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배부름을 즐기는 시대입니다.
맛있는 식사를 한 이후 디저트를 먹어야 하며, 얼마나 맛있는 것을 먹었느냐가 (사실은 비주얼이 좋은 음식을 먹고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타인으로부터 관심과 부러움을 받는 기준이 됩니다.
반대로, 배고픔은 힘든 것이고 예전에는 먹을 것이 없어 참을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굳이 참을 필요가 없고 마트에 가거나 냉장고만 열어도 너무나도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고픔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1. 배고픈 시간 동안 지방이 소모됩니다
공복감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야 소화흡수와 관련된 몸의 장기(위장, 간, 췌장, 장)들이 쉬게 됩니다. 그때 우리가 그렇게 빼고 싶어하는 지방이 소모됩니다.
음식이 들어오면 그것을 사용하기 위한 포도당 대사가 이루어지지만, 음식이 들어오지 않는 시간 동안에는 에너지를 지방을 산화시켜 공급 받기 때문입니다.
즉 배고픔을 느끼고 즐길 줄 알게 되면 체중이 빠지게 됩니다.
2. 노폐물이 배출됩니다
단식, 1일 1식, 절식 모두 내장기관을 쉬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소화, 흡수, 에너지 전환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쉬게 합니다.
그러면 음식물의 찌꺼기를 배출해내는 대신 몸에 쌓여있던 노폐물, 유독한 물질을 배출됩니다.
또한, 음식으로부터 발생되는 산화스트레스에 노출이 덜 되어 노화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디톡스라고 하는 것은 먹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적게 먹거나 먹지 않아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야식을 끊기만 해도 피부 트러블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며, 아토피, 건선, 중증 여드름 환자의 경우에 치료를 위해 일정기간 단식을 하기도 합니다.
3. 정신이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지게 됩니다
스님들이나 명상수행자들이 단식 혹은 절식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절식을 하면 혈당이 높고 낮아지는 폭이 줄어듭니다. 그에 따라 감정의 기복도 덜해집니다. 어떤 것이든 자극이 세면 그 후유증으로 피로도 심해집니다.
하지만, 강하지 않고 담담한 자극만 있다면 비록 극렬한 행복은 없을지 몰라도 우울도 없습니다. 잔잔한 평화가 옵니다.
삶이나 음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몸에 좋은 음식만 먹으면 자극적이지 않아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피로하지 않고 정신과 몸이 가벼워지게 됩니다.
저의 경우 일정기간 절식을 잘 하고 나면 일에 집중이 더 잘 되고, 화도 덜 나고 꼭 착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식사를 하고 나서 약 8시간이 지나면 소화가 다 진행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공복시간을 최소 8시간 가능하면 13시간 정도가 좋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저녁(7시)을 먹고 잠에 들어서 다음날 아침(8시)을 먹는다면, 즉 야식을 먹지 않는다면 식사 간격은 13시간 정도가 됩니다.
위장을 기준으로 하면 10시간 정도는 공복상태가 됩니다. (물론 먹은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거창하게 24~72시간 이상의 단식이나 1일 1식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야식만 먹지 않는다면, 저녁만 일찍 먹는다면 충분한 공복기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배고픔이 꼭 필요하고 중요한 느낌이라고 해서, 반드시 쫄쫄 굶고 단식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고픔은 규칙적인 식사 내에서의 공복감이어야 합니다. 불규칙적인 식사 때문에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오히려 위염이나 위궤양을 유발합니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루 2~3끼 하되 중간의 공복시간에는 배가 고프다고 해서 자꾸 간식을 먹는 습관을 없애고, 자기 전에 야식을 먹는 습관만 없애도 일정 공복시간은 유지됩니다.
또한 단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회복식, 보식 이듯이 공복기 다음 식사는 특히 건강한 음식을 평소의 80%정도만 먹어야 합니다.
배고픈 것을 참았다고 해서 가공식품,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바에야 아예 배가 고픈 것을 참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1일 1식을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가 폭식입니다.
규칙적인 건강한 식사와 적절한 공복시간이 다이어트와 몸의 회복에 가장 중요합니다.
배고픔을 즐긴다는 것은 사실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배고프다 뭐 먹자’가 아니라 ‘식사시간이 아닌데 배가 고프네? 다음 식사시간까지 조금 참아볼까? 오늘은 일찍 자고 내일 아침에 맛있는 것을 먹을까?’ 라고 생각하면 생각보다 할만합니다.
계속 굶어야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또한,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오히려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한,내가 음식을 덜 먹게 되면 그만큼 환경보호에도 일조할 수 있습니다. (포장용기, 음식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자원들을 생각해보세요. 난 단순한 다이어터가 아니라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개념있는 사람인 겁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행복해집니다. 자극적인 음식을 찾지 않아도 충분히 식사가 즐거워집니다. 그 무엇보다 살이 빠지고 내가 건강해집니다.
오늘은 '배가 고픈 것 같다. 뭔가 먹고 싶다.'는 느낌을 한번 즐겨보세요. 바로 해결해줘야 할 아이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조금 기다리고 지켜봐줘야 할 몸이 변하는 소리입니다.
※ 칼럼제공: 예가부부한의원 한방부인과전문의, 박지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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