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살이 찔 때 배가 먼저 나오고 빠질 때는 얼굴이 먼저 핼쑥해지기 마련입니다.
살을 빼서 몸이 가벼워지긴 했는데 얼굴 주름 때문에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속상해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얼굴 살은 적당히 빠지고 뱃살이 쏙 빠지면 좋겠는데 그것이 말같이 쉽지가 않죠.
이런 분이라면, 먼저 ‘고혈당→ 인슐린→ 복부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는 밀가루 음식을 피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지난 시간에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으면 뱃살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럼, 왜 밀가루를 먹으면 유독 배가 볼록 나올 수 있다고 하는 걸까요?
밀가루는 포만과 허기가 반복적으로 오기 쉽습니다. 이것은 당 지수가 높은 밀가루에 의해서 과다 분비된 인슐린의 작용 때문인데요.
생활 속에서 이해하자면, 빵이나 국수 등 밀가루 음식은 배가 그득하게 먹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허기가 빨리 찾아오는 편입니다.
우리가 밀가루 음식은 근기가 없어서 많이 먹어도 배가 빨리 꺼진다고 말하는데, 이것이 밀가루와 인슐린의 상관 관계에서 나오는 현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의학적으로 보자면, 포만과 허기를 반복했을 때 나오는 흔한 습관이 음식을 빨리 먹거나 많이 먹는 것이고, 이 때 발생하는 병인이 ‘식적’입니다.
* 식적 : 음식 식(食) 쌓을 적(積),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해 쌓이는 것 *
실제로 국수나 빵은 다른 음식에 비해서 빨리 먹습니다. 자장면을 꼭꼭 씹어서 먹는 경우는 별로 없지요.식감이 쫀득하고 미끌미끌해서 잘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허기질 때는, 잘 씹지 않고 삼키는 경우가 있는데 밀가루 음식이 다른 음식에 비해서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이렇게 허기져서 음식을 급하게 먹으면, 발생하는 병인이 ‘식적’ 입니다.
식적이라는 병인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증상이 만성피로와 복부비만인데요.
밀가루와 식적의 병인을 생각해본다면, 아래와 같은 순서가 만들어집니다.
1. (당지수가 높은) 밀가루를 먹는다 → 2. 포만한 상태 → 3. 인슐린의 과다분비 → 4. 급속한 허기 → 5. 음식을 급하게 섭취함 → 6. 식적의 병인 → 7. 만성피로(눕고 싶고 만사가 귀찮음) → 8. 부종 및 복부 비만
위의 경우라면 밀가루 음식을 줄여나가시면서,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는 습관을 가져보시는 게 좋습니다.
밀가루 음식으로 야기된 고혈당은 과도한 인슐린의 분비로 이어지고 이것이 반복되면, 내장지방 증가의 원인이 되는 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길 수 있지요.
인슐린은 쓰고 남은 포도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 데, 왜 하필 내장 지방으로만 몰려서 배를 볼록 나오게 하는 걸까요?
내장 이외에 팔이나 허벅지 엉덩이 등의 지방으로 가지 않고, 하필이면 내장 지방으로 가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임상적으로 밀가루 음식을 먹고 유독 배만 많이 나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앞서도 설명드린 바와 같이 밀가루 음식으로 ‘식적’의 병인이 발생하면, 비장과 위장에 문제가 생기면서 부종과 복부비만이 생긴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내장지방은 우리 몸의 염증 수치를 증가시켜서 각종 염증성 질환을 유발합니다.
우리 몸 속의 지방은 ‘아디포넥틴’이라는 물질을 만드는 데 이것이 심장병, 당뇨병, 고혈압 등의 위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내장지방이 증가하면 ‘아디포넥틴’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질병 발생률도 높아진답니다.
내장지방은 그 외에도 치매, 류마티스 관절염, 결장암 등의 가능성도 높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밀가루 음식으로 야기된 볼록 나온 배의 정체는 바로 내장지방이고, 이것은 비만 외에도 각종 질병을 야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의학적으로 볼 때 밀가루는 ‘식적’의 병인을 잘 유발하는 식재료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칼럼제공: 소아시 한의원, 이혁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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