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담심리사 이사랑입니다.
며칠 전 식이장애 증상이 한눈에 보이는 아이를 만났습니다. 핏기가 없는 피부에 퀭한 얼굴, 뼈마디가 다 드러날 정도로 너무나 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길을 걸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자신을 망가졌다고 표현하며 증상을 겪기 전으로 되돌릴 수 없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은 이런 아이에게 '의지가 약하다. 어떻게 8시간이나 먹는 걸 멈출 수가 없는지 모르겠다'라며, 이해는 커녕 야단을 치셨습니다.
초고도비만인 청년도 만났습니다. 폭식증이 장기간 지속되어 고칠 희망도 의지도 없다고 했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양약, 한약, 주사, 원푸드, 레몬 디톡스, 운동, 반식 등 많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어 포기한 상태라고.
갈수록 초고도 비만과 식이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그들이 아픈 줄도 모르고 우리는 너무 쉽게 이야기를 합니다.
'내 친구는 맨날 다이어트 한다고 하면서 실패해. 의지가 약해. 그럴거면 다이어트 한다고 하지나 말지'
'TV에 나오는 연예인 OO 봤어? 알고보니 거식증 환자여서 맨날 먹고 토한데. 원래 날씬한척 하더니
진짜 뻔뻔하다'
'저렇게 괴물같이 뚱뚱한 데 살고 싶을까? 빼면 되는 걸 왜 못해?'
우리가 쉽게 비난하는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이런 사례들이 과연 남의 이야기일 뿐일까요?
공부하려고 굳게 마음먹지만, 끝까지 하지 못하고,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고,
부모님께 잘해드리고자 결심하지만, 못하고 후회하고,
우울해서 힘이 없는 내 모습을 게으르다고 자책하고 더 우울해져서 다시 힘이 빠지는,
이런 뻔한 패턴들을 알면서도 계속 반복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심리학의 아버지인 프로이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의 정신은 약 5%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공격적이고, 성적인 어두운 면들은 약 95%나 되는 무의식에 꼭꼭 숨겨둔다는 이론입니다. 개인의 모든 행동에는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다이어트 중독, 식이장애, 초고도비만 환자 이들의 모습은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누구에게나 내면에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 병리적인 모습들이 있습니다.
몸의 상처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주변인들이 걱정하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정, 학교, 직장에서 너무나 쉽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그들의 몸이나 자신의 몸에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닌 그들 또는 나 자신의 내면의 상처를 봐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부분 마음의 상처는 대인관계에서 받게 됩니다. 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관계로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히말라야』 의 예고편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습니다.
'기다려, 우리가 꼭 데리러 갈게'
또 제가 좋아하는 비슷한 말도 있는데요.
'괜찮아, 우리가 있잖아'
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한 마디 아닌가요? 가치는 같이할 때 더 빛이 납니다. 내 마음이 아프거나 혹은 주변에 아파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로 같이하며 가치를 느끼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칼럼제공 : 에니어그램심리연구소 이사랑 상담심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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