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씹어 먹어라’ 는 말은 어렸을 적 밥상머리 교육의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의 식습관을 보면 천천히 오래 꼭꼭 씹어먹는 힘이 약한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으며, 왜 꼭꼭 씹어먹어야 할까요?
요즘 우리가 먹는 음식들을 보면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쳐서 매우 부드러운 음식들이 많습니다.
특히 즐겨 먹는 면 요리나, 케이크, 푸딩 같은 음식들은 잘 씹기도 전에 목구멍을 따라 넘어가기 바쁩니다.
소화의 기본은 씹는 힘에 있습니다.
음식은 입안에서 최대한 잘게 쪼개주어야 무리 없이 소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사도 천천히 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식사하게 되면 식후 약 20분 정도 뒤에 분비되는 콜레사이스토키닌이라는 호르몬으로 인해 포만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내가 평소에 먹던 양보다 적은 양으로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생각보다 내 양이 많지 않구나……’를 느끼는 분들을 많이 봐 왔습니다.
그리고 빨리 먹는 습관은 천천히 식사할 때보다 많은 공기를 음식과 함께 섭취하게 되고 위를 팽창하게 만듭니다.
팽창해진 위는 압력을 낮추기 위해 다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위산이 함께 역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역류성 식도염의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꼭꼭 잘 씹어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대한 원재료가 살아있는 음식을 고른다.
아무리 식사를 빠르게 하는 사람이라도 생야채를 그냥 삼킬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잘게 잘 씹어야만 삼킬 수 있는 음식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요, 예를 들면 샐러드 위에 견과류를 살짝 토핑처럼 얹어 드셔도 좋습니다.
-현미에 통들깨 살짝 넣어 밥 짓기
현미와 통들깨로 밥을 하면 밥을 씹을 때 통들깨가 톡톡 터지는 식감이 너무 좋습니다.
식사할 때 통들깨가 터지는 느낌이 없어질 때까지 씹으면 자연스럽게 꼭꼭 오래 씹게 됩니다.
통들깨는 씹는 기능과 함께 오메가3을 제공하는 곡식으로, 들깨는 물 위에 뜨기 때문에 따로 세척하여 현미에 섞어 밥을 하면 됩니다.
볶은 들깨나 들깻가루는 빨리 변질할 수 있으니 통들깨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에 조금씩 넣고 씹기
입안 가득 음식을 넣게 되면 씹은 양 반, 목구멍으로 그냥 넘어가는 양이 반이 됩니다.
입안에 음식을 조금씩 넣어야 죽이 될 정도로 오래 씹기가 좋습니다.
-입안에 있는 음식 다 먹고 다음 음식 먹기
입안의 음식을 완전히 다 씹기 전에 새로운 음식을 넣어주면 기존에 입안에 있던 음식은 쉽게 넘어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안의 음식을 다 씹은 후에 다음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안에 음식을 넣고 숟가락을 잠시 내려놓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음식이 입안에 있을 때 물이나 음료를 마시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말아먹거나 비벼 먹는 음식은 조심하기.
위의 항목과도 통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데, 국밥이나 덮밥류를 섭취했을 때를 잘 생각해보면 평소보다 식사속도가 빠릅니다.
물기가 있는 음식은 오래 씹기가 어렵습니다.
밥과 국, 밥과 소스를 따로 섭취하거나 의식적으로 야무지게 밥을 잘 붙잡고 오래 씹어야 합니다.
-식사 시간엔 식사만 하기
요즘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혼밥을 할 때에도 스마트폰 없이 식사하기란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식사 그 자체, 먹는 행위에 집중하며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내 포만감에 집중하며 식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어트는 나쁜 버릇을 버리고 건강한 생활 방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식단을 지키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기본이 되는 과정들을 쉽게 넘기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꼭 씹는 것만으로 나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식사부터 더 꼭꼭 씹어 식사해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 생로병사의 힘, 태초먹거리
※ 칼럼제공: 남진아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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