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이어트의 성공 비결은 ‘자존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를 고통의 시간 또는 나를 힘들게 하는 시간으로 생각지 마시고, 내 몸과 마음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으로 생각하는 ‘생각의 전환’을 해보세요.
다이어트가 평생 해야 하는 거라면, 평생 내 몸에 유익한 음식을 먹고, 일찍 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운동을 의도적으로 챙기면서 몸과 마음을 점검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해요.
결국, 한마디로 다이어트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한데요. 식욕을 조절하려면,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위로할 힘이 있어야 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심리를 조절해야 덜 허기질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심리처방은 휴식이에요.
한 남자 교수님이 두 달 만에 10kg이 늘었다며, 저를 찾아오셨어요.
퇴근 후 집에 와서 논문을 써야 했는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늘 냉장고 문부터 열고 맥주를 마시면서 일을 하셨다고 해요.
과자와 피자 등을 먹으며, 논문을 쓰다가 바로 잠들다 보니, 어느새 10kg 넘게 살이 쪄있더라는 거예요. 그 분에게 내린 처방은 퇴근길 미니 여행이었어요.
한강 고수부지 근처에 살았던 그 분에게 퇴근 후, 바로 집에 들어가서 냉장고 문부터 여는 대신 고수부지에서 한 바퀴 돌면서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집에 와서 논문을 쓰시라고 했어요.
그 분에게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죠.
놀라운 것은 퇴근 후 미니여행만으로 갑자기 늘어난 10kg을 모두 뺐다는 거예요. 냉장고 문을 여는 조건화 행동을 버리고, 쉬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죠.
두 번째 처방은 자기 주장을 펼치라는 거예요.
모임에 가서 옆 사람이 음식을 권한다고 별로 먹고 싶지는 않은 데, 억지로 먹는 분들이 계세요.
친구들과 만나서도 안 먹으면 싫어할까 봐 혹은 다이어트 하는 것을 알리기 싫어서 그냥 따라 먹기도 하죠.
자신의 욕구는 무시하고, 다른 사람의 기준과 눈치만 보는 그런 사람들은 주로 착한 여자 콤플렉스가 있어서 다이어트 하기가 쉽지 않아요.
‘No’라고 말할 수 있도록 자기 주장을 펼치는 연습을 해야 해요!
방금 밥을 먹고 와서 배가 부르다면, 솔직하게 말을 해야 해요. 말을 못할 것 같으면, 병원에서 과식하지 말라고 했다고 이야기하셔도 좋아요.
그런데도 자꾸 먹으라고 권한다면, 그 사람은 나를 위하는 것이 아니겠죠.
세 번째 처방은 위로음식이에요.
다이어트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하는 것이라서 절대 금기 음식은 없어야 하는 데, 환자분들이 제일 많이 하시는 질문이 바로 ‘라면' 을 먹어도 되냐는 거예요.
전 절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드시려면 국물을 짜지 않게 면 위주로 드시라고 말씀 드려요.
라면을 안 먹겠다고 참다가 자기 전에 3개나 끓여 먹고, 결국 그날 잠을 못 잤다고 하는 분이 계셨어요. 저는 이분을 혼내지 않았어요.
오히려, 다이어트 기간에 ‘위로 푸드(Comfort Food)' 리스트를 만들게 하고, 다이어트 기간에 하루에 한번 이 음식은 허락하겠다고 했더니 오히려 다이어트가 더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네 번째 처방은 감정식사예요.
배고프지도 않은 데, 자꾸 먹는 분들은 배고픔 이면에 감정을 살펴보라는 거예요.
대표적인 예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돌아와 울며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꺼내 먹는 것은 TV에 많이 나오는 장면인데요.
분노나 화를 음식으로 푸는 경우는 음식을 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나를 괴롭히는 행동을 하면서 불편한 감정들을 해소하는 습관이 생긴 거예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지루하고 심심함을 먹는 것으로 채우는 분들도 있어요.
너무나도 첫인상이 얌전했던 한 환자분이 계셨는데, 그녀의 방을 청소하던 엄마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해요.
침대 밑에서 과자 봉지와 피자 박스가 잔뜩 있는 것을 보신 건데요. 그녀는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 대신 먹는 것으로 친밀감에 대한 갈망을 달래고 있었던 거예요.
비만 클리닉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식사일기를 보게 되는데, 우리나라 문화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음식은 빼놓을 수가 없어요.
인생의 모든 것을 조절하면서 살수는 없지만, 내 몸에 취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어요.
식사를 하는 매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 데, 배가 고프지 않은 데도 자꾸 먹으려 하는 것은 심리적 허기이고, 마치 진공 청소기가 먼지를 빨아 들이듯이 다른 어떤 것들로 자꾸 채우려 드는 거예요.
음식도 그 일부일 수 있고, 그 대체물이 술이거나 쇼핑이거나 마약일 수 있어요!
나를 신뢰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살은 온전히 뺄 수 없고, 몸과 마음도 온전히 건강해질 수 없다는 것을 잘 기억하시고, 내 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좋은 쪽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
※ 칼럼제공: 서초 좋은 의원, 유은정 원장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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