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비만주치의 최보윤 원장입니다.
'단것을 먹으면 살찐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 초콜릿 케이크나 달달한 카라멜 마키아토를 먹을 때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생겨나는 죄책감을 억누르곤 하지요. 이런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려는 듯 요즘은 무설탕, 무가당 식품이 상당히 많아졌어요.
저는 믹스커피를 하루라도 마시지 않으면 혀에 가시가 돋는 줄 알았을 정도로 매일 석 잔씩 꼬박꼬박 마셨는데요. 믹스커피 칼로리가 만만치 않아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칼로리 1/2'이라는 믹스커피는 신세계와도 같았습니다. 칼로리가 1/2인데 맛은 똑같다니. 그래서 값이 조금 더 비싸도 '칼로리가 낮다면 상관없어' 라는 생각으로 칼로리 1/2 믹스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왜 한 잔을 다 마셨는데 한 잔이 또 입맛이 당기는지. 그래서 심지어 ‘어차피 칼로리가 반이니까 두 잔 마셔도 한잔 마신 거랑 똑같겠지’라며 두 잔씩 마신 적도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분명 단맛은 똑같이 나는데 한 잔 또 마시고 싶은 걸까요?그래서 믹스커피에서 설탕 대신 들어간 인공감미료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인공감미료란?
인공감미료란 설탕 대신 식품에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입니다.
설탕 1g을 먹을 때 4kcal의 열량을 발생시키나 인공감미료는 열량이 거의 없고 단맛은 설탕과 비교하면 수백 배까지 높아 당뇨나 비만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공감미료는 설탕보다 얼마나 더 단맛을 낼까요? 설탕의 단맛을 1로 가정할 때 인공감미료는 200~600배의 단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공감미료, 하루에 얼마나 먹어도 될까?
달지만 칼로리가 제로인 인공감미료. 하지만 우리는 인공감미료에 대해 마냥 호의적인 생각만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과연 왜일까요? '인공적인 감미료가 인체에 해롭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가장 큰 원인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식품 의약 안정청에서도 인공감미료 허용기준에 대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일생 동안 매일 먹더라도 인체에 위해한 영향을 일으키지 않는 체중 1kg당 1일 섭취허용량'을 을 산정해 놓았습니다. 이것을 ADI(일일 섭취 허용량)라고 하는데요. 각각의 인공 감미료별 ADI를 살펴보면 위의 표와 같습니다.
하루에 뻥튀기를 만 개 먹을 수 없고, 캔디를 하루에 156개를 먹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위의 섭취허용량 기준만 본다면, 마음 놓고 먹어도 인공 감미료가 인체에 해를 끼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인공감미료의 함정
공부하느라 머리를 많이 써야 할 때, 몸을 쓰며 힘써 일해야 할 때, 우리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 에너지의 기원은 '포도당' 입니다.
특히 뇌는 굉장한 에너를 필요로 하는데 하루 에너지 소모량의 2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근육과 비교하면 혈액과 산소를 10배나 많이 쓰는 셈이죠. 그런데 뇌는 연료로 '포도당'만을 씁니다. 또한 간이나 근육과 달리 당분을 저장할 장소가 없어서 뇌는 그때그때 필요한 당분을 혈액을 통해 공급받습니다.
다들 경험 있으실 텐데요. 밥도 안 먹고 열심히 공부만 하다 보면 머리가 띵하고 잘 안 돌아가는 것을 느껴본 적 있으실 거에요. 그럴 때 초콜릿같이 단 것을 먹으면 머리가 반짝하고 돌아가는 것도 경험해보셨겠죠?
이렇게 단맛을 내는 식품은 혈당을 상승시켜서 우리의 '당 욕구'를 해소해줍니다. 하지만 여기서 인공감미료의 함정이 드러납니다.
인공감미료는 단맛을 내기는 하지만 혈당을 상승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뇌의 활동이나 신체 활동에 필요한 포도당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당류를 더 강하게 원하는 경향이 생겨나서 단것을 계속 찾게 되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가 1/2칼로리 믹스커피로 바꿔 마시면서 '왜 한 잔 더 마시고 싶지?' 라고 느꼈던 것에 대한 비밀이 풀리는 순간입니다. 그냥 설탕이 들어간 믹스커피를 마셨다면 한잔 마시고 혈당 상승을 느끼면서 당 욕구가 해소되었을 텐데,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1/2 칼로리 믹스커피로는 당 욕구가 해소가 안 되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체중감량을 위해 열량이 있는 당류 대신 인공감미료가 함유된 식품만을 고집할 때에는 당 욕구를 조절할만한 독한 절제심이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인공 감미료의 함정을 모른 채 인공감미료 식품에 빠지게 된다면, 더 큰 당류의 유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칼럼 제공 : 닥터스키니, 의사 최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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