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을 빼고 싶어요. 내 몸이 너무 뚱뚱한 것도 같고, 집 밖을 나가는 것도 너무 부끄러워요.
몸이 무겁고,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너무 혐오스러워서, 예전처럼 굶을 수는 없고 적게 먹고 토했지만, 살이 빠지지 않아요.”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정말 살이 쪄서 저런 말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00씨는 키가 162에 42kg인 저체중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뼈밖에 안보일 정도로 마른 몸을 유지하고 있었지요.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말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상담 중간이나 후반이나 수시로 접하게 되는 장면입니다.
신체왜곡이나 체중에 대한 집착은 전형적인 식이장애 증상입니다.
이건 체중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과체중일지라도 말입니다.
00씨 역시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42kg에서 한참 더 체중을 회복해야 하기에 더더욱 아니었지요.
그런데, 식이장애 강박에 걸렸을 때는 아무 얘기도 들리지 않습니다.
이 강한 덫에 빠져들었을 때에는 상담자인 저조차도 애를 먹을 때가 참 많습니다.
00씨 뿐 아니라 다른 분들도 주기적으로 식이장애 강박에 빠지게 되는데요. 그건 이분들이 갖고 있는 비슷한 역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단순한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인한 ‘다이어트 강박’이 아니라 애착 트라우마로 인한 식이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이지요.
애착 트라우마란, 어린 시절 양육과정에서 중요한 대상인 부모와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애착의 결핍을 많이 경험한 것을 말합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상처 줄 의도로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각각의 상황과 부모 자신의 불안정한 애착으로 인해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을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자주, 부모님의 싸움을 보고 자랐을 경우 아이는 불안정한 분위기와 고조된 긴장감이 몸 안에 기억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이 어떤 이유로 싸운 것이고, 그게 나와는 상관없다는 것은 알기 힘든 것입니다.
아이이기 때문에, 부모의 불화를 다 나의 잘못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안정감 있는 의사소통을 언어적이든 비언어적이든 주고 받지 못했을 때에, 자신을 형편없는 사람, 무가치한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 것은 애착 트라우마의 흔한 예입니다.
내 존재 자체가 사랑 받을 만 하지 못하고, 좋은 것이 없다고 믿고 있다면 더 외형적인 체중이나 외모에 집착하게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식이장애 증상은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불안정감이 자극을 받거나 부정적인 감정들에 압도될 때, 도피할 수 있는 보호막 같은 거라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칼럼제공: 너는 꽃 식이장애전문상담센터, 박지현 상담심리사
https://blog.naver.com/flower_orig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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