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설탕이 '공공의 적'이라고 할 만큼 좋지 않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설탕은 과하게 먹을 경우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칼슘의 흡수에 나쁜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성장이나 시력발달, 어른들의 골다공증에도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섭취가 너무 부족해도 문제입니다. 저혈당으로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당관리는 건강유지에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부터는 동의보감에서는 ‘설탕’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했고, 설탕의 홍수 속에 있는 우리들은 어떻게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지, 설탕이 무서운 당뇨병 환자들은 식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탕수수의 즙을 끓여서 농축시킨 것이 바로 설탕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설탕을 모래와 모양이 같다고 해서 사당(沙糖)이라고 하는데, 사당에 대해 '성질은 차고 맛은 달다. 심장의 열로 입이 마르는 것을 치료한다. 효능은 산속 바위틈에서 채취한 꿀인 석밀(石蜜)과 같다'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심장의 열이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것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근심 걱정 등으로 신경을 많이 쓰게 되면, 입이 마르게 되는 이유 때문입니다.
결국 설탕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단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석밀은 앞서 설명한대로 바위틈에서 나오는 벌꿀입니다. 우리 몸의 기운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폐와 장을 튼튼하게 하고, 지통, 해독, 살충의 작용을 하는 좋은 약재입니다.
그런데 사당이 이렇게 좋은 석밀과 효능이 같다고 설명한 것은 그만큼 예로부터 설탕을 좋은 보약으로 여겼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설탕이 그렇게 좋은 건데, 왜 다들 그렇게 줄이라고 하는 걸까요?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설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그 설탕이 아닙니다.
동의보감 속 설탕 즉 사당은 현재의 ‘버정제 설탕’ 혹은 ‘유기농 설탕’ 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기계에 의해 가공되지 않은, 미네랄과 섬유소가 살아있는 천연 형태의 설탕을 말합니다.
과거 음식이 부족하고 당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사당과 같은 약재들이 피로한 몸을 다스리는 최고의 명약일 수 있었겠지만, 현재와 같이 모든 음식에 기본 재료와도 같이 무차별로 설탕에 노출되어 있는 시대에는 사당이 됐건 설탕이 됐건 과잉섭취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정제되어 있지 않은 천연 설탕이 좋겠지만, 이것도 양이 지나치면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독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당분 섭취를 전혀하지 않거나 부족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체내에 당이 너무 부족해도 문제가 됩니다.
혈액 속 포도당을 혈당이라고 합니다.혈당 수치가 너무 높으면 당뇨와 같은 질환을 부르게 되지만,혈당이 부족하면 중추신경에 영향을 미쳐 오한, 떨림 등의 나타날 수 있고 심해지면 어질어질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단맛의 기능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비위기능을 튼튼히 해준다고 설명합니다.
비위 기능은 만물을 키우고 영양을 공급하는 땅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맛은 우리 몸 전체의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맛만 많이 먹는다면 비위 기능만 충실해지고 다른 장기의 기능은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고, 당뇨병도 쉽게 올 수 있으므로, 필요 이상으로는 과잉섭취하지 않도록 하세요.
오장육부가 조화롭게 발달할 수 있는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평소 음식을 먹을 때 달고, 시고, 쓰고, 짜고, 매운 오미를 골고루 섭취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단, 단맛하면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당뇨병 환자라면 단맛을 줄여 먹되 더욱 균형있는 식단을 챙겨드셔야겠습니다.
채식만 먹거나, 고기와 과일은 입에도 대지 않는 등의 식단을 챙기게 될 경우,영양 불균형에 빠져 오히려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곡류, 어육류, 채소, 우유, 지방, 과일 등 여섯가지 식품을 함께 골고루 드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 칼럼제공: 소아시한의원 이혁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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