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많이 나간다고 비만일까? 체지방이 많으면 비만일까?
'살이 쪘다', '뚱뚱해 보인다', '옷이 맞지 않는다'며 비만이라고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 들어도, 정말 내가 비만인지, 비만이라면 얼마나 살을 빼야 하는지는 정작 모르는 경우가 많다.
키가 얼마일 때 체중이 어느 정도면 좋다는 표준 체중이 나와 있긴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체중은 많이 나가지 않는데 스스로 비만이라고 느낄 수도 있고, 몸매가 아주 좋아 보이는데 의외로 체중은 엄청 많이 나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비만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체질량 지수 (BMI)
인터넷 검색에서 비만도 계산하기를 검색하면 키와 몸무게 나이를 입력하라고 나온다. 여기에 나의 정보를 입력하면, BMI라는 값이 나오며 저체중, 정상체중, 과체중, 비만, 고도비만 등으로 표시가 된다.
BMI는 Body mass index라는 용어의 약자로 '체질량 지수' 라고 부른다. 체질량 지수에 따른 비만 판단은 WHO (세계보건기구)에서 정리한 가장 의미가 있는 비만 판단 기준이다.
하지만, BMI도 단점이 있다. 단순히 체중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근육 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혹은 지나치게 적은 경우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단순히 BMI만으로 비만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2. 표준 체중 공식 (키 -100) * 0.9
예전에 자신의 키 – 100 을 해서 0.9 를 곱해 나온 숫자가 자신의 체중이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표준 체중을 구하는 공식 가운데 하나다.
자신의 키를 기준으로 표준 체중을 알아보는 간단한 방법으로 괜찮다. 현재 키가 150 이라면, 45 kg 정도가 평균적인 체중이라는 의미다.
표준 체중을 넘으면 비만이고, 표준 체중을 넘지 않으면 저체중일까? 그렇지는 않다. 이 역시 BMI와 마찬가지로 근육과 체지방의 양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대략적인 표준 체중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표준 체중은 키에 따라서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혹시 의문을 가져본 적은 없나? 키가 100cm인 아이는 몸무게가 0kg인데, 어찌된 일일까?
너무 궁금한 나머지 직접 2007년 한국 소아청소년 표준성장도표의 데이터를 이용해 계산해보았다. 오차가 어느 정도 있긴 하지만 남자의 경우 약 140cm 이상, 여자의 경우 134cm 이상이라면 표준 체중 공식을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더 궁금해서 계산을 해봤다.100cm 미만이라면, 어떤 공식을 사용할 수 있을까? 키 60~100cm 사이의 아이라면 남아 여아 구분없이 (키- 40) *0.25 의 공식을 사용할 수 있다.
오차가 있지만 간단한 계산을 통해서 대략적으로라도 알 수는 있다.
3. 허리와 엉덩이 둘레 비율 (WHR-WAIST HIP RATIO)
허리와 엉덩이 둘레의 비율로 복부 미만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허리 둘레가 85 cm이고, 엉덩이 둘레가 100 cm라면, 85/100 = 0.85로 계산을 한다. WHR은 체성분분석기를 통해서 계산된 값을 사용할 수 도 있고. 아니면 직접 측정을 해서 계산할 수도 있다.
한국인을 기준으로 남자의 경우 0.8 ~ 0.9, 여자는 0.75 ~ 0.85를 정상범위로 본다. 즉 남자는 0.9가 넘는다면, 여자는 0.85 가 넘는다면 복부미만이라는 것이다. 전신비만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복부미만과 전신비만이 유사하다.
그러나 러브 핸들, 복부 주위에 살이 몰려있는 분들이 있다. 올챙이 배를 가진 남성들이나 출산 후 늘어진 살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여성들은 팔다리는 말라 보이는데 배만 잔뜩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다른 비만도에 비해 WHR 이 매우 크게 나올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큰 문제점이 있다. 바로 어디를 측정하느냐는 것이다. 허리둘레를 어떻게 재면 좋을까? 엉덩이 둘레를 잴 때는 어디를 재야 할까? 그리고 잴 때마다 위치가 달라지면 어떻게 하나?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http://sizwkorea.kates.go.kr)에서 측정기준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의 인체 표준 정보가 담겨있는 이 사이트는 측정 기준점을 제시하여 표준화 하고 있다.
허리 둘레는 허리 앞점, 허리 옆점, 허리 뒤점을 지나는 수평둘레라고 나온다. 허리 옆점 이란 허리에서 자연스럽게 들어간 자리다. 그 부위를 지나게 수평으로 측정하면 된다.
슬프게도 우리 비만인들은 허리가 자연스럽게 들어간 곳이 없다. 그래서 옆에서 보았을 때 골반 뼈의 맨위와 갈비뼈의 아래 사이의 1/2 지점을 재면 된다.
엉덩이둘레는 말 그대로 엉덩이에서 가장 둘레가 넓은 곳이다. 이 두 부위를 측정해 정상범위와 비교를
하면 된다. 그러나 측정 오차를 생각하면 WHR은 복부미만을 참고하기 위한 자료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4. 체지방률
개인적인 생각으로 가장 중요한 비만 판단 기준이 바로 체지방률이다. 체성분 분석기를 통해 체중, 근육량, 체지방량을 구한 후 체지방률을 계산하게 된다.
체성분 분석기를 보통 인바디라고 부른다. 사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를 만든 회사의 이름이다. 주방용 세제의 대명사를 퐁퐁, 스테이플러를 호치키스 라는 상표명으로 부르는 것과 같다.
남자의 경우 체지방률이 10~20%를 정상 , 20%를 넘으면 비만이다. 여자는 20~30%를 정상 30%
가 넘으면 비만으로 판단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20~28%를 정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클리닉 경험상 28%까지 정상으로 보고 있다. 28% 이상을 정상이라고 하기에는 체형 등이 상당히 불만족스럽다.
체형을 감안했을 때, 가장 보기 좋은 체지방률은 남자 15~17%, 여자는 24 ~26% 정도이다. 이보다 적을 경우 얼굴에 주름이 질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하자. 또한 여성의 경우 체지방률이 16.7% 이하는 생리불순이나 무월경이 될 수 있다.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이라면 26~30% 정도의 체지방률이 적당하다. 지나치게 체지방을 없애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칼럼제공: 김정국 한의원
http://blog.naver.com/jungkuk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