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배남자와 여자는 살이 찌는 모양에 조금 차이가 있는데, 남자는 배에 지방이 쌓여서 사과처럼 볼록해지고, 여자는 엉덩이와 허벅지에 지방이 쌓여서, 서양 배처럼 된다.
보통, 복부지방의 원인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인데, 이것은 술, 그리고 탄수화물이 주된 원인이다.
남자들이 술을 많이 마시긴 하지만, 여자들도 사실 파스타나 국수 같은 식사를 먹은 후에 케이크나 수플레 같은 디저트에 프라프치노나 돌체라떼를 마시는 걸 보면 탄수화물 섭취에 큰 차이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아마도 이것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효과를 감소시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물론, 술을 많이 마시는 여자들의 경우에는 허벅지와 엉덩이에 이어 배에도 살이 찐다.
그래선지, 이런 사과 모양의 배는 맥주 배(beer belly)라는 별명도 있다.
반면, 서양배 모양의 경우는 배속의 세균이나 염증, 그리고 알레르기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법이 풀리면!
폐경이 되면 마법이 풀리고, 에스트로겐의 보호효과도 사라진다.
사실 어쩌면, 에스트로겐의 보호 효과는 더 먼저 사라지는 지도 모르겠다.
여성의 난소는 보통 30대 중반부터 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20대의 복부비만은 20% 미만이지만, 40대에는 35%, 그리고 폐경 이후에 해당하는 50대와 60대에는 갑자기 급증해 60~70%에 이른다.
에스트로겐의 보호효과가 사라지면서 체지방과 인슐린 저항성, 혈당 등이 급증하기 시작하고, 남자처럼 허벅지나 엉덩이가 아니라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갱년기 대사증후군, MMS
보통 나이가 들면 배도 나오고, 체중도 변하고, 고지혈증도 생기고, 혈압도 높아지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보정하고 폐경이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 폐경은 대사증후군 위험을 60%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다른 환경적 요인들도 있겠지만 폐경 전까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다가 폐경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이것은 아마도 에스트로겐의 감소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급격히 증가해도, 남성과 같아지는 것은 70살이 되어서이니 그것은 일종의 유산효과(le
gacy effet:지금은 없지만, 젊었을 때 많았던 에스트로겐)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갱년기 대사 증후군을 가장 잘 예측하는 지표는 인슐린 저항성과 체질량 지수였다.
같은 비율로 4그룹으로 나눴을 때, 가장 높은 그룹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가장 높은 그룹에선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20배, 체질량 지수가 가장 높은 그룹(25 이상)에서는 가장 낮은 그룹에 비해 34배 높게 발생했다.
국민건강영양평가 데이터를 이용한 한 연구에서는 비만, 근감소증, 마른 비만에서 대사 증후군 발생 위험을 비교했는데, 운동, 흡연. 등을 보정했을 때 비만에서는 4.9배, 근감소증에서는 1.9배, 마른 비만에서는 6.4배로 나타났다.
이는 근육량보다는 체지방이 더 중요함을 의미하며, 인슐린 저항성이 갱년기 대사증후군의 발생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결국은 생활습관
결국은 생활습관이다.
갱년기에는 호르몬 변화가 크다. 이것은 곧 이전의 생활습관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갱년기 대사증후군의 관리를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인슐린과 코티솔의 관리가 필요하다.
※칼럼제공: 대전선병원 검진센터 소장, 김기덕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