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풀 이팅에서는 사실 식사 후의 단계를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많은 사람들이 후회하는 선택을 하는 순간이 바로 이 단계인 것을 수없이 보았다.
그렇기에, 자신도 모르게 식사가 끝나면 달달한 후식을 찾게 되고, 졸리고, 의욕이 없어지는 사람은 “먹고 나서”의 단계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식사 후 졸린 식곤증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들어온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장으로 피가 몰려 뇌로 가는 피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식사 후에도 뇌로 가는 혈류량은 일정하다고 한다.
다음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소화기관에 음식이 들어옴으로써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계이다.
위장과 소장에 음식이 들어오면, 부교감신경계 활성이 증가하고, 교감신경계 활성은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부교감신경계와 교감신경계는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서로 상호작용을 하지만, 일상에서 부교감 신경계가 두드러지게 활성화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먹을 때, 잘 때, 휴식 할 때이다.
식사시, 더 많은 음식을 먹을 경우 부교감 신경계의 활성도 더 커진다.
여기에 또 하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할 경우 의식을 깨우고, 각성기능을 하는 '오렉신'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억제되어, 식이섬유나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할 때보다 더욱 더 졸음을 쉽게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우리는 그냥 경험으로 알 수 있다.
많이 먹으면 졸리다. 마인드풀 이팅의 ‘먹고나서’ 다음 단계에서 할 것은 바로 이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조금 전의 식사가 나에게 알맞은 양이었는지, 지금 나의 포만감은 어떠한지 하는 것을 말이다.
이 단계를 나는 ‘포만감 알아차림’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완전히 배부른 상태를 100이라 하였을 때, 70정도만 위를 채우는 것을 적당한 포만감이라고 한다.
조금 더 이해 가기 쉽게 말하자면, 밥을 먹고 나서 물 한 컵을 가득 마셔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결정의 70~80%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아무리 배가 불러도 습관적으로 디저트에 손이 간다.
포만감 알아차림은 이렇듯 원하지 않는 음식을 입속으로 넣는 일을 줄이는 데 정말 효과적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식사일기를 쓰는 것을 권장한다.
식사일기에는 먹은 음식과 먹는 데 걸린시간, 그리고, 밥 먹고 나서의 포만감을 기록하면 된다.
꾸준히 식사일기를 쓰다보면, 자신의 식사패턴이 보인다.
어떤 음식을 주로 찾는지, 어떨때 과식하는지, 얼마나 빨리 먹는지 등 그자체가 하루의 일기가 되기도 한다.
재미있게도 우리가 먹은 것을 본능적으로 적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별거 안 먹었는데, 계속 살이 찌네’라는 생각이 들 때에는 식사일기처럼, 정직한 목격자가 필요하다.
※칼럼제공: 최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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