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최대적, 폭식증!

미국 정신질환 진단체계 (DSM-5)에 따르면, 폭식은 2인분 이상의 식사양을 2시간 이내에 빠른 속도로 섭취하는 이상식사행동을 동반하거나 체중증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먹은 음식을 제거하는 보상 행동이 동반되는 것을 뜻한다.

위의 증상이 주1회 이상 적어도 3개월 동안 지속되면, 폭식증으로 진단 내릴 수 있다.

구토현상이 없어도 폭식이 주1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라는 진단명으로 분류된다.

폭식증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은 겨울철이나 저녁식사 후 야간이다.

일조량이 현저히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세로토닌의 합성이 감소하고, 스트레스성 폭식이 늘어나기 쉽다.

또한, 생리전 증후군이나 야식 증후군과 같은 세로토닌 연관 증상이 동반되면서, 탄수화물 중독이 쉽게 일어나고 아무리 잠을 자도 지속적으로 피곤함을 느끼는 과수면 상태가 동반되기도 한다.

겨울철은 폭식증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인 셈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 분들을 보면, 반복적인 다이어트 실패와 요요현상으로 인해 폭식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하나는, 우울이나 분노 등이 폭식으로 해소되면서 동반되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다.

이 경우는 단순한 비만치료나 폭식증 치료만으로는 해소되지 않고 폭식증이 재발하게 되는 요인이 되며, 비만 치료나 다이어트에 커다란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환자들이나 가족들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폭식을 일으키는 심리적인 요인을 살펴보아야 한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치료제 1순위로 사용되는 이유는 생물학적 원인 때문이다.

음식을 먹을 때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문제가 있거나, 다행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도르핀과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 폭식증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다.

또한, 거식증과 유사하게 성취지향적이고, 날씬함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경향이 지나친 경우에 발병하기도 한다.

심리적으로 청소년기의 욕구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나 행동 문제를 일으키는 등 충동 조절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에 발병하기도 한다.

특히, 10대에 발병되는 폭식과 같은 이상행동은 가족문제에서 발견되기도 하므로 가족이 치료에 반드시 동참하는 게 좋다.

폭식증은 여대생 20%가 경험!

폭식증은 대부분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데, 주로 여성으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서 시작된다.

여대생의 20%가 폭식 경험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점점 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연구결과에서는 10%대였던 남성 폭식증도 20~25%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분노 조절이나 우울감, 강박증을 동반하면서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인식하기보다는 의지로 조절하려는 경향이 높아져 오히려 치료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폭식장애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사회문화적인 요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40년대 이후 서구 사회의 ‘날씬함에 대한 추구’가 폭식증과 거식증이 하나의 정신질환으로 자리잡게 되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날씬함은 독립성, 자율성, 자기 절제의 상징처럼 인식되었고, 미디어에서 보이는 모델이나 스타들은 비정상적인 수준의 날씬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은 그들을 따라하고 싶은 욕망을 갖는 수순을 따랐기 때문이다.

완벽한 여성의 이미지를 획득하기 위해 지난하게 투쟁하면서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왜곡하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고, 살찌는 것에 대한 병적인 공포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먹는 것에 대해 과민해지고, 지나치게 굶고 억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억제를 감당하지 못하고 폭식의 방아쇠가 당겨지게 된다.

그 폭식을 견디지 못하고 토하는 악순환과 그에 대한 죄의식이 반복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200년 전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었고, 16세기 초상화 속 미인들은 통통하고 살집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서구사회는 윤택해지고, 20세기 이후 산업화와 현대화로 삶의 질이 더 향상되면서 날씬함은 ‘미덕이자 추구해야 할 가치’가 된 반면, 뚱뚱함은 ‘자기 관리에 실패한 것’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런 사회심리적 환경의 변화와 압력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신체 이미지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 중 일부 사람들에게 먹는 것, 살찌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거식증이라는 심각한 정신질환이 발생되었고, 더 많은 이들에게는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 억제를 견디지 못하고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증상이 생기게 된 것이다.

3개월, 매주 1회 이상 반복되면, 폭식증 진단!

폭식증을 진단하려고 얼마나 먹어야 폭식이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폭식에 대한 DSM 5의 진단기준은 ‘단시간 내에 일반인들이 먹을 수 있는 양보다 명백히 많은 양을 먹고 음식을 먹는 동안 통제력을 잃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행동이 3개월 동안 매주 1회 이상 반복되면, 반드시 폭식증을 의심해보자.

☞ 폭식증의 종류

1. 폭식증은 폭식후 구토를 하고 이뇨제, 설사약를 사용하거나 극심한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하는 보상행동이 이어진다.

그리고 자신의 체중과 체형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2. 여기에 폭식장애라는 것이 새롭게 추가되었다.구토 등의 보상 행동이 없어도 통제력을 잃는 폭식이 반복된다면, 폭식장애에 해당된다.

3개월 동안 일주일에 1번이라도 폭식한다면, 진단내린다.

주로 혼자 있을 때 발생하고, 고칼로리 음식을 먹으며 식욕을 억제할 수 없다고 느낀다.또한, 식후 죄책감과 자신에 대한 실망과 혐오감 등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 수 있다.

이는 식이장애 중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폭식증이나 폭식장애는 신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신과 응급에 속한다.

폭식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거식증에 비하여 완치될 확률이 높은 편이다.

3분의 1정도가 치료를 받은 이후에도 계속 폭식증을 겪을 수 있으며, 절반 정도는 완전히 회복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시간이 경과하여도 나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구토를 자주 하는 경우 토사물에 의해 치아의 손상, 충치가 생기기 쉬우며, 구토를 자주하는 경우 전해질 이상이나 탈수뿐 아니라, 저칼륨혈증에 의한 심정지 위험도 있다.

위액의 역류로 인해 식도염이나 침샘 비대증이 동반되어 얼굴이 쉽게 붓거나 이하선 염증이 동반되어 귀밑이 불룩해지기도 한다.

폭식은 비만 등 신체적인 문제 뿐 아니라 반복되는 다이어트 실패 등의 심리적인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깊다.

이는 더 나아가 가족과의 트러블을 생기게 만들고, 학교, 직장에서도 능률을 떨어뜨리며, 사회생활에도 심각한 지장이 있으므로 수치스럽다고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도록 하자.

※칼럼제공: 서초좋은의원 원장, 정신과 전문의 유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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