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만 늘면 살이 쪘다고들 생각합니다.
그러나 물을 마셔도 체중이 증가하는데, 이를 살이 쪘다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체중이 오르는 것과 살이 찐다는 것을 분리해서 인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체중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고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됩니다.
우선,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전 물만 마셔도 살이 쪄요'
물만 마시고 살찌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갑상선 기능 저하'나 '쿠싱 신드롬' 같은 호르몬계통의 질병이 있지 않은 이상 사실 물만 마시고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와 관련해 체중을 움직이는 또 하나의 축 '부종'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부종을 간단히 설명하면 마신 물이 몸에서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남아 있는 현상입니다. 물을 마시면 체중이 올라갑니다. 그 물이 몸에서 빠져나가면 체중은 정상화됩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으로 인해 마신 물이 몸에서 다 빠져나가지 못했다면. 체중은 올라가겠죠. 이때 올라간 체중은 살이 찐 걸까요? 아닐까요?
당연히 물을 마셔서 늘어난 체중이니 살이 찐 것과는 다릅니다. 그러나 부종이 있으면 즉시 부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살이 쪘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하지만 부종이 없어지게 되면 부피도 즉시 줄어듭니다.
부기가 쌓이면 살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간 다이어트 임상 경험상 부기가 남아서 살이 되는 것을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부기를 빼지 못한 경우는 있지만요. 부종은 원인에 따라 빠질 상황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어느 정도 부어 있는 상황이 지속이 되면서 결국은 살이 쪘다고 느낍니다.
부종의 원인은 너무나 많아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설명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부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상황들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1. 감염성 질환 (혹은 항생제 복용)
감염 증세가 나타나면 이를 막기 위해 몸에서는 면역계통이 활성화됩니다. 면역반응에는 홍반, 부종, 발열, 통증 등이 동반되는데 부종이 일부가 아니라 범위가 넓어지면, 체중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됩니다.
또한,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치료과정 중에 부종이 발생해 체중이 증가합니다. 심하면 2~3kg 정도 증가 될 수 있습니다. 감염 증상이 나아가거나 복용하던 항생제를 종료할 경우 1~2일 이내에 부종이 빠지면서 체중도 제자리로 내려가게 됩니다.
2. 음식물 알레르기
영화나 드라마에서 간혹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땅콩을 먹고 숨을 못 쉬며 쓰러지는 장면입니다. 땅콩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폐와 기관지에 부종이 발생해 호흡곤란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과민성 쇼크라고 합니다. 우리가 자주 먹는 음식물 중에는 가벼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들이 있습니다.
음식물 알레르기를 식독(음식물의 독)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 치료하기도 합니다. 어떤 음식물 때문에 이러한 반응이 있는지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음식을 1~2일간만 섭취하지 않아도 부종이 감소하며, 체중도 정상화 됩니다.
음식물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콩제품, 유제품. 항생제를 사용한 육류, 빵, 면 등 밀을 함유한 음식류 는 조심하셔야 합니다.
3. 생리시 체중 증가
여성분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생리전 식욕 증가와 함께 부종으로 인한 체중증가가 동반되는 것을요. 그리고 생리를 시작하게 되면 체중은 다시 감소합니다. 간혹 배란기에도 체중 증가가 있기도 합니다.
4. 짠 음식, 매운 음식, 조미료 많은 음식
음식물 알레르기로 인한 부종 외에도 음식 종류의 문제도 있습니다. 떡볶이, 닭발, 라면, 부대찌개, 짬뽕 등 이 세상에는 맛있고 조미료 가득한 음식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라면을 먹고 잤더니 아침에 얼굴이 퉁퉁 붓는 경험 한 번 정도는 있으실 겁니다. 그 때 체중을 측정해 보면 얼굴이 부어 있는 것만이 아니라 체중도 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음식종류로 인한 부종은 음식의 양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몸에 들어가서 기본적으로 체중증가 반응이 있을 때는 소량으로도 문제가 됩니다.
필자가 경험한 일인데요. 하루 만에 900g이 증가했는데, 그 다음날 바로 700g이 빠진 적이 있습니다. 매운 음식을 먹고 난 후의 변화였는데요. 이 때 먹은 매운 음식은 닭발 단 한개였습니다.
평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기도 하지만, 다이어트를 하면서 체중을 유지하는 몇 년간 조미료가 많은 음식을 그다지 즐겨먹지 않다 보니 더 큰 체중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라면을 예로 들면, 1개를 다 먹으면 500g의 체중증가가 생긴다고 가정하면 절반을 먹으면 250g이 늘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400g의 체중 증가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부기가 발생하며 얼마만큼 더 먹었는가의 차이만큼 체중을 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음식을 즐겨드시는 분이라면, 양을 적게 먹더라도 체중증가를 경험하실 겁니다. 그래서 소위 물만 마시고도 난 살이 찐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2~3일간만 저염식을 한다면 체중이 큰 폭으로 내리는 것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칼럼제공: 김정국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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