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를 경쟁력으로 간주하는 시대인 만큼 다이어트와 관련된 광고가 넘쳐난다.
특히 SNS에서 홍보되고 있는 다이어트 광고를 가만히 살펴보면 ‘빠르게 살을 빼준다’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살을 잘 뺄 수 있나요?'
비만 클리닉 의사로 그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결국 다이어트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건강한 식단을 하고 있는지, 휴식과 숙면을 취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지 말이다.
그러나 단순한 비만이 아니라 폭식으로 인해 빨리 찐 살이라면 살을 빠르게 빼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폭식증은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많은 폭식증 환자들이 자신은 ‘식욕이 많아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폭식증 환자의 식욕은 진짜 식욕이 아닌 가짜 식욕이다.
실제로 배가 고파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 때문에 식욕을 느낀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에 우리 몸이 맞설 수 있도록 에너지를 내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식욕도 같이 증진한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고 심리적인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폭식을 하게 되기 쉬운 것이다.
폭식증의 원인이 정신 건강 때문이라는 것은 공통 사항이지만, 미국의 정신과 의사 닥터 다이넬 에이멘은 과식하는 원인을 4가지로 분류했다.
강박형 폭식증은 항상 뭔가를 먹고 싶다는 집착에 빠진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을 잘 보면 음식을 한 번에 몰아서 먹는 게 아니라 항상 무언가를 입에 넣고 있다.
이런 분들은 식욕억제제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어 세로토닌 호르몬을 통한 강박증 치료가 들어가야 한다.
두 번째로, 충동형 폭식증은 충동성이 강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평소엔 식사를 적당히 하다가도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면 자기 기분에 따라 충동적으로 폭식을 저지르는 경향을 보인다.
무기력증이나 ADHD가 같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에 중독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겐 식사계획을 세워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하며, 일부 식욕억제제에 들어 있는 펜터민을 통한 자극은 피하도록 하는 게 좋다.
그 외에 강박형과 충동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겨울철과 같이 일조량이 줄어들 때 나타나는 계절성으로 많이 먹는 감정형 과식도 존재한다.
그러니 자신이 폭식으로 인해 뚱뚱해지는 것 같다면 단순히 빨리 살을 빼준다는 광고보다는 폭식 습관을 멈출 수 있도록 원인부터 파악하는 것이 좋다.
폭식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약물치료와 면담 치료를 함께 적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정신과적인 면담을 통하여 폭식을 반복하게 하는 여러 가지 심리적인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그와 함께 신경전달물질의 작용, 뇌의 신경회로의 기능적 변화를 가능케 하는 정신과 약물 처방을 통해 충동적인 폭식을 줄일 수 있도록 한다.
폭식은 단순히 식욕 문제가 아니라 식욕을 느끼는 뇌의 중추부터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다이어트 기간 과식을 진정으로 멈추기 위해서 자신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나를 보듬어주고 사랑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폭식증은 내 의지가 약해서 생긴 내 탓이 아니라, 뇌 탓인 셈이다.
다이어트는 결국 고통의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되고, 재충전의 시간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음식을 선택하거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려면 동기부여가 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건강한 자존감이 필요하다.
서초좋은의원 원장 유은정, <내 몸이 변하는 49일 식사일기> 저자
게시글 목록
함께 읽으면 도움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