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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폭식증 상담받는 남자는 많지 않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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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에 종사하는 32살 동한씨는 요새 자꾸 불어나는 체중 때문에 고민입니다.


밤만 되면 딱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야식의 유혹을 참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뭔가 불쾌한 기분이 들 때면, 치킨 한 마리에 맥주 두 캔, 연달아 과자 두세 봉지와 아이스크림 한 통을 다 먹고 나서야 정신이 들곤 합니다.


사실, 요새 회사에서 부장님이 자꾸만 지적과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 같아 동한씨는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마음 같아선 한바탕 싸우고, 다른 회사로 옮길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내 능력에 가능할지도 모르겠고, 다른 회사라고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입니다.


심지어 회사에서 점심을 먹어도, 같이 먹는 사람들도 편하지 않을 뿐더러 이따가 해야 할일들이 떠올라 제대로 먹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괜히 많이 먹었다 속이 좋지 않아 오후 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린 적도 있기에, 점심은 ‘한끼 때운다’라는 마음으로 먹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집에 오면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아무 눈치 보지 않고 야식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스트레스를 먹는 거로 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남들도 다 이렇게 살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다만, 허리벨트에 배가 끼어 앉아있기 불편하고, 과장님이 ‘뭘 그렇게 잘 먹고 다녀?”라는 말이 조금은 신경 쓰입니다.


또, 지난 몇 달간 식비 지출이 많아졌습니다.


이번 달 월급이 들어오면 헬스장 가서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보자고 다짐하지만, 막상 집에 오면 어디 나가고 싶지도, 나갈 기운도 없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체중과 카드값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면 좀 나아질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귀찮고 무기력한 마음이 올라와 또다시 치킨을 찾습니다.


제가 상담사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성 폭식 때문에 상담 받으러 온 남성을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우울감, 불안, 공황장애로 상담실을 찾았다가,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풀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경우는 몇 번 있었지요.


사례처럼 정서적인 허기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더라도 남성은 여성보다 그것을 문제로 인식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것은 사회적인 인식과도 관련이 있는데요.


우선 과식과 과음으로 스트레스를 넘기려는 분들이 주위에도 많다 보니 ‘남들도 다 그렇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합니다.


‘우울증은 치료받아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 잡혔지만, 폭식 같은 경우는 아직 상담받고 치료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나중에 정말 우울해지거나 불안이 심해져서 공황 발작 증세들이 나타나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죠.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사회적으로 남성이 많이 먹거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여성이 그랬을때보다 상대적으로 관대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체중이 늘지 않는 한 그냥 넘기기 쉽습니다.


반면, 여성들은 반복되는 폭식으로 살찌고 나면, 위기감을 느끼며 상담실을 찾곤 합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폭식이 문제라고 인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여성보다 음식문제에서 더 자유롭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심한 다이어트가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신경성 식욕부진증(거식증)과 신경성 폭식증(폭토)의 경우는 여성이 전체의 90%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월등히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폭식을 특징으로 하는 폭식장애의 경우 남녀의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 저 개인적으로는 남성이 폭식하기 더 좋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그나마 수다를 떨 수 있고, 울기도 하면서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사회적인 이유로 남성의 경우 이런 기회가 더 적으니까요.


여기에 더해 많이 먹거나 살찌더라도 사람들이 더 관대하게 봐줬다면?음식을 자연스럽게 감정 해소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겠죠.


그래서, 스스로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할 뿐, 우리 주변에도 폭식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수 있겠죠?


※ 칼럼제공: 누다심센터 김윤아 상담사

https://brunch.co.kr/@yunak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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