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이장애 증상은 심리적 고통에 비례합니다.
A는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날씬했던 언니와 항상 몸에 대한 비교를 당해왔습니다.
'언니는 말랐는데 넌 뭘 먹어서 살이 찌는 거니?'
'그만 좀 먹어라!'
늘 모범생이었던 언니는 엄마의 자랑이었습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척척 다 하는 언니가 엄마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것입니다.
언니에게는 늘 칭찬이 따랐지만, A에게는 엄마의 잔소리, 비난, 비아냥이 더 익숙했죠.
그러다 보니 A는 늘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부족하니까 엄마가 날 싫어하는 건 당연하지.'
객관적으로 보자면 A는 언니와 다르게 미술에 큰 소질이 있었고, 그런 A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A는 차가운 언니와 다르게 성격도 배려심이 많아 따뜻하고 다른 사람을 잘 챙기는 사람이었죠.
언니와 다를 뿐이었지 A는 그 나름대로 자신의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A는 엄마에게 어릴 때부터 들었던 말들과 눈빛으로 자신을 '부족한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A는 언니처럼 마르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식사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면서 살을 뺐지만, 나중에는 먹는 양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160cm/43kg까지 체중이 내려오자 주변에서는 그제야 A를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무리하게 살을 빼서 근력도 손실되고, 무월경까지 건강에 이상 신호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A는 주변에서 아무리 만류해도 43kg에서 체중을 더 빼기 위해 노력합니다.
음식을 먹는 것도 이제는 너무나 두렵고, 밥은 더욱더 쳐다보기 싫습니다.
음식은 이제 A에게 싸워야 할 적이 되었고, 아침에 일어나면 줄자로 허벅지와 종아리, 허리 사이즈를 잽니다.
A는 식이장애 중에서도 제일 심한 쪽에 속하는 거식증의 증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A는 마른 사람, 음식과 체중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일 것입니다.
거식, 폭식, 구토, 씹고 뱉기, 도벽 등 모든 식이장애 증상들은 그 정도의 세기와 강도가 각자마다 다릅니다.
증상의 정도가 심해지면 그것을 겪는 당사자들은 자신을 탓하기가 쉽습니다.
A가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증상은 계속 반복되고 심해질 것입니다.
마음의 고통이 클수록, 식이장애 증상은 더욱더 세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그저 다이어트, 살의 문제라고 방치한다면 어떨까요?
'나는 부족한 사람이야'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더 잘못된 다이어트에 몰입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증상의 정도와 세기는 나의 심리적 고통과 비례합니다.
내 안에는 어떤 심리적 고통이 자리 잡고 있을까요?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 이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너는 꽃 식이장애전문상담센터 /박지현 상담심리사.
인스타: beaujh6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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