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이를 체질의 문제 또는 유전적인 문제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날씬한 사람은 ‘적정 체중’이 낮게 설정되어 있고 살찐 사람은 높게 설정되어 있다는 ‘적정 체중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적정 체중 이론이란 우리 뇌는 체중이나 체지방을 ‘적정 체중’에 맞추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는데 이것이 바뀌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입니다.(체중 조절점=세트포인트)
뚱뚱한 사람이 살 뺀다고 몇 끼를 굶어도 그 사람의 뇌에 세팅되어 있는 ‘적정 체중’ 때문에 체중은 잘 내려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됩니다.
또, 날씬한 사람이 몇 번 모임에 가서 폭식한다 해도 별로 체중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적정 체중‘이 낮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이러한 ‘적정 체중’이 있는 이유는 원시시대 인류의 조상이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맹수의 습격에 대항하여 진화해온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오래 전 인류의 조상은 항상 추위와 굶주림에 대비하여 먹은 것을 지방으로 저장해왔습니다.
또, 한번에 많이 먹었을 때 체지방이 쌓이면 맹수를 피해서 제대로 뛰지 못하므로 체지방을 적당히 조절하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였습니다.
하지만, 몇 백 만년 동안 이어져 온 인류의 이런 생활 패턴이 최근 30~40년 사이 급격하게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극심한 추위도 없고 굶어 죽을 일도 없고, 동물원에서 동물이 탈출하는 일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맹수가 갑자기 나타날 일도 없습니다.
오히려 값싸고 영양가 높은 먹거리가 풍족하고 항상 먹을 것이 넘쳐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지방 조절 기능은 퇴화하고 ‘적정체중’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살 빼기가 어려운 이유는 계속 올라가려는 ‘적정 체중’을 내리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감량에 성공하여 이것을 내려놓아도 이미 뇌에 세팅되어 있는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항상성 때문에 요요 현상이 쉽게 오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러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적정 체중’을 내리고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바른 식생활과 걷기 운동의 생활화입니다.
바른 식생활을 하려면 한식을 기반으로 소식해야 합니다. 장기간 다이어트를 해야 '적정 체중'이 유지되기 때문에 원푸드 다이어트나 특별한 음식으로는 장기간 다이어트를 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하면, 우리의 뇌는 낮아진 '적정 체중'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허나 칠정, 식적과 같은 병인(병의 원인)이 있으면, 괴롭고 힘든 다이어트로 뇌가 인식하여 식욕이 폭발하고 ‘적정체중’을 다시 올리기 때문에 병인을 해결하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적정체중’ 내리기! 이것이 바로 건강한 살 빼기의 성공 비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칼럼제공: 소아시한의원 이혁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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