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후 파전에 막걸리 한잔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지 오래죠.
맥주 한잔이 주는 청량감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지요.
운동하고 나서 술을 마시면, 갈증해소와 빠른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운동 후 정해진 루틴처럼 술 한잔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운동 후 마시는 술은 운동한 노력을 도루묵으로 만들뿐더러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운동하면 체온이 올라가는 데, 이때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가지 않게 조절하기 위해 우리 몸은 땀을 흘립니다.
이렇게, 땀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면서, 몸의 세포와 영양공급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나 격렬한 운동을 한 뒤에는 근육의 피로가 심해지면서 붓거나 통증이 생기는 등 근육에 손상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때 적절하게 수분 공급이 되지 않으면 근육의 회복에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과도한 수분 손실로 노폐물 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신장과 간에서 더 많은 독소제거가 되어야 해서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술도 음료이니 갈증날 때 수분보충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술을 마시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체내 수분이 쓰이게 되고, 이뇨작용이 일어나서 도리어 체액 손실이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운동 후에 술을 마시면, 탈수현상이 생길 위험이 큽니다.
또, 술을 마시게 되면, 몸의 혈관이 확장되어서, 운동 후 생긴 부종이나 손상된 근육 부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음주를 한 후에 운동을 해도 동일합니다.
혈압이 올라가면서 두통이나 현기증이 생길 수 있고, 뇌출혈이나 심장마비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하죠.
그리고, 운동을 한 뒤에 음주를 하는 경우 심혈관계 부담이 커지고, 반복되면 부정맥이 생길 가능성도 커집니다.
또한,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더불어, 운동 후 마시는 술 한잔은 운동하면서 소모된 간과 근육에 있던 글리코겐의 보충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술을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해야 하는 데, 운동 후 근육합성을 위해 간의 단백질 분해와 알코올 분해가 동시에 일어나려면 간의 부담도 커지고 근육의 합성도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그리고, 반복되면 간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체중조절이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에게는 운동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듭니다.
알코올은 운동후 일정시간 동안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지방 분해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술을 마시면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나는데, 코르티솔 분비가 과다해지면 몸이 지방을 합성시키게 유도하여 스트레스에 대처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체내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럼, 도수가 낮은 술은 괜찮을까요?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의 양은 성인여성은 반잔~한잔까지, 성인 남성은 두잔까지로 보는데, 이에 해당하는 술의 양은 맥주 355ml, 와인 148ml 정도 입니다.
세계 보건기구에서는 운동 후가 아닌 평소에 마셨을 때도 뇌졸중, 심장마비 등 조기사망률을 높이는 ‘폭음’의 기준을 소주 50ml잔으로 여성은 5잔, 남성은 7잔으로 규정했습니다.
'운동 후에 알코올 함량이 몇 퍼센트인 술을 몇잔부터 마셨을 때 해롭다' 라고 정확하게 말하긴 힘들지만, 연구들을 살펴보면 알코올 함량이 4%인 술도 운동 후에 마시면 인체에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막걸리 도수는 6~7도이고, 맥주의 경우 5도 이상인 경우가 많으니, 결국 막걸리도 맥주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죠.
물론, 적절한 시간대에 적당한 음주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겠습니다만.
운동후에는 소량의 술이라도 유혹을 뿌리치고, 물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면서, 영양소가 풍부한 자연식품들을 섭취하는 것이 몸의 회복을 돕고, 건강을 지키는 길이랍니다.
*출처: 대한법무사 협회지 2020년 4월호에 수록 *
※ 칼럼제공: 신수림 한의원, 신수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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