경 쓰이고, 참다 참다 결국은 먹게 됩니다.
왜 우리는 ‘아니요, 괜찮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할까요?
저의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해보자면, ‘내가 지금 거절을 하면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볼까?’ ‘나만 안 먹는다고 유별나게 보진 않을까?’ 하는 상대방의 시선을 매우 의식했었습니다.
특히 체중감량 전에는 덩치가 큰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덩치에 그만큼 먹는다고?’, ‘더 먹을 수 있잖아’ 등의 말들이 두려워서 거절을 못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상대방에게 미움받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들 때문에 원하지 않지만 수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나를 생각해서 제안해준 건데 여기서 내가 거절해버리면, 저 사람이 나에게 서운해하거나 마음이 상하진 않을까라는 생각들과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것을 계속적으로 수긍하다 보면, 내면에 스트레스나 화가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음식을 거절하지 못해서 생기는 배부름이나 체중 증가는 또 다른 폭식이나 과식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나쁘게는 감정적으로 굉장히 날카로워지기도 해서 괜히 집에서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화풀이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꼭 거절을 못 하는 내 성격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면, 기자로 일하고 있던 A양과의 영양 상담이 있었습니다.
일 특성상 자유롭게 식사하기보다는 상사와의 식사가 굉장히 많았고, 점심식사 도중에도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A양은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입이었기 때문에 부장님께서 술을 권하시거나,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으라고 하면 그 뜻을 거스를 수가 없어 너무 스트레스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거절을 못 하더라도, 우리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몇번 해보면 ‘별거 아니구나’, ‘타인이 그렇게까지 나를 신경 쓰지 않는구나’ 라고 느끼게 되실 거라 믿습니다.
이 경험들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나 확신도 높아지게 됩니다. 무분별한 음식섭취의 원인은 정말 복잡한 내 인생에 대한 태도들이 얽혀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할 때, 내가 원하는 만큼만 즐겁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지만 제일 우선을 ‘나’로 두는 것이 핵심일 것입니다.
오늘도 나를 위하는 하루 되세요!
※ 칼럼제공: 남진아 영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