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만주치의, 최보윤 원장입니다.
친구와 점심을 배불리 먹고 난 다음, 오후 3시쯤이 되서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졸음이 쏟아지는 경험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답부터 말씀드리면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입니다. 말만 들어도 어렵다고요? 하지만 우리가 탄수화물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먼저 인슐린과 글루카곤에 대해 말씀드려 볼게요.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반대작용을 하는 호르몬 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음식을 섭취해서 우리 몸에 혈당이 높아졌을 때 분비되어 쓰고 남은 혈당을 포도당의 형태로 간과 근육에 저장합니다. 따라서 인슐린이 증가하면 혈당은 떨어집니다.
여러 기관 중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혈당이 너무 떨어지면 뇌에서 혈당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한마디로 저혈당 증상을 일으키는데, 우리가 공복 때 잘 느끼는 증상인 어지러움, 힘 없음, 졸음,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느낌 등이 있습니다.
이 때 분비되는 것이 글루카곤입니다. 우리 몸에 혈당이 떨어졌을 때, 혈당 공급을 위해 저장기관인 간과 근육에서 포도당을 꺼내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즉, 혈당이 많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분비돼서 혈당을 적절히 내리고, 혈당이 너무 내려가면 글루카곤이 분비돼서 혈당을 적절히 올려서 몸의 혈당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이상적인 반응입니다. 남녀관계의 밀당 같죠? ^^
그런데 다음과 같은 증상은 왜 일어날까요?
점심을 파스타나 밥으로 배불리 먹고, 3시간쯤 지나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림 증상을 겪어 본 적 있으실 거예요.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이 오후 3시에 사과주스를 간식으로 먹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 곯아 떨어지고 마는데요. 이것 모두 '저혈당' 때문에 나타나는 몽롱함, 졸림 증상입니다.
파스타, 밥, 사과주스 모두 탄수화물 입니다. 이를 과다하게 섭취했는데, 왜 저혈당이 오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다음과 같은 반응이 정상반응입니다.
하지만 탄수화물 식사를 과하게 하고 일어나는 저혈당 증상은 혈당이 떨어질 때 분비되어야 하는 글루카곤이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글루카곤은 왜 제대로 분비되지 않은 걸까요?
이것은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일어나는 '인슐린 과다 분비' 때문입니다. 인슐린이 너무 많이 분비되면 글루카곤의 기능을 방해해서 낮아진 혈당을 올리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파스타를 그렇게 많이 먹었는데도 저혈당이 오는 것입니다.
오늘의 결론은 역시 탄수화물 과다 섭취는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탄수화물 식사, 항상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칼럼 제공 : 닥터스키니, 의사 최보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