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말 못하겠어?'
나를 꾸준히 운동하게 만들어 준 가장 소중한 질문이다. 가끔 열심히 운동하는 나를 보면서 내가 운동을 좋아하게 됐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아직도 운동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그나마 좋아하는 춤을 떠올려도 맛있는 음식을 생각할 때만큼 좋지는 않다. 그래서 '오늘 운동하고 싶어?'라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귀찮고, 놀고 싶고, 그냥 드러누워서 미드나 보고 싶다.
하고 싶은지 물어봐야 대답은 뻔하다. 그 대답이 내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것도 자명하고. 그런데도 굳이 스스로에 그 질문을 던져서 시험에 들 필요는 없다. 반대로, 정말 진심으로 못 할 상황인지 물어보자.
'정말로 운동을 못할 만큼 피곤하고 몸이 안 좋거나 시간이 없는가?'
'스트레칭도 못하겠어? 정말 10분의 시간도 없어?'
그러면 보통 대답은 이렇다. '끄응, 할 수 있지'
이런 대답이 나왔다면 10분이라도 걷고, 근육 운동을 한다. 정 안되면 누운 상태로 스트레칭이라도 한다.
그리고 해보면 알겠지만 시작이 어렵지 10분쯤 하다 보면 30분, 길게는 한 시간도 하게 된다.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면 '오늘 정말 못하겠어?' 라고 진지하게 물어보자.
이 밖에 '오늘 운동하고 싶어?'라는 자매품 질문도 있다. 보나마나 대답은 뻔하다. 당연히 하기 싫겠지. 그러면 이렇게 바꿔서 물어보자.
'그나마 어떤 운동을 하고 싶어?'이 질문에는 이미 운동하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고, 그저 어떤 운동을 할지 세부사항을 고민하게 만든다. 다양한 운동을 익혀 두었다면 선택지가 많아서 편해진다.
그러니 실내에서 특히 집에서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은 하나라도 익혀두자. 뭐, 사실 그런 건 많다. 제자리걸음, 스쾃, 푸시업도 다 운동이다.
난 가끔 저녁때 노래를 틀어놓고 혼자 막춤을 추기도 한다. 아랫집에 방해가 되지 않게 뛰지는 않지만.
그럼 운동이 안 될 것 같다고? 그렇지 않다! 다리를 살짝살짝 굽히면서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면 조용하면서도 힘들고 재미도 있다. 물론 가끔 혼자서 춤추다가 가족이 들어와서 민망해질 수도 있지만 사소한 부작용이니 넘어가주자. 스트레스도 팍팍 풀리니 혼자 추는 막춤도 추천!
아참, 헷갈리기 쉬운 것이 있다. 몸이 정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운동하기 싫은 것과 게으름부리느라 운동하기 싫은 것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을 가볍게 시작해보는 것이다. 시작하고 나서 컨디션이 점점 좋아지면 게으름이었던 거고, 몸 상태가 더 안 좋아진다면 그건 쉬어야 된다는 신호다. 잘 쉬는 것도 운동의 정말 중요한 한 부분이니 필요하다면 푹 쉬는 지혜를 발휘해 보자.
'오늘 정말 못 하겠어?'와 '그나마 어떤 운동을 하고 싶어'는 내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이게 만들어 주는 마법의 주문이다. 여러분도 자기 컨디션을 잘 파악하되 괜히 핑계대고 운동하기 싫어질 때면 이 주문을 외워보라.
출처: 책 <뚱뚱해도 괜찮아> 중 발췌
※칼럼제공: 다이어트하는 닥터, 닥터유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