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운동은 정말 못 하겠다!'고 생각했다.
가끔 를 결심하고 미친 듯이 하루에 두 세시간씩 할 때만 빼면 한 발자국이라도 덜 걸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머리를 싸매고, 가능하면 엉덩이를 떼지 안도록 꼼지락거렸다.
'나도 제대로 운동해야 되는데…'이런 생각이 들겠지만, 나처럼 운동을 멀리하던 사람이라면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부터 줄여야 한다.
운동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너무 시달리면 의욕이 끓어오르다 못해 결국에는 의지만으로도 하얗게 불타오르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억지로 처음부터 무리해서 과하게 운동하면 운동에 질리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식사조절과 마찬가지로 운동도 평생해야 하는 것이니 싫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자. 을 극복하기 위한 소소한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면 이렇다.
1. 제일 먼저 '운동은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자
멋진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운동이 생활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내가 를 받을 때 한 세트를 끝내면 트레이너가 내 덤벨을 받아서는 바닥에 내려놓지 않고 팔이나 어깨 운동을 했다.
'아니 선생님! 이런 짬에도 운동을 하세요?” “어, 그러게요? 지금까지는 전혀 몰랐는데 그러네요!”
또 하루는 스포츠 강연에 갔는데, 그분은 세수할 때 하프 스쾃 자세를 취하거나 한 쪽 다리로 선채 머리를 말리며 생활 속 운동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게 다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내 친구들 중에도 있다. 나만큼 잘 먹는데도 날씬한 애들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체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같이 지내면서 보니까 이 친구들은 몸을 한시도 가만히 두질 않았다.
일부러 운동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같이 TV를 보다가도 어느새 스트레칭을 하고 같이 누워서 수다 떨다가도 어느새 사이클을 하고 있었다. 한 발자국이라도 덜 움직이려는 나와는 달리 잘 돌아다니는 친구들을 보며 습관 하나하나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2. 출퇴근시 운동화를 신자
운동화가 무리 라면 최소한 걷기 편한 신발을 신자. 아무래도 제일 다가가기 쉬운 생활 속 운동은 걷기다.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 쓰기, 한 정거장 걸어서 가기 등은 신발이 불편하면 안 하게 된다.
나도 아무리 계단이 높아도 에스컬레이터를 거의 안 타려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잘 했는데도 구두를 신는 순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혹시 지금 '우리 회사는 구두를 신어야 돼서 안 되겠어'라고 생각한다면 회사에 구두를 두고 출퇴근 할 때만 운동화를 신으면 된다.다이어트를 고려하고 있다면 잠시 맵시는 놔두고 조금 더 움직이기 좋은 운동화를 택해 보자.
구두만 신다가 좋은 운동화를 신으면 정말 발이 편해서 더 걷고 싶어질지도!
3. 발품 팔아야 되는 일을 나서서 하기
일하다 보면 자잘하고 귀찮은 상황이 꽤 많이 생긴다. 옆 부서에 갔다 와야 하거나, 창고에서 뭔가를 가져와야 하는 상황, 그럴 때 다들 웬만하면 안 가고 싶어한다. 귀찮으니까.
그렇지만 다이어트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런 일부터 나서서 해보자.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움직여야 하니까. 그리고 일하면서 부동자세로 있기 쉬운데 중간에 왔다갔다 하면서 몸을 좀 움직여주면 몸에도 좋고, 기분도 산뜻해진다.
걸으면서 어깨나 목처럼 피로가 많이 쌓이는 부분을 풀어준다면 금상첨화!
4. '30분은 해야 운동이지'라는 생각은 집어치우자
헬스장에 붙어 있는 안내 문구에 뼛속까지 세뇌 당해서 그런지 나도 꽤 오랫동안 30분 넘게 운동해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말이 안되지. 몸을 움직이는데 에너지가 안 쓰일리가 없잖아.
물론 30분 이상하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10분 운동하는 것이 효과가 없다는 말도 절대 아니다.
하루에 30분 운동할 때와 10분씩 3번 운동할 때 소비된 칼로리 양을 비교해보니 큰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리고 아무리 30분 운동이 3번씩 10분 하는 운동보다 효과적이라고 해도, 그걸 10분 여유 시간에 운동하지 않을 핑계로 써 먹지는 말자.
점심시간에 10분이 남으면 산책을 하고, 집중해서 TV보느라 운동하기 힘들다면 중간 광고 때 움직여줘도 좋다.
나도 10분을 굉장히 무시했는데 나이키 러닝앱을 쓰면서 생각 달라졌다. 자투리 점심시간 10분 동안 빠르게 걸으면 얼마나 걸을 수 있을까? 놀라지 말라! 1킬로미터도 가능하다.
물론 소비되는 칼로리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10분걷기와 1킬로 미터 걷기는 느낌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이런 식으로 10분 운동을 할 때는 나처럼 앱을 사용해서 목표를 정하고 걷는 것도 괜찮다.
나만 그런지 몰라도 1킬로미터 혹은 1.5킬로미터, 이런 식으로 딱 맞추고 싶은 욕심이 들어서 마지막에는 조금 더 걷게 된다. 시간이 부족할 때는 뛰어서라도 그 숫자를 맞추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가 운동한 거리를 측정해두면 운동강도를 조절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만약 매일 10분 동안 1킬로미터를 걸었다면 속도를 높여서 거리를 조금씩 늘려 보자.
아니면 운동한 시간만 확인하면서 '이번에는 저 나무까지 갔다 왔으니까 다음달부터는 그 다음 벤치까지 갔다 와야지' 하는 식으로 해도 재미있다.
운동이라는 생각이 안 들만큼 쉽고 재미있으면서, 어떻게 해서든 안 움직이려는 핑계를 덜어낼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미 오랫동안 움직이는 것을 멀리했으니 생활 속 운동을 습관화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적당히 의욕적인 평상심'이다. 의욕을 불살라 버리지 말고 젖먹던 힘까지 탈탈 쓰지 말자. 오늘 10시간 운동하는 것보다 하루에 30분이라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니까!
출처: 책 <뚱뚱해도 괜찮아> 중 발췌
※ 칼럼제공: 닥터유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