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는 다이어트의 마지막 퍼즐인 '나는 잘 자고 있는가?'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오늘은 다이어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어떻게 먹을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보통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은 '뭘 먹어야 살이 빠질까'를 고민합니다. 그래서 바나나 식초가 좋다고 하면 바나나 식초를 만들어 먹고, 팥물이 좋다고 하면 바나나식초를 버리고 팥물을 다려 먹습니다.
혹시, 고구마가 다이어트에 좋다고 삼시세끼 고구마와 우유만 먹어보셨나요? 당연히 질리고 힘들어서 오래 먹지 못합니다. 이러다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 것입니다. 이건 단순히 살이 빠지느냐 빠지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이 위협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문제입니다.
어떤 음식이든 한 두 가지에 편중되게, 혹은 과도하게 오래 먹어서 몸에 좋은 음식은 없습니다. 심지어 밥조차도 그렇습니다. 반찬보다는 밥만 많이 드시는 분들은 고지혈증, 당뇨 등 각종 성인병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몸에 좋다고 과일만 먹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각종 착즙 주스를 이용한 디톡스도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 하게 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습니다. 프루테리언(과일만 먹는 채식주의자)도 과일뿐만 아니라 각종 열매의 씨앗이나 콩류 등 다양한 음식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습니다.
물론 저열량으로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음식, 이뇨나 배변을 돕거나 소화에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하여 체중감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원푸드 다이어트를 통해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하더라도 일반식으로 돌아오면 다시 살이 찌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소위 요요라고 하는 것이죠. 한 두 가지만 집중적으로 먹어서 살을 빼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오래할 수 없고, 그 다이어트가 끝났을 때 보식을 철저하게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요요가 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있어서는 '뭘 먹으면 살이 빠질까' 를 고민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건강하게 먹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평생 먹어도 괜찮을 것을 먹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먹고 싶은 것을 드세요. 다만 상식 선에서 행동해야 합니다. 먹고 싶은 것에 초콜릿 가득한 케이크, 생크림 가득한 빵, 삼겹살과 소주, 맥주에 치킨이 매번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이런 음식은 평생 먹어도 괜찮을 음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꼭 닭가슴살과 고구마 양배추만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밥을 좋아하는 분은 밥을 드시고, 고기를 좋아하는 분은 고기를 드시고, 빵(설탕이 가득한 빵이 아니라면)을 좋아하는 분은 빵을 드세요.
하지만 체중감량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수칙들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량 먹는 것입니다.
어떤 음식을 먹든 천천히, 배부르기 직전까지만 드세요. 밥을 빛내주는 담백한 반찬과 나물, 삶은 고기도 드세요. 고기를 빛내주는 버섯구이와 상추쌈과 양파 절임을 같이 드세요. 빵을 빛내주는 양상추와 토마토 우유 한 잔을 같이 드세요.
중요한 것은 영양학적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음식을 먹되 그 양과 빈도가 과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살이 찌는 음식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먹는 양과 횟수는 반드시 조절해야 합니다.
현대인은 오늘 안 먹어두면 내일도 못 먹는 그런 굶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오늘 안 먹은 음식은 언제든 다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조금 적게 먹어야 내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답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먹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오늘 섭취를 못하면, 내일도 섭취를 못 할 거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몸의 주인이 언제 밥을 줄지 모르니 몸은 나름의 대비책 즉 지방을 저장한다는 계책을 세우게 되죠.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체지방이 늘어나며, 식욕을 늘리는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몸과도 신뢰관계를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 몸이 다른 생각을 못 합니다. 마치 오래 행복하게 만나는 연인처럼 말입니다.
밤에는 몸이 쉴 수 있도록 야식을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밥을 먹고 자면 소화기는 밤새 소화를 시키기 위해 일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에 입맛이 없고, 점심에 배가 고파 많이 먹고, 피곤하니 당분섭취를 위해 달달한 커피 한잔이 당기고, 저녁을 먹고도 밤에 늦게 자게 되면 다시 밤 10~11시쯤 습관처럼 배가 고파집니다.
10대와 20대, 30대의 몸은 참 다릅니다. 밤에 늦게 자거나 잠을 못 자는 생활이 지속되면 남자든, 여자든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몸의 건강과 임신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일찍 주무시는 게 좋습니다.
다이어트는 평생 해야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의 다이어트는 굶고 하루 종일 죽도록 운동만 하는 다이어트의 의미가 아니라 정상적인 식이조절을 의미합니다.
누구나 평생 먹고 움직이면서 살아야 하므로, 어떻게 건강하게 먹고 움직일 것인가는 평생의 과제입니다. 단기간에 급하게 빼고 만다는 생각으로는 점점 더 살이 찌고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안 빠지는 몸으로 변하게 됩니다.
오늘부터라도 긴 인생에서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다이어트를 시작하세요.
※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전문의 박지영 원장
게시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