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을 충분하게 섭취하지 못하면, 우리 몸은 신경조직이나 적혈구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간이나 신장의 아미노산 등으로 '당 신생과정(gluconeogenesis)'을 통해 포도당을 공급받게 됩니다.
'당 신생과정'은 포도당 이외의 물질을 포도당으로 합성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포도당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탄수화물의 최종 분해 산물입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모든 탄수화물 식품들은 최종적으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야만 인체 내에서 이용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포도당이 아닌 다른 물질을 포도당으로 재합성하는 대사과정이 있는 걸까요?
첫 번째 이유는 인간이 탄수화물을 저장할 수 있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은 탄수화물 저장을 포도당 중합체인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저장합니다. 글리코겐이란 인체에 필요한 탄수화물 열량보다 많이 섭취했을 때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다당류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글리코겐으로 탄수화물을 저장함으로써 혈당량이 과다하게 증가되는 것을 방지하며, 여분의 포도당을 저장한 뒤 필요 시에 에너지원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저장되는 공간은 각각 간과 근육, 그리고 혈관으로 이러한 공간에서 저장되는 글리코겐의 총 칼로리는 약 2,000kcal 미만입니다.
이 양은 하루 동안 소비되는 1일 대사량에 해당하며, 상대적으로 인체에 저장된 지방량의 총 칼로리에 비하면 탄수화물의 총 저장량은 굉장히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도당이 아닌 다른 물질을 포도당으로 재합성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생명유지(기초대사)에 대해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뇌에 공급되는 에너지원은 오직 포도당 뿐입니다. 뇌에는 다른 부위보다 무수히 많은 신경과 세포들이 존재하며 그러한 조건에서 뇌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요구됩니다.
뇌는 몸무게의 약 2%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전체 에너지의 약 20% 이상을 소모하며, 뇌는 포도당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혈액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탄수화물의 최종 분해 산물인 포도당은 지방이나 단백질보다도 소화나 흡수가 더욱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효율적인 에너지원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이유들로 인해 인체는 항상 적당량의 혈당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고, 만약 기아 상태와 같이 포도당이 고갈된 상태에서는 내부적으로 다른 물질을 이용하여 포도당을 생성하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대사과정이 없다면 인간은 생존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생각해보자면 고대 원시시대의 인간은 짐승을 잡아먹거나 과일 등을 따먹으면서 생존을 유지했을 것입니다.
현대사회처럼 먹을 것이 풍부해서 배고플 때 먹거나 규칙적인 식생활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생명유지를 위한 시스템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대사 시스템이 바로 ‘당 신생과정’인 것입니다.
'당 신생과정'은 젖산(lactic acid), 아미노산(amino acid), 글리세롤(glycerol)을 재료로 이용하며 이 세 가지의 물질은 각각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분해된 부산물입니다.
그리고 이 대사과정이 일어나는 장소는 간과 신장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당 신생과정'이 단순히 인간의 생명유지에만 중요한 대사과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다이어트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만약 다이어트를 위해서 맹목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한다면 포도당 신생합성이 연속적으로 발생하여 체중감량적인 면에서는 빠를 것입니다. 하지만 혈중 포도당의 주요 원천인 근육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포도당으로 재합성되어 혈당유지에 이용됩니다.
실제로 기아상태(포도당이 고갈된 상태)로 접어든 인간은 우선적으로 근육으로부터 포도당을 생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다 보면, 근육량은 점차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덩달아 대사량까지 낮아져 살이 더 잘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됩니다. 요요 현상도 이렇게 오는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무작정 굶기보다는 적정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근육량은 유지시키고, 제대로 된 영양학적 지식을 가지고 건강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칼럼제공: 김형욱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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