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top

칼럼
식이장애, 애착으로 생겨난다?
댓글 10 · 조회 8163 · 좋아요 16

(가상사례)


00씨는 다섯 자매 중 둘째 딸로 무기력한 어머니의 정서적 방임 속, 개인의 자유와 의견은 절대 허용되지 않은 융합된 분위기에서 자랐습니다.


혼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나쁜 아이’로 부모님과 다른 자매들에게 배척당하고 비난 받아야 했습니다.


서로 정서적 교류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주말은 가족과 꼭 함께 해야한다는 이상한 암묵적인 규칙 같은 것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00씨가 친구와 약속을 잡으면, '넌 가족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아이구나, 주말은 가족과 함께 해야지 너 혼자 그렇게 독단적으로 굴면 되겠니?',마치 가족 모두를 대표한다는 듯, 아버지에게 이런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개인적 취향도 자유도 존중되지 않았던 가족 분위기,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감정들을 혼자 참고 견뎌야 했던 날들, 부모님의 살에 대한 지적은 00씨가 아주 어릴 때부터 원인도 알 수 없는 자신에 대한 불안, 분노, 수치심으로 인해 계속해서 자신을 비난해야 했습니다.


‘난 뚱뚱하고 못생겼어’

‘나는 가치 없는 인간이야’

‘나는 늘 혼자야’


10대 때부터 우연한 기회에 시작된 다이어트는 10년 넘게 반복되는 폭식, 구토, 몸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식이장애와 다이어트, 어린 시절의 애착 문제는 사실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깊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식이장애는 개인이 경험하는 어떤 부정적인 감정들과 생각들, 마음의 갈등, 트라우마 등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방어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거식증은 음식을 제한하고 먹지 않음으로써 통제감, 가해자에 대한 자신의 파워와 지속 가능하지 않지만 마른 자신을 통해 스스로를 받아들이게 되는 수용감을 느낍니다.


폭식증은 음식을 초기 엄마와의 관계에서 느꼈던 편안함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엄마의 젖을 먹으면서 느꼈던 편안함을 음식을 통해 위로와 안식을 얻는 것이지요.


공통점은 바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조절하기 위한 감정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어떤 일에 대해 불안을 느꼈다가도 곧 자신을 진정시키며 편안한 상태로 올 수 있어야 하는 데, 감정조절 능력이 부족하게 되면 불안한 상태에서 스스로를 진정시키는 힘이 부족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식이장애라는 방어수단이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식이장애 치료는 식이장애(다이어트 강박, 몸에 대한 집착, 폭식, 구토, 다이어트 약물중독 등) 증상들을 방어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감정 조절 능력’ 을 키우는 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주 양육자와의 관계 안에서 안정적 애착을 경험한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후에 성인이 되어서도 삶의 여러 역경이나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자기됨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 불안정한 애착을 경험한 아이는 위의 사례처럼 자기됨을 유지하기 어렵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들이 존중 받고, 지지 받았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는 자신이 스스로 무가치하다는 부정적인 자기 개념이 들 수밖에 없었고,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은 식이장애라는 방어막을 두텁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자신의 몸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서 내가 유난히 다이어트 강박에 시달리고 있거나, 몸에 대한 혐오감이 심하다면, 다이어트를 더 열심히 하지 못하는 자신을 비난하기보다 나와 엄마와의 애착관계 그리고, 나의 가족적 분위기는 어떠했는지 잠시만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00씨와 상담을 한다면, 바로 이런 질문들을 할 수 있겠지요.


- 부모님은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셨나요?

- 가족 중에 정서적으로 제일 가까운 사람은 누구인가요?

- 내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가족들은 어떻게 반응해 주었나요?

- 엄마 아빠와의 관계를 5가지 형용사로 표현해 볼까요?

- 부모님은 서로에게 어떤 식으로 애정을 주고받았나요?

- 어떤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었을 때,나는 그것을 가족 중 누구와 함께 나누는 편이었나요?

- 만약 말할 수 있었다면 그 반응은 어떠했나요?

- 또 말할 수 없었다면 왜 말하기 어려우셨나요?


※ 칼럼제공: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클리닉,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www.eatingdisorder.co.kr





©다이어트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칼럼은 에디터의 개인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되며, 읽을거리와 정보 공유를 위해 연재됩니다. 건전한 댓글 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또는 비방/비하성 발언의 댓글은 안내없이 표시가 제한됩니다.
북마크

댓글타이틀

댓글 10

최신순등록순공감순

댓글리스트

  • Elan
  • 01.02 20:37
  • 감사합니다!
  • 답글쓰기
  • 뚠뚠한젤리
  • 11.01 11:27
  • 정말 공감됩니다 ㅎㅎ...
  • 답글쓰기
  • Archin
  • 10.27 08:56
  •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 답글쓰기
  • hye-amelia
  • 10.24 22:06
  • 애착... 중요한 부분이죠
  • 답글쓰기
  • 미친넌
  • 10.18 22:22
  • 감정 조절 능력은 어떻게 키우나요?
  • 답글쓰기
  • 수면양말헤헿
  • 07.03 09:22
  • 비밀 댓글 입니다.
  • 명랑운동회
  • 10.18 12:52
  • 저는 진짜 사랑받고 훌륭항 부모님아래에서 자랐는데 왜그럴까요..?
  • 답글쓰기
  • 수면양말헤헿
  • 07.03 09:01
  • 이건 문제 해결의 한 방향일 뿐이지 모든 식이장애의 원인은 아니잖아요. 어떤게 원인인지는 개개인마다 다를수 있으니 평소 일기를 쓰면서 본인을 잘 돌아보는것도 좋응 방법입니다.
  • 답글쓰기
  • 토끼늘보
  • 10.18 09:43
  • 애착 t,t,
  • 답글쓰기
  • 보네르몽쓰
  • 10.17 06:54
  • 먹는게 진짜 정서적인 부분과 겹치는부분이 많죠..
  • 답글쓰기

이전 다음글

게시글 목록

댓글입력

댓글입력

공개글 등록

오늘의 인기글

20180228 도움되는글

함께 읽으면 도움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