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까지 수많은 수강생을 보면, 결국엔 몸이 좋아지는 분과 안 좋아지는 분으로 나뉘었습니다.
처음 한 달만 지도해보면 딱 나눌 수 있었는데요.
우선 몸이 안 좋아지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 중의 하나는 의외로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운동하기 전에 수많은 여건과 환경을 고려해서, 운동을 하십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저녁에 혹은 내일 있을 술자리로 인해서 지금 운동해도 운동 효과가 반감될 거라는 것을 본인도 알아서, 운동을 술자리도 없고, 무언가 운동에 방해되지 않는 여건이나 환경이 마련되면, 그때 운동을 나오시는 거죠.
그런데, 이런 분들은 몸이 절대 좋아지지 않습니다.
반면에, 그냥 본인이 어떤 스케줄이 있든 간에 그냥 우선 정해진 시간과 요일에 운동을 정기적으로 나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오늘 저녁에 술자리가 있건, 폭식하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오늘 운동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술을 먹어도 저녁에 운동을 가볍게, 잠깐 하러 오십니다.
이런 분들은 결국엔 몸이 다 좋아지셨습니다.
결론적으로, 몸이 좋아지는 분들과 안 좋아지는 분들의 차이는 바로 ‘꾸준함’에 있었습니다.
운동을 얼마나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절대 중요하지 않았던 거죠.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분 중에 지금 몸에 만족을 못 하신다면, 한번 자신에게 솔직하게 물어보세요.
이때까지, 어떻게든 운동을 하러 가려는 이유를 만들어 갔는지, 아니면 어떤 이유든 운동을 못 가는 핑계가 생겨서 쉬었는지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몸이 결정적으로 바뀌게 된 터닝포인트가 된 일화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날은 정확히 기억합니다. 군대 가기 전 23살 대학생 시절 방학 기간이었습니다.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날이었죠.
저는 그날 헬스장을 갈지 말지 심적으로 내적 갈등을 하고 있었습니다.
운동을 안 한 지 오래 되어서, 몸도 많이 뻐근한데, 막상 운동을 하러 가려니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 날씨도 너무 흐리고 밖에 태풍은 부는데, 헬스장을 가려면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15분 정도를 가야 했습니다.
가족들도 이 날씨에 무슨 운동이냐고 가지 말라고 저를 뜯어말렸습니다.
하지만, 드는 생각은 ‘아 오늘은 태풍이 부니까 아무도 헬스장에 안 올 거야. 한 번쯤은 아무도 없는 헬스장에서 혼자 집중적으로 운동을 해보고 싶은 데였고, 일단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헬스장으로 가는 길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태풍이 부니까 바람의 역방향으로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도 잘 나아가질 못했고, 바람이 너무나 강해서 숨조차 쉬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뒤에서는 간판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아무리 태풍을 뚫고 간다고 하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치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헬스장에 왔는데 아주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예상외로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죄다 몸 좋은 사람들 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때,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저 사람들은 태풍이 부는 데도, 운동을 나오는구나. 올 때, 나처럼 고민했을 텐데, 역시 몸이 좋은 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그날 헬스장에 오는 사람들은 과연 오기까지 망설임이 하나도 없었을까요? 아마, 저처럼 올지 말지 고민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태풍으로 운동을 못 가는 핑계가 생긴 게 아니라 운동을 하러 가야 하는 이유가 더 컸으리라고 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은 무슨 태풍이 오는 날까지 운동을 하러 가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고, 굳이 태풍이 부는 날도 운동을 하러 가시라고 말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아무튼 그날 이후 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운동을 조금이라도 꾸준히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몸은 정말 정직해서, 꾸준히 한 만큼 몸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이 일화를 통해 깨달아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운동이든 뭐가 됐든, 어느 경지에 오르기까지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이루고자 하는 게 있나요?
그렇다면, 그걸 이루기 위해 얼마만큼의 상식 밖에 행동을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칼럼제공: ‘브런치 은거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