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가 비만 치료를 왜?”
우리는 기분이 좋아서도 먹고 기분이 나빠서도 먹게 되는데 음식이 마음을 달래주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먹고 나면 항상 후회하는 걸까?
식사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사람을 상담하면서 이들의 과식이나 폭식 뒤에 숨은 정서적 문제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다이어트나 식습관 개선을 위해 상담실을 찾았지만, 사실은 정서적인 문제를 다루어주어야 한다.
이런 게 마음 챙김 식사라는 것인데, 식탐에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지금 여기에 머물면서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감정의 해소를 목표로 음식을 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음식의 재료를 음미하고 풍부한 향과 아름다운 색깔의 조화를 음미한다면 이미 포만감을 가져와서 적은 양을 먹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정신을 집중하여 현재 먹는 음식을 음미하는 것.
그리고 내가 어떤 식사 습관을 지니고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마음 챙김 식사의 기본이다.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에서 보면 주인공은 엄마가 떠난 후에 엄마가 만들어주었던 추억의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된다.
엄마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과 상처를 주변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같이 어울려 먹으면서 음식을 음미하는 가운데 채워나간다.
매끼 음식을 먹고 나서도 외롭고 허전하다면 마음 챙김 식사를 권하고 싶다.
다이어트 실패는 의지 탓이 아니라 뇌 탓
필자가 얼마 전 한 다이어트 강연에서도 말했지만, 체중을 빼러 온 분들에게 늘 이야기하는 말이 있다.
먼저 자신의 몸부터 챙겨야 다이어트에 성공한다는 이야기이다.
몸을 돌보고 친절을 베풀 때 몸은 더 쾌락 물질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고 불필요한 식탐은 사라지게 된다.
다이어트 성공은 그 이후에야 찾아오는 보너스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수많은 분을 비만 클리닉에서 만나면서 느낀 것은 많은 사람이 체중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다이어트 방법과 운동이 있어도 원하는 체중으로 평생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라.
원하는 체중은 없고 자기에게 적당한 체중만 있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보이기 좋은 몸을 가지려고 애쓰면서 내 몸을 학대하지 마라.
인스타 포스팅을 위해서, 루프탑 수영장에서 입을 비키니를 위해서, 닭가슴살과 프로틴 쉐이크로 연명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우리의 뇌는 쾌락 물질을 언젠가는 다시 찾게 되고 그 식탐은 어떤 의지로 눌러질 수 없다.
식탐을 관장하는 본능의 뇌를 전두엽이라는 이성의 뇌가 온전하게 조절할 수 없다.
폭식으로 치료를 받으러 온 분들이 의지가 약해서 폭식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뇌의 조절 기능을 이해하지 못해서다.
오히려 체중을 자기 마음대로 줄이려고 자기 몸을 학대하다가 온 후유증이 폭식으로 찾아온다.
다이어트와 폭식으로 고무줄 체중이라면 이제 자기 몸은 좀 가만히 내버려 두고 마음부터 스캔해보기 바란다.
서초좋은의원 원장 유은정, <내 몸이 변하는 49일 식사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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