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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토하면, 다이어트 걱정이 끝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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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을 찾아온 수영씨는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남자친구의 영향을 받아, 처음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수영 씨는 살을 빼면, 남자친구가 자신을 더 사랑해 줄 거라 믿었어요.


먹고 싶은 걸 참아가며, 살을 뺐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제가 되지 않았고, 저녁에 몰아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다이어트 전에는 별로 입에 대지도 않았던 과자나 빵, 초콜릿 등을 저녁만 되면 한 자리에 앉아 먹어 치웠죠.


그렇게 먹고 나면, 살이 쪘을 것 같은 마음에, 또 부은 얼굴을 보기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남자친구와 가족들에게 “나 살쪘어?” “나 이상해”하고 반복해서, 묻곤 했습니다.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까지 걸어가는 동안 수영씨는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 뚱뚱해 보여서, 아프다는 핑계로 약속을 취소하고 울면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부은 얼굴을 보는 게 너무도 수치스러웠고, 뚱뚱해진 자신을 보고 남자친구가 실망할까봐 겁이 났던 거죠.


그러던, 어느날, 다이어트 카페에서 ‘쉽게 토하는 방법’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좀 꺼림칙했지만, ‘잠깐만 고통을 참으면 살이 덜 찐다’라는 문장이 눈에 확 들어왔어요.


그렇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구토에 점점 익숙해졌고, 나중에는 쉽게 토하는 방법을 계산하면서, 먹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수영씨는 5년 동안 먹고 토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폭식한 날에만 토했지만 점점 모든 음식이 거북해져서 매 끼니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수영씨는 고립되었습니다.


토하는 걸 들킬까 봐, 창피한 마음에 사람도 만나지 않았고, 어쩌다 남자친구와 만나면 화장실에서 몰래 토하고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고 돌아왔죠.


점점 수영씨는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걸 느꼈습니다.


얼굴은 항상 부어 있었고, 음식을 씹을 때면, 턱 관절에 통증이 몰려왔어요.


머리카락도 자꾸만 빠지는 것 같았죠.


토하고 난 밤이면 온갖 감정이 몰려와, 울다 지쳐 잠들었습니다.


생리는 멈췄고,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피곤함에 찌든 일상을 반복했죠.


그렇게, 수영씨는 상담실을 찾아왔습니다.


“왜 저만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걸까요?”


다시 규칙적으로 먹기 시작하면서, 폭식과 구토의 빈도는 많이 줄었지만, 수영씨는 상담받는 동안에도 늘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별그램을 보면 다들 날씬하고 예쁘고 다이어트도 다 성공하는데, 저만 한심한 것 같아요.토하는 것도 한심하고, 저만 의지가 약하고 이상한 걸까요?”


또, 이런 말도 자주 했습니다.


“다들 연예인 보면서, 부러워하고 좋아하고 닮고 싶어하지 않나요? 제 주변을 보면 대부분 그러던데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다른 사람의 몸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선생님의 말을 머리로는 알겠는데, 와 닿지가 않아요.


저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리가 두껍다. 뱃살이 많다. 저런 몸매로 어떻게 저런 옷을 입냐 등의 평가를 머릿속으로 하거든요”


수영씨는 가족, 남자친구, 저에게 와서 몇 번이고 확인을 받은 뒤에야 무리하게 살을 빼기 위해 더는 토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오히려, 살을 빼기 위해 자신도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고, 주변 사람들도 피곤하게 하는 것이 서로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깨달았죠.


그러나 이후로도 수영씨는 많이 불안해하곤 했습니다.


“폭토를 안 하니까, 건강도 많이 좋아졌고 덜 피곤한데, 아직도 음식을 그대로 소화시킨다는 게 너무 불안해요. 그러면 안 될 것 같고, 금방이라도 살이 확 쪄버릴 것 같아요.'


'이제 손 넣어서 토하는 게 얼마나 안 좋은지도 알고 토한다고 다 나오는 것도 아니라서 하진 않지만, 먹고 나서 뭐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아요”


여전히, “다이어트는 의지의 문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살을 빼기 위해 수많은 규칙을 나열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통제력이 부족한 것처럼 얘기합니다.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은 늘리기, 저녁시간 이후에 아무것도 먹지 않기, 아침은 황제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기 등 규율이 많아질수록 체중을 감량하고픈 사람들이 느끼는 죄의식은 커진답니다.


“더 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요”


엄격한 식사 제한으로 신체 일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저는 폭식하고 토하고 굶고 강박적으로 운동하고, 심한 다이어트로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단순히 의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난스럽게 다이어트 하네”라고 치부하기에는 이런 증상을 겪는 사람이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혹시, 지금 폭식과 폭토, 다이어트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면 당장 멈추고 도움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저에게도 여전히 후유증이라고 할 만한 증상들이 존재합니다.


먹토를 반복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관절은 더 약해지고, 체력은 떨어지고, 소화기관은 망가집니다.돌이킬 수 없는 흉터가 남아요.


하루 빨리 그 악순환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 칼럼제공: 누다심센터 김윤아 상담사

https://brunch.co.kr/@yunak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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