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퍼스널 트레이너 이은지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다이어트와 죄책감에 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자신이 계획한 대로 다이어트를 잘 해나가던 어느 날 눈앞에서 케이크 한 조각을 발견했습니다. 그날은 유독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였고, 그로 인해 집중력이 흐려져 케이크 한입을 먹게 됩니다.
하지만 먹은 후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나한테 의지력이란 있는 거야?' 라며 자신에게 실망하며 죄책감을 느낍니다.
보통 이런 경우 그 자리에서 일어나 운동을 하거나 '다시는 이러지 말자'고 다짐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알게 뭐람! 다이어트는 이미 물 건너갔으니, 다 먹어버려야지’ 라며 내 눈앞에 있는 음식을 다 먹어 치우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다이어트 연구가인 재닛 폴라비와 C. 피터 허먼이 만든 용어인 '알게 뭐람' 효과입니다.
‘알게 뭐람 효과’란, 탐닉 → 후회 → 더 큰 탐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말합니다.
많은 다이어터들은 케이크 한 입을 먹은 것과 같이 자신의 계획에서 아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죄책감을 느끼고 속상해서 다이어트 계획 전체가 망가져 버린 것처럼 느낀다고 합니다.
케이크 한입 먹은 상황을 후회하며,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눈앞에 음식을 다 먹어버리면 또 자신에게 실망하여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의지력이 점점 무뎌져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나의 마음과는 정반대된 행동을 하며, 죄책감과 스트레스에 빠져 자신감을 잃고 ‘난 변할 수 없어’ 라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죄책감은 이와 같은 악순환에 빠지게 합니다.
보통 자신의 의지력이 무너지거나 실수하는 상황에 죄책감을 느끼면 의지력이 더 강해질 거라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는 루지애나 주립 대학교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중인 여성들을 모아 죄책감에 관한 실험을 했습니다. 여성들에게는 미각에 관한 실험이라고 설명한 후 눈앞의 접시에 있는 도넛을 다 먹으라고 부추겼습니다. 여성들은 실험에 참여했기 때문에 눈앞의 도넛을 다 먹었지만 먹은 후 몹시 속상해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 에게는 ‘괜찮다 누구나 가끔 유혹에 넘어 간다’ 라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한 명씩 다독여 주었고, 나머지 그룹에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눈앞 접시에 여러 가지 맛의 사탕을 잔뜩 두고 두 번째 미각 테스트를 한다고 말해 참가자들에게 사탕을 마음껏 먹으라고 하였습니다. 그 결과 특별 메시지를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이 먹은 사탕의 양은 3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죄책감을 덜어낸 여성들이 사탕을 과식하지 않았습니다.
죄책감이 들면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한 의욕이 생긴다는 생각과는 달리 죄책감으로 인해 나빠진 나의 기분을 달래기 위한 자극적인 수단을 찾기 마련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수단이 자극적인 음식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의 친한 친구가 죄책감에 빠져 괴로워하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말로 용기를 줄 수 있을지 생각할 것입니다. 자신의 의지력이 무너져 죄책감에 빠져있는 상황이라면, 죄책감에 빠져있는 친한 친구를 대하듯 자신에게 말해보세요.
또한 이러한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 들 때 의지력이 무너지는지도 살펴보고,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들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자신이 이러한 악순환에 빠져있거나 빠지려고 한다면, 자신의 다이어트 방법이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방법은 아닌지, 지금 당장 시도하기엔 다소 극단적인 방법은 아닌지도 한 번쯤 돌이켜 보십시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건강해져야 합니다. 지금 당장의 기분은 좋아지더라도, 나중에 후회할 행동이라면 하지 않으셔야 합니다. 진정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 칼럼제공 : 퍼스널트레이너 이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