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칼로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가 아파서 음식을 잘 못 먹거나 씹는 것을 못해서 소화를 못 시킬 수도 있고, 장에 병이 있어 흡수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영양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음식만 골라 먹어 소화효소의 한계를 넘는 양은 그냥 배설되게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보다 원론적인 이야기는 '대체로 많이 먹으면 많이 찌고, 적게 먹으면 빠지거나 적게 찐다'는 것이죠.
그럼 도대체 왜 나는 많이 먹을까요? 내 의지는 적게 먹으라고 이야기하는데 내 몸뚱아리는 내 말을 안 듣고 자꾸 뭘 집어먹고 있을까요? 답은 식욕입니다.
모든 다이어트는 식욕에서 시작해서 식욕에서 끝납니다. 안 먹고 살찔 방법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리 의지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식욕은 보통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밥 숟가락을 놓는 것은 내 뱃속에 얼마나 공간이 남았는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식욕이 떨어지는 타이밍이 결정하는 것이죠.
물론 위장에 음식이 얼만큼 있는지가 식욕에 큰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식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그것뿐만은 아니므로 상황에 따라 사람이 먹게 되는 음식량은 크게 차이 나게 됩니다.
요즘 유행하는 먹방 보셨나요? 도저히 한 사람이 다 먹었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음식들을 한 끼에 먹어 치웁니다.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죠. 그럼 이런 사람들은 타고나길 대식가여서 이런 것이 가능할까요, 아님 생계형이라 기를 쓰고 먹기 때문에 가능할까요?
둘 다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식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제 먹방을 자세히 기억에서 떠올려볼게요. 맛있는 음식들을 식탁에 죽 늘어놓습니다.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겠죠. 기왕이면 한 가지 음식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늘어놓습니다. 햄버거만 먹는다고 해도 치킨 버거, 새우 버거, 무슨 버거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음료수와 각종 소스를 활용해서 빠른 속도로 '와구 와구' 먹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식욕을 유지하는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우선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음식 맛이 먹을 수 있는 음식량을 2~3배는 좌우합니다.
특히 소금이 많이 들어간 짭짤하게 맛있는 음식이라면 더욱 그렇죠. 소금은 위를 자극해서 소화를 빨리 되게 하고 이런 효과로 식욕이 상승합니다. 그리고 맛이 지루하지 않게 음식 종류를 다양화하죠.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맛이 지속되면 우리 뇌는 지루함을 느끼면서 식욕을 줄여나갑니다.
아마 한쪽 영양소만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을 막으려고 한 장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먹방에 나오는 케첩이나 고추장 같은 소스들은 맛을 더욱 다양하게 해서 식욕을 좀 더 오래 유지해주죠. 케첩까지 더 먹으면 음식을 그만큼 덜 먹게 될 것 같은데 사실 훨씬 많이 먹게 해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음식을 빠르게 먹는 것입니다. 배가 불러오고 위장이 다 찼다는 신호가 식욕을 떨어뜨리려면 많은 과정이 필요하고 시간도 제법 걸리기 때문이죠. 무슨 소리냐 하면 배가 부른 걸 내 몸이 눈치채기 전에 얼른 먹어야 한다는 소립니다.
그래서 방송을 보면 빠른 속도로 음식 먹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와구 와구' 한입에 많이 넣고 먹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음식을 빠르게 먹는 것을 도와주면서 식욕을 억제하는 시각적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 그렇습니다.
내가 얼마만큼 먹었는지 위장의 감각을 통해 인지하기도 하지만, 눈으로 보고 기억해서 측정하기도 해서 그런 것이죠. 비슷한 효과로 티비를 보면서 자그마한 과자를 계속 집어 먹으면 배가 불러도 나도 모르게 계속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은 훈련을 통해 진짜 많이 먹는 것이 습관이 된 분들은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정말 많이 드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보면 사람의 적응력은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느낍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겁니다. 식욕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으니 뷔페 가서 활용하지 마시고, 반대로 행동하세요.
천천히, 조금씩 입에 넣고 음식을 눈으로 확인하고 꼭꼭 씹어서 드세요. 그리고 짜지 않게, 맛없는 음식을 질리기 쉬운 형태로 양념을 적게 해서 드시면 진짜로 평소 반만 먹어도 숟가락 내려놓게 될 겁니다.
처음에야 '아 맛없어, 그래도 배고프니까 다른 거 먹어야지' 이렇게 생각되겠지만 어느 정도 저염식과 담담한 음식 맛에 익숙해지신다면 '그럭저럭 맛은 먹을만한데 왠지 배가 불러서 못 먹겠네' 이렇게 될 것입니다.
식욕이 떨어진 상황의 정확한 감각은 '맛없어, 먹기 싫어'가 아니라 '배부르다' 이니까요.
※칼럼제공: 통합의학자 Dr.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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